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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한한 착공식 맞다. 그러나...
편집국장 고하승
   



남북이 26일 오전 10시 개성 판문역에서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개최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착공식’이 아니라 ‘착수식’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이다. 이번 철도 착공식은 본격적인 공사를 위해 첫 삽을 뜨는 것이 아니라 단지 ‘보여주기’를 위한 행사에 불과한 까닭이다.

실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철도연결에 필요한 물자를 북한으로 반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착공식은 하되 실제 철도연결을 위한 착공은 할 수 없다. 언제 착공할 수 있을지 기약조차 없다. 어쩌면 영영 공사를 시작하지 못할 수도 있다.

북미관계가 악화되거나 북핵문제 해결이 안 되면 ‘공사 없는 착공식’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참 희한한 착공식"이라며 "착공 없는 착공식 꼭 해야 하느냐"고 반문한 것은 이 때문이다.

김 위원장의 지적처럼 정말 희한한 착공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 문재인 정부는 왜 당장 공사를 시작하지도 않을 거면서 이처럼 착공식을 서두르는 것일까?

김 위원장은 “적지 않은 사람들이 최근 하락하고 있는 대통령 지지율 방어용이라고 말한다”고 꼬집었다.

필자 역시 그런 의구심을 갖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국정지지율이 ‘데드크로스’를 한데 이어 부정평가가 과반을 넘어섰다는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이날 공개됐다.

데일리안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가 지난 24~25일 전국 성인남녀 107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3.0%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3.3%p 하락한 42.9%에 그쳤다. 40%대마저 붕괴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반면 부정평가는 52.8%로 이미 과반을 넘어선 상태다.

전문가들은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지르는 ‘데드크로스’ 상태가 되면, 제왕적대통령 하에서 대통령의 힘은 급속도로 빠질 것이고, 결국 조기레임덕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부정평가가 과반을 넘어설 경우, 그런 현상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고육책, 그러니까 폭락하는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착공식을 서둘렀을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만에 하나 정말 그런 것이라면, 이는 대단히 잘못된 일이다.

지금 문재인정부의 지지율과 민주당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동반하락 하는 가장 큰 요인은 최악의 상태에 놓인 경제난 때문이다. 따라서 이 문제는 그동안의 잘못된 경제정책을 폐기하고 새로운 경제정책으로 풀어가야 한다. 그렇지 않고 적당히 대북정책으로 무마시키려 했다가는 엄청난 국민저항에 직면할 수도 있다.

다만 이번 행사가 비록 ‘착공식’이 아니라 ‘착수식’에 불과하더라도 그것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행사인 만큼, 여야가 함께 힘을 모았으면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다.

그런데 이날 착공식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을 포함한 남측 여야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한 반면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불참했다고 하니 아쉬움이 남는다.

실제 착공식 현장에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국회·정당 대표로 참석했으며, 바른미래당 소속 주승용 국회 부의장과 국회 남북경협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이인영 민주당 의원, 김대중 정부 대북 특사 출신의 박지원 평화당 의원 등도 국회 대표로 참석했지만 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눈에 뜨지 않았다.

부디 대북문제만큼은 정파의 이익을 떠나 국가적 차원에서 여야가 모두 한 마음으로 힘을 모아주기 바란다. 그리고 특히 여권은 대북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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