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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동형’ 침묵하면, 국민 자격 없다
편집국장 고하승
   



연동형 비례대표제(정당득표율에 정비례하는 의석 배분 선거제도)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정치권에 이어 시민사회단체로 점차 확산되는 양상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의 단식으로 불붙은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논의가 정치권은 물론 시민사회단체와 학계로 확산되면서 이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도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이다.

실제로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3당에 이어 전국 580여개 전국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정치개혁 공동행동'은 최근 논평을 통해 "국회 불신 여론을 이용해 정치를 바꿀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날려버려선 안 된다"며 정치권을 향해 적극적인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했다. 

그런데 현재의 잘못된 ‘승자독식’ 선거제에서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여전히 미온적이다.

특히 민주당의 태도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민주당은 ‘한국식 연동형비례대표제’를 주장하고 있다.

과거 박정희 정권 당시 유신헌법을 만들면서 ‘한국형 민주주의’를 주장했던 것과 너무나 닮았다. 대체 ‘한국식 연동형비례대표제’라는 게 무엇인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종민 의원은 지난 16일 선거제도 관련 설명회를 갖고 △준연동제 (부분연동형제) △복합연동제 △보정연동제를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민주당이 주장하는 ‘한국식 연동형은 준영동제. 복합연동제, 보정연동제’를 의미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한국식 민주주의’에 ‘민주주의’라는 단어가 붙었으나 실제는 민주주의가 아니듯, 비록 ‘연동형’이라는 단어가 붙었지만 연동형이 아닌 것이다. 한마디로 ‘사이비 연동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선 ‘준연동제’는 정당 득표율에 따라 전체 의석수를 정하되 절반만 연동형 비례제를 적용하고 나머지 절반은 현행 비례대표 배분 방식을 유지하자는 것으로 ‘반족짜리 연동형’에 불과하다.

또 ‘복합연동제’는 지역구 후보자가 얻은 득표율과 정당투표 득표율을 합산한 비율로 전체 의석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무늬만 연동형’이다. 보정연동제는 정당득표율보다 많은 의석을 얻은 정당에서 초과된 의석을 차감해 득표율만큼 의석수를 배정받지 못한 정당에 배분하는 방식으로 순수 연동형과는 거리가 멀다.

결과적으로 민주당의 ‘한국식 연동형’이라는 건 민주당의 기득권을 조금이라도 더 유지하려는 꼼수에 비롯된 ‘변종 연동형’에 불과한 것이다.

민주당의 이 같은 태도는 마치 선거제도 개혁 논의를 점점 어렵게 만들어 국민들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지기를 바라는 것처럼 보인다. 

정치개혁을 촉구하는 정치개혁공동행동이 “선거법 개정을 안 할 수는 없고, 지금까지 누리던 기득권도 놓치기 싫으니 결국 원칙은 사라지고 꼼수에 가까운 안만 나오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한 것은 이 때문이다.

돈과 자원의 동원능력이 있는 거대 정당이나 지역 토호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중.대선거구제와 도농복합선거구제를 주장하면서 선거제 개혁을 발목잡고 있는 한국당의 태도는 더욱 한심하다.

과거 일본에서도 오랫동안 중대선거구제를 시행했지만 돈 선거, 파벌정치, 정치부패 등 각종 문제로 인해 폐기했는데, 우리가 그 일본의 실패했던 제도를 따라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니, 얼마나 역사인식이 부족하고 한심한 정당인지 기가 찰 노릇이다.

이대로 가만히 놔두면 우리 대한민국의 정치는 한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이제는 정치세력을 바꿔야 한다. 거대 패권정당의 적대적 공생관계를 끊어내기 위해서라도 국민이 민주당과 한국당을 압박하고,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차기 총선에서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반대하는 거대 양당의 후보들을 대상으로 낙천.낙선운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하는 것도 좋을 방법일 듯싶다.

내가 찍은 소중한 한 표가 의석수에 반영되지 못하고 그대로 쓰레기통에 처박히는 걸 알면서도 침묵한다면, 당신은 대한민국 주권자인 ‘국민’의 자격이 없는 것이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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