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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튀’ 이학재, 정치적 도리는 지켜라
   
편집국장 고하승


18일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자유한국당에 복당한 이학재 의원에겐 ‘배신자’, ‘변신의 귀재’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이 항상 따라다닌다.

아마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면서도 탄핵국면에서는 재빠르게 변신해 김무성 의원과 함께 탈당하는 등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언제든 입장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붙여진 별명일 것이다.

실제 이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3번이나 역임한 핵심 측근이다. 

그는 초선 의원이던 2010년, 당시 당 대표였던 박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처음 맡았다. 이 후 박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을 맡은 2012년에도 비서실장에 임명됐으며, 2012년 말 대선 당시에는 후보 비서실장으로 대선 승리에 기여하기도 했다.

그는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때까지만 해도 대표적 ‘친박’ 의원으로서 특검과 탄핵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되고 박 전 대통령이 힘을 잃게 되자 ‘탈박’을 선언하면서 김무성·유승민을 중심으로 한 '비박계' 비주류 35명과 함께 탈당 대열에 합류했다. 그리고 오늘 다시 뛰쳐나왔던 당으로 슬그머니 기어들어갔다. 그의 이런 정치적 행보를 보면, 역시 ‘변신의 귀재’라 할만하다.

오죽하면 한국당 친박 김태흠 의원이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학재 의원의 복당을 바라보면서 서글픔과 정치적 회한이 밀려오는 것은 왜일까”라며 “온갖 수모 속에 당에 남아 있던 사람은 잘리고 침 뱉고 집나간 사람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돌아와도 되나”라고 심정을 토로했겠는가.

이어 “한 때는 박근혜 대선 후보의 비서실장으로 측근 중의 측근이었는데...”라며 “매몰차게 당을 떠날 때의 모습과 발언이 오버랩 되면서 머리를 짓누른다”고 한탄했다.

특히 그는 자신의 이해관계를 쫓아 친박에서 탈당파로, 다시 복당파로 변신한 이 의원을 겨냥 “복당과정에서 밝힌 대로 과연 보수통합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정치적 살 길을 찾기 위해서일까”라고 의문을 제기하는 형식으로 질책했다.

그런데 이 의원에게는 이제 ‘장물아비’, ‘먹튀’라는 또 하나의 달갑지 않은 별명이 붙게 될 것 같다.

실제로 오늘 이 의원의 바른미래당 탈당 기자회견장은 그를 비난하는 당원들의 현장 농성으로 난장판이 됐다. 

당원들이 그를 향해 “배신자”, “장물아비, ”먹튀”라며 일제히 손가락질을 해댄 탓이다.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한국당에 입당하면서도 바른미래당 몫으로 배정된 국회 정보위원장 직을 당에 돌려주지 않고 챙겨가는 것에 대한 비난이다.

뿐만 아니라 이 의원이 공식 회견을 끝내고 기자들과 백브리핑을 진행하려 하자, 당원들은 몸싸움을 불사할 기세로 덤벼 들었다. 당황한 이 의원은 결국 기자 회견장 인근 방송사 출입기자실로 숨어들어가는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사실 바른미래당은 그가 당을 떠나는 것에 대해선 별로 관심이 없다.

이 의원은 늘 자신의 이해관계만 쫓아다니는 사람이란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것”이라고 말한 것이나 김정화 대변인이 논평에서 신동엽 시인의 ‘껍데기는 가라’를 인용한 것은 그런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다. 

다만 바른미래당 당원이 분노하는 것은 당을 떠나면서 당의 몫으로 배정된 상임위원장 직을 내려놓지 않고 그대로 챙겨가기 때문이다.

아주 나쁜 사람이다.

통상 정치인들은 이학재 의원처럼 친박에서 탈박으로 변신하거나, 탈당했다가 다시 복당하는 식의 배신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그런 배신행위를 나무랄 마음도 없다.

하지만 ‘먹튀’는 곤란하다. 아무리 정치가 배신이 난무하는 ‘개판’이라고 해도 최소한의 정치적 도리는 지켜야 한다. 손학규 대표가 지적했듯이 절에서 준 이부자리는 내려놓고 가라는 것이다.

정보위원장 자리는 국회에서 원 구성 협상을 통해 교섭단체 몫으로 바른미래당이 확보하고, 당이 이 의원에게 잠시 임무를 맡긴 자리다. 그걸 챙겨가겠다는 건 지나친 욕심이다. 특히 한국당 김병준 위원장은 이 의원에게 복당하려면 상임위원장 직을 두고 오시라고 조언했어야 옳았다. 그걸 그대로 가지고 오는 걸 알면서도 그의 입당을 허용하면 김 위원장은 ‘장물아비’가 되는 것이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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