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전대, ‘3강구도’?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02-14 13: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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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최근 언론인 출신 선배들과 자리를 함께 한 일이 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가운데 어느새 화제는 여의도 정가로 옮아갔다. 그 가운데서도 2.27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자유한국당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대부분은 공영방송 제작본부장이나 편성국장 및 소위 말하는 ‘메이저’급 신문의 편집국장과 논설위원 출신들인 만큼, 지극히 상식적인 전망과 관측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의외의 결과를 예상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지금까지의 한국당 전대 판세는 누가 뭐래도 ‘황교안 대세론’이다. 홍준표 전 대표가 전대일정 연기를 요구하다가 그를 빌미로 전대불출마를 선언한 배경에는 ‘황교안 대세론’이 자리 잡고 있었다는 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홍준표 전 대표의 핵심 측근으로 경선캠프를 진두지휘할 것으로 알려졌던 모 의원이 모든 정보를 가지고 대세론 주자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 쪽으로 가버렸다는 소문이 정가에 파다하다.

당시만 해도 경선은 사실상 형식적이고 전당대회는 ‘황교안 추대대회’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요즘 당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보이콧을 취소하고 전대 대열에 합류한 것이 황교안 대세론을 흔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번에 후보등록 보이콧을 선언했던 6명의 주자 중 홍준표 전 대표와 심재철 정우택 주호영 안상수 의원이 불출마를 결정하면서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오 후보로 단일화한 모양새가 연출됐으며, 그것이 오 후보에게 힘이 실리는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중반 판세는 황교안-오세훈 ’양강구도’로 급속하게 재편된 것이 사실이다.

오 후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번 전당대회는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끄는 당의 간판 주자를 누구로 할 것이냐는 선택”이라며 ‘총선 승리’ ‘정권 탈환’을 강조하는 등 자신감을 보이는 것은 이런 당내 분위기 변화를 감지한 때문일 것이다.

여기까지는 보통의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을 표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런데 황교안-오세훈 양강구도에 김진태 의원을 포함시켜 ‘3강구도’를 예상하는 선배들이 있었다.

이른바 ‘태극기부대’의 아이돌로 불리는 김 의원이 극성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강성 우파의 지원을 받아 선전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게 이유다.

아마도 김 의원이 전날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문재인-김정숙 특검법을 곧 발의하겠다”고 밝히는가하면, 이날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자체가 여론조작으로, 대선 무효라는 입장을 재차 내비치는 등 강성 발언을 잇달아 쏟아내는 것은 다분히 그런 표심을 의식한 때문일 것이다.

만일 그렇게 해서 김 의원이 전대에서 승리하거나. 혹여 2등이라도 하게 되면 우리나라 정치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걱정이 태산이다.

선명성을 앞세운 김 의원의 이념 공략이 그동안 황교안-오세훈 ‘양강구도’로 진행됐던 전대 판도를 바꾸는 의외의 변수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그로 인해 국민은 이념에 따라 ‘편 가르기’를 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오죽하면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사)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가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과거 수구적인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확인되면 반드시 아버님의 사진은 그곳에서 내려주길 바란다”고 당부했을까?

김 이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작금의 한국당 행태를 보면 박근혜정권 탄핵을 통해 처절한 반성과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도 시원찮을 판에 다시 과거 군사독재 향수를 잊지못해 회귀하려는 불순한 움직임이 여기저기 감지된다”며 “수구반동적인 집단속에 개혁보수의 상징인 김영삼대통령의 사진이 그곳에 걸려있다는 자체가 도저히 어울릴 수 없는 빙탄지간(氷炭之間‧둘이 서로 이치에 어긋남)”이라고 지적했다.

어쩌면 그게 오늘의 한국당 모습이자, 한국당의 본질일지도 모른다.

이제 더 이상 ‘진보’니 ‘보수’니 하면서 국민갈등을 부채질 하는 정치인들이 나와서는 안 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라는 양극단의 정치세력에 염증을 느낀 국민이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이라는 제3의 정당에 표를 몰아주었던 것처럼, 내년 총선에서도 그런 일이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이상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한국당을 보니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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