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全大, ‘탄핵' 판도라 상자 열렸다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02-20 15: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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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한마디로 ‘탄핵 판도라 상자’가 열린 것이다.

황교안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주장한 반면 오세훈 후보는 “이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황 후보는 19일 TV조선 주최로 70분간 진행된 당 대표 후보 토론회에 출연, ‘O·X로 풀어보는 정치현안’ 순서 중 ‘탄핵은 어쩔 수 없었다’란 질문에 ‘X’ 팻말을 들고 “절차적 문제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객관적인 진실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황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이 돈 한 푼 받지 않았다”며 “그런 상황에 탄핵이 타당한지 동의할 수 없다”고 거듭 밝혔다. 이어 “법원에서 사법절차가 진행되는 중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있었다”며 “객관적 진실이 명확하지 않은데, 정치적 책임을 묻는다고 쉽게 탄핵을 결정한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반면 ‘O’ 팻말을 든 오세훈 후보는 “이미 헌법재판소 판결을 통해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이유가 밝혀졌다”며 “본인(박 전 대통령)이 직접 금전을 취득하지는 않았지만, 최순실이 2개 스포츠 재단을 통해 개인적 이득을 취한 것을 (국민이) 봤다”고 반박했다. 이어 “(탄핵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한국당이 견지해야 내년 총선에서 중도 층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보수층은 박 전 대통령을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헌법재판소 결정을 부인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황 후보는 본인이 원하든 않든 탄핵 대통령에 대한 공동책임을 져야 한다”며 ”제1야당 대표가 과거 행보를 가지고 퇴행적인 논란에 휩싸이면 어떻게 미래 정당을 만들 수 있겠냐”고 비판했다.

그동안 ‘쉬쉬’하면서 그냥 적당히 덮고 넘기려던 탄핵 문제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터져 나온 것이다.

따라서 이 문제는 전대이후에 어떤 형태로든 매듭을 지을 수밖에 없다.

예전에 한국당 홍문종 의원이 주장했던 ‘탄핵백서’가 만들어질지도 모른다. 물론 그 내용과 방향은 누가 당 대포로 선출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만일 ‘탄핵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주장한 황교안 후보당 당 대표로 선출되면, 탄핵을 찬성하며 당을 뛰쳐나갔던 오세훈 후보는 물론 김무성, 김성태 의원과 김용태 사무총장 등 복당파 인사들은 당내에서 ‘천하의 역적’으로 낙인찍히게 된다.

반대로 탄핵불가피론을 주장한 오세훈 후보가 당 대표로 선출되면, 탄핵을 반대하던 세력은 몰락하게 될 것이고, 태극기부대와 같은 우경화 세력도 당을 떠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현재 한국당의 분위기를 보면 ‘우경화’가 대세다.

실제 오세훈 후보는 탄핵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황 전 총리에게 "대표가 되면 우리 당은 탄핵을 인정하지 않는 당이 된다"고 비판했지만, 오 전 시장의 이 같은 목소리는 당내에서 크게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탄핵에 찬성했던 복당파가 날이 갈수록 힘이 빠지고 있는 탓이다. 당 안팎에서는 바른정당 계열의 ‘복당은 투항’으로 해석하고 있다. 복당파가 구심점을 잃어버린 것도 오 후보에게는 악재다.

한때 복당파의 좌장 격이었던 김무성 의원은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서 측근 김학용 의원을 지원했으나 잔류파의 지원을 받은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완패한 뒤 무기력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탄핵을 찬성했던 오세훈 후보가 당대표로 선출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잘 모르겠다. 다만 분명한 것은 한국당은 날이 갈수록 ‘우경화’가 심해질 것이고, 결국 복당파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각자도생의 길을 모색하게 될 것이란 점이다.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이 20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죽하면 분당하고 나와서 새롭게 정당을 만들었겠느냐”고 말한 것도 충분이 이해된다.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에서 원조 소장파로 불리던 정 의원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김무성 오세훈 등과 함께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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