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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정부에 어른거리는 ‘박근혜 그림자’
편집국장 고하승
   



2019년 새해가 밝았지만 문재인 정부와 집권당의 앞날은 그다지 밝아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 국정지지도가 ‘데드크로스’를 한데 이어 부정평가가 과반을 넘어선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집권 3년 차를 맞은 더불어민주당은 새해 첫날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기원하며 '2020년 총선 압승'을 발판으로 '2022년 정권 재창출'을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정말 웃기는 이야기다. 

김태우 수사관과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 등의 폭로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 반등을 기대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심이 떠나고 있다”며 “김태우·신재민 사태는 전조에 불과하며 레임덕에 본격적으로 들어서면 말도 못 하게 비리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지율이 오르기는커녕 외려 더욱 떨어질 것이란 경고가 담겨 있다.

그 이유로 손 대표는 ‘국가시스템의 개혁부재’를 꼽았다.

실제 손 대표는 “촛불혁명으로 정권이 바뀌었지만 제도가 바뀐 것이 없고, 제왕적 대통령제와 패권주의가 우리나라 정치를 지배하고 있다”면서 “촛불 민심에 기대 국정을 독단적으로 운영해 온 대통령이 뒤늦게 여론 수렴을 하겠다고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손 대표는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자 역시 공감한다. 

사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탄생한 문재인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매우 컸다. 촛불현장에서 국민은 ‘이게 나라냐’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87년 낡은 체제의 잘못된 국가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 같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약속했다. 따라서 국민은 문대통령과 여당이 제왕적대통령제를 폐지하는 쪽으로 개헌하고, 사표발생으로 인해 민심이 왜곡되는 선거제도도 바로잡아줄 것이라 믿고 기대했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다.

실제로 야당 의원시절 "분권형 대통령제뿐 아니라 내각책임제까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던 문 대통령은 막상 자신이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엔 오히려 대통령 권한을 3년이나 더 연장이 가능한 ‘대통령 중심 4년 연임제’ 개헌안을 발의했다가 야당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또한 민주당은 자신들이 당론으로 정했던 ‘연동형비례대표제’에 대해 여러 차례 말 바꾸기를 했다가 여론의 따가운 질책을 받았고, 결국 손학규 대표의 목숨 건 단식에 굴복해 ‘연동형’에 합의해야만 했다.

아마도 막상 집권을 하게 되니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문재인정부와 박근혜정부가 다를 게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레임덕에 접어든 문 정부와 박 정부에게 나타나는 현상도 비슷하다. 

‘제왕적대통령제’라는 현행체제에선 대통령의 얼굴만 바뀔 뿐, 대통령이 ‘제왕적’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어느 정당이 집권당이 되든지 모든 여당의원들은 대통령에 ‘충성맹세’를 하게 되고, 그런 절대적 권력에 도취된 대통령은 자신의 권한을 내려놓는 일에 인색하게 되는 것이다. 여당 역시 ‘승자독식’의 왜곡된 현행 선거체제가 거대양당에 유리한 만큼. 제1야당과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 하는 것이다.

문재인정부와 박근혜정부가 마치 쌍둥이처럼 똑같은 잘못을 저지르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런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87년 체제의 낡은 시스템을 2019년 새로운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일흔을 넘긴 손학규 대표의 단식투쟁은 꺼져가던 선거제 개혁 논의의 불씨를 되살렸다. 실제 여야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선거제 개혁 법안 개정과 동시에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 논의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

따라서 집권여당의 의지여하에 따라 올해가 선거제도를 개혁하는 마지막 해가 될 수도 있다. 

문재인정부에 어른거리는 ‘박근혜 그림자’를 제거하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보다 적극적으로 선거제 개혁에 나서야 한다. 그게 민심이고 문재인정부를 살리는 길인 동시에 대한민국의 정치를 바꾸는 마지막 기회이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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