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 개혁은 국민의 몫

고하승 / 기사승인 : 2018-12-19 15:3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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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선거제도를 개혁하는 것은 ‘국민 밥그릇’을 챙기는 일이다. 내 밥그릇을 챙기는 것은 내가 해야 한다.”

‘비례민주주의연대’의 공동대표인 하승수 변호사는 19일 한 언론사에 기고한 글을 통해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더 이상 국회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한민국 주권자인 국민들이 직접 나서서 1표의 가치가 공정하게 반영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 것인지, 아니면 승자독식의 현행 선거제도로 지금과 같은 사회를 유지할 것인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이다.

앞서 여야 5당 원내대표들은 지난 15일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방안을 적극 검토해 내년 1월까지 선거제도 개혁안을 합의·처리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합의문에 서명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의 목숨을 건 단식농성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1등만 기억하는 승자독식의 현행 선거제도에서는 힘 있고 돈 있는 자들의 목소리만 반영되는 정치가 되는 반면 비례대표제로 바꾸면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정치가 가능해진다.

국민들이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에 찬성하는 건 이 때문이다.

실제로 국민 중 절반 이상이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연동형비례대표제 등 선거제도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날 공개됐다.

쿠키뉴스의 의뢰로 여론조사업체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 동안 만 19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8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선거제도 개선 여부’ 설문조사에 결과에 따르면 ‘개선할 필요가 있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54.9%로 절반을 넘어섰다. 반면 ‘개선할 필요가 없다’는 응답은 31.6%에 그쳤다. ‘잘모름’은 13.5%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보면 특히 강원·제주에서는 무려 62.2%가 찬성했으며, 대구·경북(55.9%), 광주·전라(55.8%), 대전·세종·충청(57.3%), 서울(54.6%), 부산·울산·경남(54.1%), 경기·인천(52.9%) 등 모든 지역에서 선거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응답이 과반을 넘었다.

정당별로 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층(60.3%)을 비롯해 바른미래당 (65.7%), 민주평화당(73.1%), 정의당(82.9%) 등 자유한국당(41.9%) 지지층을 제외한 대부분의 정당 지지층이 과반 넘게 선거제 개혁을 찬성했다.

자유한국당 지지층만 유일하게 찬성보다 반대(44.6%) 입장이 더 강했으나 그 격차도 오차범위 내에 불과했다.(이 조사의 표본수는 1084명(응답률 3.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이밖에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마디로 어느 지역에 살고 있느냐, 혹은 어느 정당을 지지하느냐하는 것과 상관없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밥그릇’을 챙기는 선거제 개혁을 찬성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현행 승자독식 체제에서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며 배를 불려왔던 욕심 많은 거대 양당이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자유한국당이 문제다.

실제로 한국당은 합의문에 서명해 놓고도 이제 와서 딴소리를 하고 있다.

오죽하면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나라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정당 득표율에 정비례하는 의석배분 선거제도)가 맞지 않는다는 엉뚱한 말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단식을 중단한 게 잘 한 건지 회의가 든다"고 말했겠는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도 "한국당은 자신들이 제1당이 될지 모른다는 허망한 꿈을 꾸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한국당이) 다시 건강한 보수로 거듭 태어나려면 반개혁에서 벗어나 개혁에 동참하는 게 유일한 길"이라고 지적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특히 말 바꾸기를 하고 있는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를 겨냥 “자기가 책임과 권한을 갖고 사인을 한 문구에 대해서 그것을 번복하거나 뒤집어엎었을 경우에 안팎으로 리더십이 흔들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런데도 한국당은 자신들의 밥그릇을 국민에게 내어줄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다.

심지어 한국당의 어느 정신 나간 의원은 야3당과 국민의 선거제 개혁 요구를 “야당의 당리당략에 불과하다”고 폄훼하기도 했다. 자신들이 ‘당리당략’에 따라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의 요구를 짓밟으면서도 되레 ‘야당의 당리당략’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니 참으로 황당하기 그지없다.

하승수 변호사의 지적처럼 이젠 우리의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 우리가 직접 목소리를 내야 한다. 선거제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담아 국회를 압박해야 한다는 말이다. 선거제도 개혁을 방해하는 국회의원이 누군지 찾아내고 그들에게 낙천.낙선 운동을 하겠다는 경고를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싶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선거제 개혁은 정치인들의 몫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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