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복당파의 ‘몸 사리기’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02-17 11: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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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 판세가 당초 ‘황교안 대세론’에서 황교안-오세훈 ‘양강구도’로 전환되는가 싶더니 급기야 강성 김진태 후보까지 가세한 ‘3파전’으로 진행되는 모양새다. 그 누구도 쉽게 당선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실 누가 당 대표가 되든지 상관할 바는 아니겠으나. 과연 이런 전당대회의 분위기가 바람직한 것인지 의문이다.

이번에 선출되는 당 대표가 내년 총선 공천권을 쥐는 것은 물론, 총선을 승리로 이끌 경우 명실 공히 '대권 주자'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게 될 것이다. 누가 당 대표로 선출되느냐에 따라 당의 정체성과 정책방향 등이 달라지는 것이다.

전대 레이스 초반인 현재 황교안 후보가 앞선 상태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하지만 오세훈 후보의 추격세가 만만치 않아 양강 구도가 전대 전체를 관통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문제는 김진태 후보의 상승세 또한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친박 후보 2 대 비박 후보 1의 싸움이다. 아무리 비박계가 몰락했다고 하더라도 결집하기만 하면 오세훈 후보로서는 충분히 승산 있는 싸움이다. 그런데 그게 잘 안 되는 것 같다.

당내 최대 계파인 친박(친박근혜)계는 이미 황교안 후보를 중심으로 빠르게 결집하는 모양새다. 황 후보가 탄핵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을 홀대했다는 '배박'(박근혜를 배신했다) 논란으로 대구·경북(TK) 등 영남권에서 '황교안 대세론'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한때 제기됐지만, 결정타가 되지는 못했다.

최근에는 친박계 초·재선 의원 10여명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황 후보 지지에 나서는 등 친박계가 황 후보 뒤로 줄을 서기 시작했다.

반면 '추격자' 입장인 오세훈 후보는 비박(비박근혜)계 및 복당파 결집을 통한 '반황'(반황교안) 전선 구축으로 판세 뒤집기를 노리고 있으나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당권 후보 3명 중 개혁보수 성향의 유일한 비박 후보인 오 후보는 출마선언은 물론 지난 14일 합동연설회에서 '박근혜 극복론'을 거듭 제기하며 친박의 지원을 받는 황 후보와 차별화에 나섰지만 아직까지는 힘이 실리지 않는 분위기다.

비박계의 좌장인 김무성 의원 등이 여전히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는 탓이다. 물론 지난해 12월 원내대표 선거 이후 비박계의 구심력이 크게 약화한 상황에서 오 후보가 탈계파 원칙을 내세워 적극적으로 지원을 요청하지 않는 것도 비박계의 결속력을 약화하는 원인일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오세훈 역전극'에 회의를 품은 일부 비박계 의원들이 황 후보에 줄을 서며 각자도생의 길을 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김진태 후보가 '다크호스'로 부상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김 후보가 두 경쟁자보다 약세인 것은 확실하지만, 김 후보를 미는 고정 지지층과 '태극기 부대'를 고려할 때 득표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5·18 망언' 논란을 거치며 태극기 부대의 결집력이 더 강해지면서 김 후보가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 14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는 김 후보에 대한 열띤 응원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만일 김진태 후보가 당선되거나 황교안 후보가 당선되고 김진태 후보가 2위, 오세훈 후보가 3위로 밀려난다면, 한국당은 어떻게 될까?

거기엔 더 이상 복당파들이 설 자리가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대한애국당’ 느낌의 극우 세력들이 득세하는 정당에서 오세훈 전 시장 등 복당파가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을 치겠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더욱 초라해질 뿐이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전대기간 중에라도 비박계는 ‘몸 사리기’를 할 것이라 아니라 오 후보 쪽으로 힘을 결집할 필요가 있다. 전대 결과가 한국당의 운명은 물론 복당파의 정치생명을 좌우할 것이기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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