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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전대, 2위는 누가?
편집국장 고하승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는 초반부터 ‘황교안 대세론’ 속에서 진행됐다. 당 안팎에선 공공연하게  '어당황(어차피 당대표는 황교안)'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런 ‘대세론’은 더욱 굳건해지는 모양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관심사는 ‘누가 2등을 하느냐’하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정말, 누가 2등을 할까?

한동안 황교안-오세훈 후보의 ‘양강구도’를 예상했던 언론들도 이제는 ‘오세훈 2등’을 장담하지 못할 정도로 김진태 후보가 선전하고 있다.

실제로 김진태 후보의 약진이 심상치 않다. 리얼미터가 전국 19세 이상 한국당 지지층 710명을 대상으로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실시해 24일 발표한 당대표 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7%포인트) 황교안 후보가 60.7%로 1위에 올랐다. 이어 당초 최약체로 평가되던 김진태 후보가 17.3%로 2위를 차지했다. 오세훈 후보는 15.4%로 3위에 그쳤다. 비록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김 후보가 앞섰다는 건 의외라는 평가다.

한국당 지도부는 당원투표(70% 반영)와 일반국민 여론조사(30% 반영)를 합산해 뽑는다는 점에서 김진태 후보가 2등을 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설사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가 김 후보를 앞서더라도 30%밖에 반영이 안 되기 때문에 격차가 크지 않다면 오 후보는 3위로 밀려날 수도 있다. 김진태 후보는 이른바 ‘태극기부대’라는 강성 우파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런데 당권주자인 김진태 후보만 선전하고 있는 게 아니다. 

역시 ‘태극기부대’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김순례 최고위원 후보와 김준교 청년최고위원후보도 모두 당선권에 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마디로 한국당 차기 지도부는 퇴행적 지도부가 들어설 수도 있다는 뜻이다.

보수진영 차기 대선주자 1순위로 꼽히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전격 입당할 당시만 해도 한국당 전당대회에 거는 국민의 기대는 매우 컸다. 하지만 그는 “탄핵 절차적 하자”, “태블릿PC 조작” 발언 등으로 국민에게 실망감만 안겨줬다.

이른바 태극기부대를 의식한 탓이다. 실제로 합동연설회장은 태극기부대가 장악했고, 당권주자들은 그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나마 그들에게서 비교적 자유로운 후보가 오세훈 후보였는데, 그러면 그럴수록 당선권에서 점차 멀어질 뿐이다. 급기야 3등 후보가 될지도 모른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23일부터 이틀에 걸쳐 진행된 전당대회 모바일ㆍ현장 투표의 투표율은 24.58%로 전체 유권자 36만9952명 중 9만943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지난 2017년에 열렸던 직전 전당대회 투표수(5만5272명)와 비교하면 2배 가까이 투표수가 늘었지만, 그간 당의 책임당원 수가 크게 늘면서 투표율은 오히려 0.66%p 하락했다. 애초 ‘컨벤션 효과’로 높은 투표율이 예상됐지만, 투표율이 지난 선거에 못 미칠 만큼 저조했다. 투표율이 낮다는 건 태극기부대 등 적극적인 투표 세력의 의사가 과다하게 반영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당연히 오 후보에게는 불리한 상황인 것이다.

물론 일차적으로는 탄핵을 찬성하며 당을 뛰쳐나갔다가 탄핵 반대당, 즉 탄핵 반대세력이 주류인 자유한국당에 다시 들어간 오 후보에게 그 책임이 있다. 그런 당에서 당 대표가 되겠다는 생각자체가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과연, 이런 한국당의 모습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의문이다.

태극기부대 등 강성 당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당권주자들의 ‘강성’ 경쟁이 자칫 우리나라를 ‘진보-보수’라는 퇴행적인 이념갈등의 시대로 몰아넣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번 전대를 통해 한국당의 주류는 여전히 박정희 패러다임의 영향력 아래 머물러 있다는 게 증명될 것 같다. 그러면 YS의 정신을 이어받은 중도보수 성향의 한국당 인사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그건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번 전대에서 김진태 후보가 2등을 하느냐, 아니면 오세훈 후보가 2등을 하느냐에 따라 한국당의 정체성은 보다 분명해질 것이고, 당의 주류세력도 결정될 것이란 점이다.

예상컨대 아무래도 한국당 주류는 태극기부대가 될 것이고, 그 누구도 그들의 뜻을 거스르기는 어려울 것이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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