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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권, ‘정치개혁’ 대열 합류하라
편집국장 고하승
   



“선거제 개혁의 대원칙은 정당득표율과 비례로 (정당별) 의원 수를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3일 국회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정치개혁을 촉구하며 이같이 밝혔다.

문 의장은 특히 모두발언에서 “개헌과 선거제도 등 정치개혁을 실천할 수 있는 실질적인 마지막 해를 맞이했다. 촛불 민심이 명령한 정치개혁을 이뤄내는 국민의 국회가 될 것인지 판가름 날 것”이라며 "정치개혁의 핵심은 선거제 개혁"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국민 의지에 따라 의석수를 정해야 한다는 대원칙 아래서 선거제 개혁안이 정해질 것"이라며 "몇십년 정치개혁 중 제일가는 효과를 볼 것이다. 이것만 되면 정치 상황 자체가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은 ‘정당득표율과 비례로 (정당별) 의원 수를 정해야 한다’는 문 의장의 견해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실제 KBS가 새해를 맞아 정치권 화두인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한 명만 지역구에서는 당선되는 현재의 국회의원 선출 방식’에 대해 "국민의 뜻을 잘 반영하지 못한다"는 응답이 73.4%, "잘 반영하고 있다"는 응답보다도 무려 세 배 이상 높았다.

국민의 대표성을 높이자는 선거 제도 개혁에 대해서도 66.3%가 동의했다. 응답자의 3분의 2가량이 동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정당 득표율을 의석수에 최대한 반영시키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에 대해선 찬성과 반대가 각각 46.4%와 44.1%로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했다.

이른바 ‘승자독식’의 현행 국회의원 선출방식에 대해 응답자의 70% 이상이 국민의 뜻을 잘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데, 왜 정당 득표율을 의석수에 최대한 반영시키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선 찬성의견이 반대의견보다 고작 2.3%포인트만 앞선 것일까?

거기엔 이유가 있다.

이 제도를 "처음 들어봤다"거나, "내용을 잘 모른다"는 응답이 70%를 훌쩍 넘어섰다. 한마디로 국민은 ‘연동형비례대표제’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뜻이다. 공론화 과정이 미흡했던 탓이다.

그나마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목숨 건 단식을 통해 이 제도의 장단점을 국민에게 알렸기 때문에 이런 정도라도 찬성의견이 나올 걸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 지경이다. 그러니 의원 수 증가에 대해선 80% 가까이가 반대 의견을 낸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이번 조사는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12월 28일, 29일 이틀간 유·무선 전화조사로 실시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p.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에 비추어 볼 때 국민이 ‘연동형비례대표’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게 될 경우, 이 제도 도입을 적극 찬성하고 의원 수 증가에 대해서도 어느 선까지는 용인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문희상 의장이 말한 ‘선거제 개혁의 대원칙’이자 손학규 대표가 목숨 걸고 이루어 내고자 했던 ‘정치개혁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물론 무조건 “의원 수 증가는 싫다”는 단세포적인 생각만으로 반대하는 국민도 일부 있겠지만, 대다수 국민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상당수의 언론인들과 지식인들이 이 제도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적극 찬성하듯이 국민도 결국 이 제도가 무엇인지, 그리고 정치를 어떻게 바꾸게 될 것인지 이해하게 될 것이고, 적극 찬성하게 될 것이란 뜻이다. 단지 시간이 문제일 뿐, 결국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은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이 제도 도입에 적극 앞장설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낡은 87년 체제를 끝장내고 새로운 체제로 나아가는 ‘정치개혁’의 단초, 그것이 연동형비례대표제다. 그걸 ‘적폐청산’을 주장하는 현 정권이 이루어 낸다면 국민의 박수를 받을 수도 있다. 어쩌면 여권이 그토록 간절하게 염원하는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 상승을 위한 효과 측면에서 보더라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답방보다도 더 클지도 모른다. 문희상 의장의 지적처럼 올해가 ‘정치개혁’을 이룰 수 있는 마지막 해인만큼. 지금이야말로 현 정권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모쪼록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3당의 정치개혁 요구를 외면하지 말고, 그들과 함께 개혁의 깃발을 들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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