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권 순혈주의’ vs. ‘제3지대’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01-16 15:5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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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필자는 지난 14일 <민주-한국, ‘순혈주의’ 양극단 우려>라는 제하의 본란 칼럼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폐쇄적인 ‘순혈주의’를 강화하는 모양새”라며 양극단으로 치닫는 패권 양당의 모습에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그러면서 “이제는 극단적인 진보와 극단적인 보수라는 ‘순혈주의’에서 벗어난 제3지대 정당이 힘을 받아야 할 때”라며 “그것이 정치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당시 민주당 지지자들과 한국당 지지자들은 ‘순혈주의’라는 표현은 지나치다고 필자에게 항의했다. 하지만 이후 다른 언론들도 ‘순혈주의’라는 표현으로 양당의 폐쇄적인 모습을 비판하기 시작했고, 거셌던 항의는 이내 잠잠해졌다.

그러면 필자를 비롯한 언론인들은 왜 민주당과 한국당의 최근 행태를 ‘순혈주의’로 규정하고 있는 것인가?

‘우리끼리’를 강조하는 순혈주의는 필연적으로 ‘우리 아닌 다른’ 사람에 대해선 배타적일 수밖에 없다. 그로 인해 ‘극단적 보수’와 '극단적 진보’라는 양극단 세력의 발호(跋扈)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민주당은 ‘친문 강화’, 한국당은 ‘도로 친박’을 향해 내달리고 있다.

우선 민주당은 무소속 손금주·이용호 의원의 과거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 등을 이유로 입·복당을 불허하기로 결정, 사실상 ‘민주당=친문정당’임을 만천하에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친문 아니면 문을 열지 않겠다는 오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또 한국당은 오는 2월 27일 실시될 예정인 전당대회를 앞두고 박근혜정부 마지막 총리를 지낸 황교안 전 총리의 입당을 환대하는 것으로 ‘한국당=도로 친박당’임을 분명히 했다.

앞서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 당시 나경원 의원을 지원해 원내대표에 당선시켰던 친박은 이번에는 황교안 전 총리를 전면에 내세울 기세다. 복당파 좌장 격인 김무성 의원을 당협위원장에서 배제시킨 한국당이다. 또 ‘김무성 동생’이라는 별명이 붙은 김성태 전 원내대표는 요즘 숨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친박 의원 일부는 황 전 총리가 입당하는 날, ‘티타임’ 형식의 모임을 갖고 그의 전대출마를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는 소리가 들린다.

실제로 박완수·민경욱·추경호·김기선·박대출 의원 등 범친박으로 분류되는 6명의 의원이 황 전 총리 입당식을 가진 당일, 그의 당내 안착과 세 확산을 위한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자신은 한국당에 입당에 입당하면서 “누가 친박인지 비박인지 생각하지 않고 있고,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구시대 정치”라며 자신이 ‘친박 당권주자’로 분류되는 것에 대해 분명하게 선을 긋고 나섰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에게 짙게 드리워진 ‘친박’ 그림자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황 전 총리 스스로도 친박 행보를 점차 노골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민주당과 한국당이 각각 ‘친문 순혈주의’와 ‘친박 순혈주의’라는 폐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의문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제3지대 정당인 바른미래당이 내년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지난 총선에서도 ‘친문 민주당’과 ‘친박 한국당’에 식상 국민이 제3지대 정당인 국민의당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 정당 득표율은 원내 제 1당인 민주당보다도 높게 나온 바 있다.

제 3지대론을 추구해온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역시 "거대양당의 오만과 독선이 결국에는 분열로 발전하고, 이는 한국정치의 커다란 변화를 이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쩌면 내년 총선은 양당체제에서 기득권을 누려온 민주당과 한국당이라는 거대양당이 맞붙는 기존의 선거형태가 아니라,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해온 패권양당에 제3지대가 맞서는 새로운 구도의 선거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대한민국 주권자인 국민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 주기위해서라도 그런 구도의 선거가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제3지대 중심인물인 손학규 대표가 좀 더 적극적인 의지로 정계개편에 나설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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