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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밥그릇 vs. 기득권 밥그릇
편집국장 고하승
   
 
 
8일 오전부터 국회정치개혁특위에서는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 문제가 집중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 밥그릇’을 챙기려는 세력과 ‘기득권 정당의 밥그릇’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세력 간의 충돌로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연말 일흔을 넘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단식투쟁은 꺼져가던 선거제 개혁 논의의 불씨를 되살렸다. 실제 여야 5당은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도입하기로 합의했고, 손 대표는 그 약속을 믿고 단식을 풀었다.
 
하지만 약속과 달리 선거제 개혁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현행 제도에서 기득권을 챙겨왔던 거대양당이 자신들의 밥그릇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자꾸 딴소리를 하는 탓이다.
 
이에 분노한 손학규 대표가 이번에는 선거제도 개혁의 필요성을 국민에게 홍보하기 위해 푸드 트럭을 타고 전국을 돌며 홍보전을 벌인다고 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이 그들만의 밥그릇 다툼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한 반박의 의미가 담겼다.
 
사실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은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3당의 밥그릇을 챙기는 게 아니다. 대한민국 주권자인 국민의 소중한 한표 한표가 모두 사표(死票)가 되지 않고, 의석수에 그대로 반영되는 제도라는 점에서 ‘국민의 밥그릇 챙기기’인 셈이다.
 
반면 현행 제도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과 같은 거대양당만을 위한 제도로 국민이 행사한 소중한 표의 절반 가까운 표가 사표, 즉 쓰레기 취급을 받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은 ‘민심을 그대로 의석수에 반영하자’는 것으로 지극히 당연한 주장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비례성이 보장되는 선거제도를 만들면 다양한 계층을 대변하는 정당들이 국회에 들어와 정책 중심의 경쟁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고, 궁극적으로 국민들의 삶이 나아질 수 있다. 그런데 민주당은 “원칙적으로 찬성한다”고 말하면서도 ‘한국식 연동형’을 운운하는 등 정작 적극적인 행보를 취하지는 않고 있다. ‘적폐청산’ 대상인 한국당은 아예 노골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기도 한다.
 
사실 이 제도는 ‘국민밥그릇 챙기기’인 까닭에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누구나 환영하고, 이에 대해 적극 지지를 표명함이 옳을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국민은 이 제도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손 대표 등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8일 인천 부평 문화의 거리를 시작으로, 10일 경기도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14일 서울 여의도역, 16일 부산 서면, 17일 서울 강남역, 21일 광주 충장로, 22일 대전, 24일 청주 순으로 선거제 개혁 홍보전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거기엔 기득권 세력들이 자신들의 밥그릇만 챙기겠다면,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런 가운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자문위원단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의원정수 20% 확대를 골자로 한 권고안을 확정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앞서 국회 정개특위는 지난해 11월부터 전직 국회의장과 학계·여성·청년·시민사회·언론 등 부문별로 18명의 위원을 위촉해 선거제 개혁에 대한 특위 차원의 권고안을 준비해 왔다.
 
자문위는 국회의원의 비례성과 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권고하고 국회의원 정수를 현행 300명에서 360명으로 확대하는 한편, 선거연령을 만18세로 하향하는 방안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체 의원정수를 현행보다 60명(20%) 늘이면서 비례성·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역구 의원은 축소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여야는 그간 연동형 비례제 도입 자체에는 원칙적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의원정수 확대 여부 및 지역구 의석수 조정 문제를 놓고는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려 이견을 좁히지 못해 왔는데 자문위 권고안이 논의의 물고를 터준 셈이다.
 
그런데도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정당 지지율에만 기반한 연동은 안 되며, 후보 지지율도 연동해야 한다"는 그야말로 이상한 연동형을 주장했고,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아예 노골적으로 "한국당으로서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선을 긋고 나섰다고 한다.
 
기득권 정당들이 현행 제도에서 누려온 기득권, 즉 자신들의 밥그릇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대한민국 주권자인 국민이 나서야 할 때다. 자신들의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 선거제도 개혁을 방해하는 의원들, 다시 말해 국민의 소중한 표가 사표가 되어 휴지조각이 되는 걸 방치하는 의원들을 2020년 총선에서 낙선시켜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야 정치가 깨끗해지고 국민의 삶의 질도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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