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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업 신직업화, 이제 돌아갈 다리 불사르고 끝장토론 해야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 김종식 소장
정부는 이달 26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헬스케어 분야에 ‘유전체 분석가’, ‘의료기기 과학 전문가’, ‘치매전문인력’, ‘치유농업사’가 신직업으로 제시되었으며, 환경·여가 분야에선 ‘냉매회수사’ ‘실내공기질 관리사’, ‘동물간호복지사’가 신직업으로 제시됐다. 이와 함께 정보 수집·관리 분야의 신직업으로 공인탐정과 개인정보보호 관리사를 검토 대상으로 포함한 ‘신서비스 분야 중심의 신직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에는 지난 2013년부터 3차례나 정부가 주도했던 신직업 육성 계획이 왜, 무엇 때문에 지지부진했는지에 대한 진지한 평가가 담긴 듯, 관(官) 주도로 신직업 육성을 추진하는 건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점과 이에 따라 정부는 새로운 직업이 민간시장에서 정착할 수 있도록 관련 산업 활성화 및 법·제도 정비에 주안점을 두겠다는 점이 특징적 이다. 이는 신직업 창출에 있어 민간의 창의와 참여를 존중하겠다는 것으로 민(民)의 생업 창출(신직업)에 정부가 지나치게 간여하여 자칫 걸림돌이 되거나 상전(上典)이 되어선 안된다는 ‘진정한 신직업 육성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라 하겠다.

실제 신직업이란 시장의 반응과 기대치 등 수요와 공급에 따라 발전하거나 외면 당하는 속성을 지닌 만큼 여기에 관이 앞장서거나 깊이 간여하는 것은 시장경제원리로 보아 합당하지 않다. 현실적으로 보더라도 공직 분야외에는 정부가 나선다하여 성과를 거둘만한 신직업이나 일자리가 그리 흔치도 않다. 정부의 재정이 투입될 일이 아니거나 실정법 또는 조리(條理)상 관리가 가능한 범주내의 신직업이라면 관은 ‘감놔라 배놔라’하는 식의 적극적 주도보다 이를 응원하고 박수를 보내는 후원자가 되어 줌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 

특히 이번 발표를 통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탐정업 직업화’ 로드맵에 담은 두가지 메시지에 특히 주목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첫째, 지난 6월 헌법재판소 판결에 이어 이번 경제장관회의에서도 실종자나 미아 찾기, 민사사건 증거수집 등 탐정업에 대한 수요가 있음을 밝혔다는 점이다. 둘째, 수요는 있으나 탐정업을 뒷받침하는 근거 법령이 없고 체계적인 관리·감독 기능도 부족하다는 점에서 정부는 내년에 협의체를 구성해 전문가‧이해관계자 간 입법의 필요성 등 제도 도입의 타당성과 도입방식, 관리‧감독 방안 등을 협의할 방침을 밝힌 점이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공인제(허가제)가 됐건, 보편적 관리제(신고제)가 됐건 머지않아 탐정업이 현실화 될 수 있을 것임을 예감케 하는 고무적인 대목이다.
 
사실 우리 사회는 그간 민생을 논함에 있어 의식주 문제에 지나치게 함몰된 나머지 ‘삶의 질’과 직결되는 ‘또 다른 민생’에는 둔감해 있진 않았는지 성찰이 절실한 시점이다. 예를 들어 가족의 ‘가출’이나 ‘배우자의 부정행위’, ‘민사관계 송사’ 등은 한 가정의 존폐가 걸린 절체절명의 민생으로 ‘한 집 건너 국민들의 고통거리’가 된지 오래다. 그러나 이러한 유형의 민생은 하나같이 경찰의 사생활 불간섭 또는 민사불개입원칙 등으로 공권력의 도움을 아예 받을 수 없는 비경찰(非警察) 사안으로 뚝 떨어져 있다. 이는 우리 정부가 역점으로 추진 중인 ‘포용국가’ 철학면에서 보더라도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현상이다.    

즉 사적 문제의 경우 중대성이 크건 작건 그 해결에 유용한 자료(정보나 단서‧증거 등)의 수집‧제시는 전적으로 개인의 몫이니 각자가 알아서 하라는 셈이다. 이는 원론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그러나 개인은 생업으로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전문성 부족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자료를 효율적으로 획득함이 난망한 경우가 대부분임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언제까지 이를 모른 채하고 있을 것인지 안타깝기 짝이 없다. 진정 민생이 걱정된다면 그 고충과 애로를 타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줌이 ‘민생’을 말하는 국가의 도리 아니겠는가? 선진국들은 탐정 직업화(탐정업관리법 등 다양한 법제를 통한 보편적 관리)를 통해 이러한 민생 수요에 답한지 오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2005년(17대 국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9명의 의원이 11건의 탐정법(안)을 발의되었지만 줄곧 ‘용어의 불합리 및 법률체계의 미비’와 ‘사생활 침해 우려’, ‘경찰청과 법무부간 정부조직법상 소관청 지정 이견(異見)’ 등으로 진지한 심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채 표류하다 9건은 회기 만료 등으로 폐기 또는 철회되고 현재 2건의 공인탐정법(안)이 행정안전위원회의 계류되어 있으나 이마저 직전 법안을 베끼기라도 한 듯 유사하여 관심을 끌지 못한채 뒷전에 밀려나 있는 형국이다. 사실 탐정제(민간조사업)도입과 관련하여 정‧관‧학계를 중심으로 여러 차례의 공청회나 세미나‧간담회 등이 있긴하였으나 대부분 초보적이거나 공인탐정제 등 특정법안에 함몰된 ‘그들만의 리그’와 같은 의례적인 행사에 거쳐 국민적 관심을 끌거나 중지(衆智)를 모으기에는 역부족이였다. 

금번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내놓은 탐정업 신직업화 로드맵을 통해 ①탐정업 신직업화의 당위성 ②탐정업 도입방식(소수 인원을 선발하는 ‘공인탐정법’으로 할 것인지 기존 탐정업을 보편적으로 관리할 ‘탐정업업무관리법’으로 할 것인지 여부) ③소관청 지정(어느 부처 또는 어느 기구에서 탐정업을 관리하는 것이 좋을지) ④‘탐정’이란 명칭의 부적격성(‘탐정’이란 용어가 지닌 부정적 이미지를 대체할 명칭 발굴과 그에 따른 법명 ⑤업무의 범위(‘열거주의’로 할 것인지 ‘개괄주의’로 할 것인지), ⑥업무의 성격(탐정업을 ‘정보서비스업[정보수집]’으로 볼 것인지 ‘조사서비스업[사실관계파악]’으로 볼 것인지) 등에 대해 각계가 참여하는 끝장토론을 통해 건설적 합의가 도출되어 탐정업 직업화가 더 이상 지체되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김종식 약력/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한국범죄정보학회민간조사학술위원장,前경찰청치안정책평가위원,한북신문논설위원,치안정보20년,경찰학강의10년/저서:탐정학술요론,탐정학술편람,민간조사제도(사설탐정)해설,민간조사학(탐정학)개론,경찰학개론,정보론外/탐정업(자료탐문업,탐문지도사,자료수집대행사,민간조사사,사립탐정,민간조사원)과 탐정법(공인탐정법,민간조사업법) 탐정제도와 치안·국민안전 등 관련 350여편의 칼럼이 있다.

김종식  siminilbo@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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