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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민주당, 역사적 과제 완수하라
편집국장 고하승
   



문재인 대통령 국정지지도의 하락세가 너무 가파르다.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보다 높은 ‘데드크로스’에 이어 부정평가가 이미 과반을 넘어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왔다. 마치 번지점프를 한 것처럼 추락속도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가 그토록 학수고대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이루어지더라도 지지율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할 것이고, 설사 소폭 오르더라도 하락세를 멈추기에는 역부족이다. 덩달아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율도 추락하고 있다. 이런 상태라면 민주당은 2020년 총선에서 원내 1당 자리를 야당에게 빼앗길지도 모른다. 

대체,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이처럼 급격하게 빠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많은 정치평론가들은 ‘경제난’을 핵심요인으로 꼽고 있다. 

정두언 전 의원도 30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최저임금 인상 등 얘기가 나오는데 내년 정초 되면 삼중고에 빠진다. 엄청난 쇼크가 될 거다. 이 정부는 대체 뭘 어쩌자는 건지, 아주 꽉 막힌 정부 같다”며 “국정 핵심은 결국 먹고 사는 문제인데 이 정부는 그걸 모른다. 그 사람들은 이걸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 전 의원의 지적처럼 ‘고용쇼크’ 등 지금의 경제난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바로 그런 점이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을 끌어 내리는 요인 가운데 하나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요인은 따로 있다.

솔직히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문제를 잘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그에게 표를 몰아 준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가 ‘경제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표를 준 사람은 별로 없다.

처음부터 문재인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문 대통령은 이명박·박근혜와는 다를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표를 몰아주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어떤가?

알고 보니 문재인 정부도 이전 정부와 다를 게 없다.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 수사관의 잇단 폭로에서 드러나듯 ‘적폐 청산’을 부르짖으며 이명박·박근혜 정부 관련 인사들을 잡아들이고 있지만, 정작 그들이 저지른 적폐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지 않는가.

문재인정부의 청와대 사람들이나 박근혜정부의 청와대 사람들이나 다를 게 하나도 없다. 게다가 문재인 정부의 여당이나 박근혜정부의 여당이나 제왕적 대통령에게 직언하지 못한다는 점도 판박이처럼 닮았다. 특히 이른바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부임에도 법과 제도 등 시스템이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는 점은 뼈아픈 대목이다. 

실제 문재인 정부는 촛불현장에서 ‘이게 나라냐’고 묻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래서 헌법도 바꾸고, 선거제도도 완전히 바꿀 것으로 기대했는데, 전혀 그런 게 없다.

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과 민주당이 야당시절 그토록 간절하게 호소했던 ‘제왕적대통령제’ 폐지 문제와 ‘민심왜곡’을 바로잡는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말을 바꾸었다. 

정치컨설팅 ‘민’의 박성민 대표는 “전임 대통령 탄핵으로 집권한 역사상 처음 정부라면 적어도 ‘1987년 체제’에 버금가는 ‘2017년 체제’ 같은 것이 나왔어야 한다”며 “법과 제도를 몇 개 바꾸는 정도가 아니라 지금의 시대정신에 맞는 불가역적인 체제가 윤곽을 드러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맞는 말이다, 박성민 대표의 지적처럼 30년 만에 여야 국회의원 234명의 찬성으로 대통령 탄핵이 이루어졌다면 문재인 정부는 탄핵에 협력한 야당들과 손잡고 이 시대에 부여된 ‘역사적 숙제’를 해야 했다.

즉 되풀이 되는 제왕적대통령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개헌과 ‘승자독식’의 선거제 개혁을 통해 민심이 의석수에 그대로 반영되도록 하는 일에 문 대통령과 민주당이 앞장서야 한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이제 ‘20년 장기집권’의 망상을 접고, 선거제 개혁과 개헌이라는 역사적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과 함께 협치의 길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경제문제는 해결하지 못해도 이건 여권이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한 일 아니겠는가.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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