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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리당략보다 ‘옳은 길’ 찾아라.
편집국장 고하승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자문위원회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원 360명"을 권고했음에도 ‘승자독식’의 잘못된 현행 제도에서 기득권을 유지해온 거대양당이 완강히 버티고 있다.

정세균·김형오 전 국회의장 등 18명으로 구성된 정개특위 자문위에는 정강자 참여연대 공동대표와 같은 진보진영 인사가 있는가하면 뉴라이트연합 사무총장을 지낸 임헌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사무총장과 같은 보수진영 인사도 있다. 

한마디로 자문위는 여야 정치인들은 물론 진보와 보수.중도 인사까지 모두 아우르고 있는 셈이다.

그런 자문위가 9일 오전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의견과 제언’을 문희상 국회의장과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주요 내용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공천제도 개혁 △국회의원 300명에서 360명으로 증원 △의원 증가시 국회 예산 동결 △투표참여 연령 만 18세로 하향 △선거제도 개혁을 통한 헌법개정 논의 본격화다. 

여야 5당 원내대표가 목숨 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단식 농성을 중지시키기 위해 지난달 선거제 개혁안 1월 임시국회 처리에 합의했지만 정개특위 논의는 답보상태다. 이런 가운데 나온 자문위 권고안은 ‘보수·진보를 아우르는 오피니언 리더들의 공론합의’라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자문위에 참가한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는 “다양한 성향의 전문가·단체 대표들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의원확대에 공감대를 이룬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자문위 권고안이 당리당략을 앞세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지난 8일 오전 열린 정개특위 정치개혁 1소위 회의에서는 이 같은 자문위 권고안 내용이 알려졌는데도 거대 양당 의원들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나 의원정수 확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에서는 지역구 득표율과 비례득표율을 합산해 연동하는 희한한 ‘한국식 연동형’을 거론하는가하면, 한국당에서는 뚱딴지같이 중대선거구제나 도농복합형 선거구제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한마디로 자신들의 밥그릇, 즉 현행 제도에서 거대양당이 누려온 기득권을 내려놓기 싫다는 뜻이다. 

그러나 거대양당이 과연 끝까지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민주당은 자문위 권고안을 마냥 외면하기 어려운 상태다. 왜냐하면 민주당은 야당시절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당론으로 결정한 바 있으며,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당시 이를 핵심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주당이 권고안을 일정 부분 수용해 한국당을 제외한 야 3당과 의견접근을 이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구체적으로 지난달 15일 5당 원내대표 합의문에 명시된 ‘의원정수 10%(30명) 이내 확대’를 전제로 야3당과 연동형비례대표제에 합의할 것이란 소리도 들린다.

그렇게 되면 '신재민 폭로' 사태를 계기로 진행되고 있는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의 ‘공조 움직임’에 급제동이 걸릴 것이고, 민주당 입장에서도 그렇게 나쁜 선택은 아닐 것이다.
한국당도 마찬가지다.

한국당은 지금 문재인정부의 실책에 따른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총선에서 ‘원내1당’이 될 수 있다는 환상에 젖어 있다. 하지만 한국당이 원내 1당이 될 가능성은 ‘0%’라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한국당은 자신이 제1당을 할 수 있다는 착각을 한다”며 “다음 총선에도 제1당은 민주당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만약 지난 지방선거와 같은 결과가 나올 경우, 한국당은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게 유리할 수도 있다. 당리당략적 차원에서 보더라도 민주당과 한국당이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유권자의 소중한 표가 휴지조각이 되지 않는 올바른 제도를 찾아야 한다는 당위성이다.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이야말로 가장 ‘올바른 길’이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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