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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의 쓴소리
편집국장 고하승
   



권영진 대구시장이 10일 작심한 듯 "당 돌아가는 꼴 보니 가슴 터질 것 같다"며 소속 정당인 자유한국당을 향해 쓴소리 했다.

오죽하면 그랬을까 싶다.

권 시장은 어제 저녁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황당한 웰빙단식, 국민 가슴에 대못박는 5.18관련 망언, 당내 정치가 실종된 불통 전당대회 강행, 꼴불견 줄서기에다 철지난 박심 논란까지"라며 "제발 정신 좀 차리자"고 일갈했다.

앞서 한국당은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임명을 강행하자 의원들에게 하루 5시간30분씩 릴레이 단식을 제안했다가 '웰빙단식', '투쟁 아닌 투정' 등 온갖 비아냥거림과 조롱을 받은 바 있다.

당시 문정선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한국인들의 평균 식사 간격은 5시간에서 6시간 사이고 더 정확하게 하자면 5시간 30분 릴레이 단식이 아니라 5시간 30분 딜레이 식사”라고 촌평하기도 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지난 8일 김진태·이종명 의원이 국회에서 주최한 '5.18 진상규명 공청회'에서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고 심지어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영웅이라고 칭했다는 사실이다. 

실제 이종명 의원은 "5.18이 폭동이라고 했는데 민주화운동으로 변질됐다"고 주장했고, 김순례 의원은 "종북좌파들이 5.18 유공자라는 괴물집단을 만들어내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망언(妄言)’이다.

이로 인해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실제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은 한국당 소속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 의원에 대한 국회 윤리 특위 제소와 출당 조치 등을 위한 공조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그런데 한국당의 볼썽사나운 모습은 이게 전부가 아니다.

한국당은 오는 2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대표 후보 6명이 전대일정 2주 이상 연기를 요구하며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보이콧을 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당 선관위는 전당대회를 예정대로 실시할 것이란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국당 박관용 선관위원장은 이날 국회 전체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결정을 두 번 하는 경우는 없다”면서 “전당대회 보이콧을 하는 것은 그 사람들의 사정이지 우리와 관계없다”고 선을 그었다. 

결국 홍준표 전 대표는 선관위 회의 직후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유감”이라며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고 말았다. 만일 다른 당권주자들도 ‘불출마대열’에 합류한다면, 이번 전당대회는 ‘황교안 추대대회’가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럼에도 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아무런 중재 노력을 하려 들지 않는다. 무능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변인 격인 유영하 변호사의 입을 통해 불거진, 친박-배박 논란도 꼴사납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자신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홀대했다는 주장에 대해 특검수사 연기를 막았다고 주장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쯤 되면 권영진 시장이 "지지율이 좀 오른다고 하니 오만, 불통, 분열의 고질병이 재발한 것인가"라며 "도대체 왜들 이러나?"고 한탄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권 시장은 끝으로 "갈 길은 아직도 멀고 걸음은 더딘데 눈앞에는 첩첩산중"이라며 "제발 정신들 좀 차리자"라고 당부했다.

그런데 한국당이 과연 권 시장의 이런 당부를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지금 한국당 지지율이 ‘박스권’이라는 25%대를 넘어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한국당 자력으로 얻은 성과가 아니라 순전히 문재인정부와 집권여당의 잘못에 기인한 ‘반사이익’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제 그런 반사이익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그동안 유승민 계의 탈당설 등으로 인해 ‘소멸’ 가능성까지 제기됐던 바른미래당이 지난 연찬회를 계기로 결집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못해 한국당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의 표심이 대거 바른미래당으로 이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권영진 시장의 쓴소리는 이에 대한 경종이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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