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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개특위 모든 회의를 공개하라
편집국장 고하승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자문위원회가 9일 연동형 비례대표제(정당득표율에 정비례하는 의석배분 선거제도) 도입과 국회의원 정수확대 등을 권고하고 나섰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강원택 서울대 정치학 교수 등 16명으로 구성된 자문단은 이날 오전 국회 본관 3식당 별실 1호실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정개특위 자문위원회 의견서‘를 국회에 전달했다.

정개특위 자문위는 "선거에서 비례성과 대표성을 강화하는 게 국민의 요구"라며 "현 제도의 특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비례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 국회의원 수는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과 비교할 때 적은 편이며 우리 국회의 역사를 보더라도 국회의원 1인이 대표하는 인구수는 20대 국회가 제일 많다"면서 "국회의원 증가는 필요하며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채택을 고려할 때 국회의원 수는 360명 규모로 증원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회의원의 수가 증가하더라도 국회 예산을 동결하고 국회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강력한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민심을 왜곡하지 않고. 국민의 소중한 한표 한표가 모두 의석수에 그대로 반영되는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반대하는 전문가들은 없을 것이다. 적어도 정치적으로 특정 정당에 치우치거나 사심(私心)을 지닌 사람이 아니라면 이를 반대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왜냐하면, 그것이 가장 올바른 선거제 개혁방향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시절에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당론으로 결정했고, 문재인 대통령 역시 대선 당시에 이를 핵심공약으로 내걸었던 것이다.

그러면,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은 이제 탄력을 받게 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불행하게도 실제 선거제 개혁까지는 산 넘어 산이다. 

지난해 12월 15일, 고령의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하며 목숨 건 단식농성을 벌이자 여야 5당 원내대표는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에 대해 합의하고 서명까지 했다.

실제로 당시 서명한 합의문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는 표현이 담겨 있다. 즉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도입하되 단지 실행 방안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검토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은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서명한 것이라며 이제 와서 딴소리를 하고, 민주당도 ‘한국식 연동형’이니, ‘우리 실정에 맞는 연동형’이니 ‘후보지지율도 연동시켜야 한다’느니 자꾸 엉뚱한 소리를 해댄다.

한마디로 현행 선거제도에서 기득권을 누려온 거대양당이 자신들의 밥그릇을 빼앗기기 싫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사실 ‘승자독식’의 현행제도는 국민이 행사한 소중한 표 가운데 무려 절반 가까운 표가 휴지조각이 된다는 점에서 문제가 많다. 대한민국 주권자인 국민의 뜻이 의석수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사표(死票)가 된다는 말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사표를 방지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은 사실상 ‘국민 밥그릇 챙기기’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이를 반대하는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유권자가 행사한 투표의 절반가량을 쓰레기통에 처박아 버리는 행위와 다를 바 없기에 비난받아 마땅하다. 

국민은 누가 자신의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 국민의 밥그릇을 걷어차는지 지켜 볼 것이다.

즉 이 제도 도입을 반대하는 정치인들을 기억했다가 2020년 총선에서 가혹한 심판을 내릴 것이란 뜻이다.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에 부정적인 민주당과 한국당 의원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3당이 공개회의를 통해 정개특위 위원들의 입장을 명확히 하길 바라고 있지만, 민주당은 "나중에 무슨 욕을 얻어먹으려고 민감한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남기겠냐"며 민감한 논의 내용을 핑계로 비공개 회의에 나섰고, 한국당 역시 비공개를 원하는 것은 이런 연유다.

그래선 안 된다. 차기 총선에서 유권자의 가혹한 응징을 받을 각오를 하고 떳떳하게 공개회의를 진행하거나, 그럴 용기가 없다면 민심이 그대로 반영되는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에 태클을 거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 다시 말하거니와 정개특위의 모든 회의는 공개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국민의 알 권리, 그리고 자기 밥그릇이나 챙기려는 욕심 많은 정치인들을 심판하기 위해서라도 공개회의는 반드시 필요하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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