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형’ 찬성, ‘의원확대’는 반대라면...

고하승 / 기사승인 : 2018-12-23 11:3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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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대한민국 주권자인 국민 2명중 1명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는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른연구원이 20일 공개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행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바꿔야 한다’(55.5%)는 의견이 과반을 넘었다. 반면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30.9%에 그쳤다.

또한 정당 득표율과 의석수 비율을 일치시키기 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 여부를 물은 결과 ‘찬성한다’(47.6%)는 의견이 ‘반대한다’(35.1%)는 의견보다 12.6%포인트 높게 나왔다.

특히 현행 선거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인 ‘불비례성과 낮은 대표성’ 주장에는 60% 이상이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국민은 무수히 많은 사표를 유발하는 잘못된 현행 선거구제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그 방향으로 연동형비례대표제를 찬성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로써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목숨 건 단식까지 해가면서 요구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승자독식’ 구조로 인한 심각한 민심왜곡현상이 나타나는 현 선거제도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정치개혁의 핵심으로 국민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이 확인 된 셈이다.

그런데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반대하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국민정서’를 운운하며 이를 반대하고 있으니 황당하기 그지없다.

실제 한국당 박완수 의원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때문에 비례대표 의원을 늘리는 것은 정당 국회의원 추천권을 확대하는 것”이라며 “국민정서와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백승주 의원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소수 야3당의) 당리당략적 차원”이라고 지적했고, 특히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한국당 간사인 정유섭 의원은 "연동형 비례제가 도입되면 선거 과정에서 담합과 꼼수가 가능해 심각한 민심 왜곡을 초래한다"며 “연동형 비례제는 정치는 하고 싶지만 선거운동은 싫은 사람들이 주장하는 제도”라는 어이없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아마도 한국당이 주장하는 ‘국민’이란 개념은 우리가 통상 생각하는 국민의 개념과는 다른 것 같다. 어쩌면 그들은 ‘한국당 당원’만을 ‘국민’으로 착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국민은 민주당과 한국당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보호하기 위해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하는 양당제에 대해서 매우 회의적이다.

실제로 다당제 선호도는 55.5%로 양당제 27.2%보다 두배 높게 조사됐다.

그도 그럴 것이 제3당인 바른미래당은 비록 소수정당이지만 많은 국회 특활비 폐지 등 국민에게 호감을 주는 많은 일을 해왔다.

앞서 바른미래당은 특활비 폐지를 '당론'으로 정하고 이미 받은 특활비까지 전액 반납했다. 바른미래당의 특활비 폐지 결정에도 민주당과 한국당은 영수증 처리를 통한 특활비 양성화를 제도 개선책으로 내놓았다가 '거대 양당의 기득권 지키기'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결국 비난 여론에 직면한 민주당과 한국당은 '특활비 폐지'에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

또 최근에는 거대양당인 민주당과 한국당이 야합해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국회의원들의 세비를 슬쩍 ‘셀프인상’했다가 바른미래당에 의해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당시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세비인상은 ‘더불어한국당’다운 결정이며, 야합의 산물이고, 민생을 고려치 않은 파렴치한 결정”이라며 “서민의 밥값은 챙기지 못하면서 자기들 기득권 밥값만 챙기면 된다는 말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그리고 바른미래당은 인상된 세비를 반납하기도 당론을 정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도 어쩔 수 없이 세비반납을 결정해야만 했다. 아직 한국당은 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국회의원의 ‘셀프 연봉인상’을 중단하라는 청원에 참여 인원이 폭증하고 있는 만큼 한국당도 조만간 국민 여론 앞에 굴복하게 될 것이다. 다당제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결과적으로 국민은 다당제를 위해 연동형비례대표제를 찬성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의원정수를 늘리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라는 점이다.

실제 300명 국회의원이 쓰는 예산을 늘리지 않는 전제하에서도 의원 정수를 확대하는 것에 대해선 절반을 훌쩍 넘는 60.0%가 ‘안 된다’고 답했고, ‘늘어도 된다’는 의견은 24.7%에 불과했다.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큰 탓이다. 그렇다면 선거제 개혁은 의원정수 확대문제는 일단 접어두고, 연동형비례대표제에 대한 찬반을 묻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그러면 당내 반발에 부딪혀 지역구를 축소하지 못한 민주당과 한국당이 오히려 의원정수 확대를 역제안할 것 아니겠는가. 그 때 가서 의원정수 확대를 논의하면 된다.(이번 조사는 한국갤럽이 지난 14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유선16%·무선84%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로 진행됐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p, 응답률은 13.4%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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