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풍’에 복당파는 풍전등화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01-29 14: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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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를 앞두고 홍준표 전 대표는 29일 '도로 친박당'이 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며, 당을 거듭나게 하겠다고 강한 출마의지를 피력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이 당이 다시 도로 탄핵당, 국정농단당, 친박당, 특권당, 병역 비리당으로 회귀하게 방치 하는 것은 당과 한국 보수‧우파 세력에게 죄를 짓는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가장 강력한 당권주자인 황교안 전 총리를 겨냥한 것이다.

한마디로 황 전 총리가 당 대표에 당선되면 한국당이 다시 예전 새누리당처럼 '도로 친박당'이 되기 때문에 자신이 직접 출마해 그걸 막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홍 전 대표의 개인적인 희망사항으로 실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지난해 12월 원내대표 경선에서 결집한 친박계가 나경원 의원을 당선 시킬 때만해도 ‘친박풍’은 한낱 ‘찻잔 속의 태풍’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으나, 이제는 한국당을 강타하는 ‘태풍의 눈’이 되어 그 위세가 실로 대단하다.

상대적으로 당내 비박계와 복당파의 입지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 특히 복당파는 바람 앞의 촛불처럼 위태롭다.

최근 한국당 경남도당과 대구시당이 각각 조해진 전 의원과 류성걸 전 의원에 대한 복당 불허 결정을 내린 것이 그 단적인 사례다. 이들 모두 바른미래당 출신으로 ‘괘씸죄’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비박ㆍ복당파가 황 전 총리의 전대 출마자격 논란에 불을 붙였다는 말이 나오면서 친박계가 ‘빠드득’ 이를 갈고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김무성, 김성태, 김용태, 이재학 등 가까스로 복당에 성공한 사람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물론 황 전 총리는 매번 통합을 강조하고 있지만, 그를 지지하는 친박계 상당수는 비박ㆍ복당파에게 반발심을 갖고 있다. 따라서 복당파는 황 전 총리가 당 대표가 될 경우에 자신에게 닥칠 보복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는 딱한 처지가 됐다.

이미 그런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당사에서 열린 황 전 총리의 출마식은 대선 유세현장을 방불케할 만큼 지지자들로 북적였다. 친박계를 중심으로 한 황 전 총리의 지지자가 집결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출마자격 논란이 되레 친박계를 결집하는 모양새가 되고 만 것이다.

황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고 있는 태극기 부대에 공을 들였다.

그는 태극기부대가 ‘탄핵 7적에 대한 입장정리 없인 통합이 힘들다’고 말하고 있는데 대해 "태극기세력은 우리나라를 여기까지 오도록 헌신하고 봉사하신 귀한 분들"이라고 높이 평가하면서 "그런 분들과 함께 가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극기부대가 지목하는 '탄핵 7적'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동조한 김무성ㆍ유승민ㆍ정진석ㆍ김성태ㆍ권성동ㆍ이혜훈ㆍ하태경 의원 등이다.

황 전 총리가 태극기부대의 손을 들어주었다는 건 결과적으로 이들을 당내에서 정리하겠다는 완곡한 표현일 것이다. 이들 가운데 4명이 현재 한국당 복당에 성공한 사람들이다. 바로 그들의 운명이 풍전등화인 것이다. 그 여파는 다른 복당파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친박계 당권주자인 김진태 의원도 “유승민,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같은 분들 받아봐야 아무 도움이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문제는 이런 상황임에도 비박ㆍ복당파 중 황 전 총리 대세론에 맞설 대항마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출마를 저울질하던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김무성 전 대표는 결국 불출마를 선언하고 말았다. 이에 따라 비박ㆍ복당파는 인지도가 높은 오세훈 전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정작 오 전 시장은 연일 “계파에 기대 전당대회를 치를 생각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최근 초청받은 복당파 모임에도 나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복당파 주호영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지만, 인지도가 취약해 당선 가능성을 기대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어쩌면 오는 2월 27일이 금배지를 위해 양지를 찾아간 복당파에게 사형이 선고되는 ‘심판의 날’이 될지도 모른다. 안타깝지만 그게 냉혹한 정치세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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