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재판불복 선언’...왜?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01-31 12: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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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더불어민주당이 31일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해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한 성창호 부장판사를 ‘양승태 사단’으로 규정하고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김 지사에 대한 판결은 "양승태 적폐 사단이 조직적 저항을 벌이는 것"이라는 이상한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헌법의 ‘국민주권’ 조항을 거론하며 "제압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심지어 민주당은 ‘사법농단 세력 및 적폐청산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판결을 내린 재판부 등을 ‘사법 적폐 세력’으로 규정하고 탄핵 등 청산작업을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했다.

3권 분립에 의해 독립된 사법부 판결을 두고 정치권력이 사실상 ‘재판불복’을 선언하며 총공세에 나선 셈이다.

실제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회의에서 "사법농단 실체가 드러나자 여전히 사법부 요직을 장악하고 있는 ‘양승태(전 대법원장) 적폐 사단’이 조직적 저항을 벌이고 있다"며 "전날 김 지사 1심 판결은 그 연장선상에서 봐야 한다. 법과 양심에 따라야 할 판결이 보신과 보복의 수단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경고 한다"면서 "문재인 정부는 헌법 1조 2항에 의해 국민이 만들어낸 정부다. 불순한 동기와 정치적 이익에 의해 이 정부 흔들지 말기 바란다. 그런 시도는 국민에 의해 또다시 탄핵 당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민주당이 이처럼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문재인 정부 탄생의 정치적 정통성을 건드린 이번 판결이 여권 세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제왕적대통령제 하에서 야당이 아닌 여당이, 그것도 집권 3년 차에 사법부를 공개 비난하는 건 상식적이지 않다.

더구나 김명수 대법원장도, 허익범 특별검사도 모두 문 대통령이 임명한 것 아닌가.

그런데도 단지 재판을 담당한 성창호 부장판사가 사법농단 혐의로 구속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비서실에서 근무했던 인연을 이유로 ‘보복성 판결’ 의혹을 제기하는 민주당의 태도는 옳지 않다. 그런 모습은 삼권분립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비춰질 여지가 다분하다.

양승태 원장 재직기간이 6년이고 그에게 임명장을 받은 사람만 1년에 100명이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들 모두가 적폐 판사란 말인가?

민주당의 주장은 억지다.

오죽하면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사법부 판단을 두고 여당이 법관을 탄핵하겠다고 하는 것은 삼권분립에 대한 정면도전”이라며 “자신들 구미에 맞지 않는다고 불리한 판결이 나오면 다 적폐라고 하는데, 민주당의 논리면 입법부ㆍ사법부ㆍ행정부 모두 자신과 같은 사람으로 채워서 독점하겠다는 것인데 그게 독재”라고 일갈했겠는가.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국정을 책임져야 할 여당에서 사법부를 흔들고 판결을 부정하려는 발언을 일삼는 것에 대해 입법부 일원으로 매우 유감”이라며 “민주당은 법원의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국민에 사과하고 책임을 져야한다”고 지적했다.

김경수 지사가 저지른 댓글조작행위는 민주주의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하는 심각한 범죄다. 그걸 단죄하는 것은 사법부의 당연한 역할이다. 사법부가 대통령 핵심 측근이라고 해서 그런 범죄행위를 처벌하지 않는다면 그거야말로 적폐 중의 적폐 아니겠는가.

말이야 바른 말이지 김경수 지사의 재판에 정치적 해석이 개입할 여지가 어디에 있는가.

그동안 언론에 보도된 것만 해도 김 지사가 댓글조작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객관적 자료는 차고도 넘칠 정도다. 판사가 그런 객관적 사실을 두고도 그런 일이 없다고 거짓 판결을 해주어야만 적폐가 아닌 것인가?

성 부장판사는 선고문에서 킹크랩의 네이버 로그기록, 온라인 정보보고가 오간 텔레그램 메시지, 기사 URL을 김 지사의 공모 혐의를 입증하는 3대 증거로 적시했다.

성 판사가 그런 증거들을 조작해 내기라도 했다는 말인가. 아니라면 민주당은 ‘재판불복’을 선언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김경수 지사의 범죄행위에 따른 최대수혜자인 만큼, 이에 대한 분명한 입장 표명이 따라야 할 것이다.

불구속 기조를 이어오던 법원이 법정구속을 한 것에 대해서는 비판이 가능하겠지만, 단지 양승태 원장과의 인연을 부각하면서 복수를 위해서 재판을 했다는 민주당의 주장은 집권당의 책임 있는 모습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 부디 이성을 찾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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