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황교안 저지 안간힘 쓰지만...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01-28 11: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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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2.27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유력한 당권주자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느닷없는 자격 논란 시비에 휘말렸다.

한국당 당헌ㆍ당규상 책임당원만이 전당대회에 출마할 수 있는데, 황 전 총리는 ‘입당비 3개월 납부’라는 책임당원 조건에 미달해 전대에 출마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 15일 한국당에 입당해 그동안 전당대회 준비를 계속해온 황 전 총리로서는 그야말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해 황 전 총리는 “당헌을 잘 살펴보면 답이 나와 있다. 문제될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국민 여론과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는 한국당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결정은 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아마도 정치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실제로 그런 사례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06년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자격문제에 걸렸었다. 그러나 당시 경쟁자였던 홍준표·맹형규 두 후보의 동의가 있었기 때문에 최고위원회 심의를 거쳐 출마할 수 있었고 결국 서울시장에 당선된 바 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그때와는 다르다. 경쟁자들이 모두 동의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다.

실제 이미 출사표를 던진 주호영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보수정당은 법치주의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당헌·당규는 당의 헌법·법률과 같다"며 "당헌·당규를 준수해야 시비가 없어진다. 편법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반대했고, 심재철 의원도 성명을 통해 "당헌·당규는 모두가 동일하게 적용받도록 만들어진 규정인데 사람마다 차별적으로 적용한다면 그야말로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06년 서울시장 후보 경선 때와 달리 지금은 엄연히 경쟁자들이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복당파가 내세운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끄는 당 지도부가 노골적으로 견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복당파 김용태 한국당 사무총장은 지난 25일 “당원 규정 제2조 2항에 의거해 오 전 시장, 황 전 총리는 책임당원이 아닌 상태”라며 “오 전 시장의 경우는 2월 10일 당비를 납부하면 3개월 당비납부 이행으로 책임당원 자격이 부여되지만 황 전 총리의 경우 책임당원 자격을 가지려면 선관위가 비상대책위원회에 요청하고 심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마디로 황교안, 오세훈 두 사람 모두 지금 당장은 자격이 안 되지만, 오 전 시장은 다음 달 10일이면 자동적으로 자격이 회복되는 반면 황 전 총리는 그때까지도 자격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특히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정현호 비대위원은 “의무를 다하지 않고도 권리가 발생하는 자유민주주의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한국당 내 청년들은 당헌·당규에 따라 활동범위가 제약되는데, 기성 정치인과 영향력 있는 사람들에게는 왜 이리 관대한가”라며 황 전 총리의 전대출마 ‘불가’ 입장을 피력했다.

심지어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당헌·당규의 법리 해석에 의견이 나뉘는데 그 부분은 법리로서 따질 문제이지 가치 논쟁할 부분이 아닌 것으로서 당 선거관리위원회나 유권해석의 권한을 가진 상임전국위, 비대위가 여러모로 고민해야 한다"면서 "이 당헌·당규를 가볍게 여기고 지키지 않아도 되는 형식주의적 논리로 치부해도 된다는 얘기를 비대위원장으로서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즉,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법리적 문제인 만큼 법리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리적’으로만 따질 경우, 황 전 총리는 출마 자격이 없다.

결국 복당파가 중심이 된 비대위가 직접 나서서 황 전 총리의 출마를 저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복당파가 황 전 총리의 출마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미 친박계는 원내대표 경선 당시에 나경원 의원을 지원해 ‘꼭두각시 원내대표’를 만들어낸 저력이 있다. 그 힘을 바탕으로 황교안 전 총리를 당 대표로 만드는 건 ‘식은 죽 먹기’다. 한국당은 이미 ‘도로 친박당’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그걸 복당파만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정말 한심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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