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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승부수에 나경원 치명상?
편집국장 고하승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단식’이라는 벼랑 끝 승부수가 통했나?

손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하며 국회 로텐더홀에서 8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전체 의석수를 정당의 지지율에 의해 결정하기 때문에 비례성이 높고, 특히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가져갈 수 있어 민심을 왜곡하는 사표(死票)를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현재의 승자독식 제도는 사표발생으로 인해 심각한 민심 왜곡현상이 나타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학계는 물론 시민사회단체와 국민들 사이에서도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그런데도 ‘적대적 공생관계’에 있는 거대 양당, 즉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이 같은 범국민적 요구를 애써 외면해 왔다.

하지만 손 대표의 목숨을 건 ‘단식’에 민주당도 어쩔 수 없이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보였다.

실제 민주당 지도부는 12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연동형 비례제 도입 등 선거제 개혁의 기본 취지에 동의한다”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논의를 거쳐 1월 중 합의안을 만들고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자는 쪽으로 입장을 정했다.

앞서 이해찬 대표가 지난 달 16일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 현재 지지율로 볼 때 민주당이 지역구 의석을 다수확보해 비례(대표) 의석을 얻기 어려워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한 것에 비하면 상당히 진일보한 모습이다.

손 대표의 단식은 연동형비례대표제에 미온적인 민주당과 한국당 지지율은 끌어내린 반면 바른미래당 지지율은 끌어 올리는 효자노릇하기도 했다.

실제로 13일 리얼미터가 공개한 정당지지율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이 37.7%로 0.5%포인트 하락했고, 자유한국당은 1,9%포인트 하락한 22.8%를 기록했다. 반면 바른미래당은 1%포인트가 올라 6.9%를 기록했다. (이 조사는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0~12일 전국 성인 1508명을 상대로 진행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오차범위는 ±2.5%포인트다.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특히 손 대표 단식 이후 일부 의원들의 탈당설 등으로 어수선했던 당내 분위기는 상당히 안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승리한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가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의 영입설을 은근히 언론에 흘리는 등 바른미래당 흔들기에 나섰지만, 바른미래당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손 대표를 중심으로 소속 의원들이 24시간 '릴레이 단식'까지 나서는 등 ‘똘똘’ 뭉치는 모양새다.

이에 부담을 느낀 민주당 내에서도 연동형비례대표제에 찬성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터져 나왔다.

실제 민주당 자치 유력 대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정당 득표율로 국회의원 의석수를 100% 나누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대해 “평소 지론이다. 국가와 정치 운영의 틀을 바꾸자는 것”이라며 지지의사를 분명히 했다.

문재인 대통령 국정지지도와 민주당 지지도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런 목소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한국당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전날 손학규·이정미 대표의 단식농성장을 찾은 뒤 기자들과 만나 "연동형 비례제는 권력구조와 연관돼 있다. '대통령제를 선택할 것이냐, 의원내각제를 선택할 것이냐'와 관련된 것"이라며 "우리가 의원내각제 국가 쪽으로 지향한다면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즉각 도입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전체적인 권력구조가 그렇게 가지 않는데 연동형 비례제 하나만 받는 것은 전체적으로 조화가 맞지 않는 제도"라고 반대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나 나 의원의 이런 태도는 스스로에게 ‘국민밉상’이라는 낙인을 찍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어쩌면 손학규 대표가 던진 승부수에 겁 없이 덤빈 나경원 원내대표가 치명상을 입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시대의 수례바퀴를 막아서려는 나경원 원내대표의 모습은 흡사 당랑거철(螳螂拒轍)을 닮았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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