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사회에 필요한 의료시설을 고려한 주택 공급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19-03-06 11: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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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연 한국정책능력진흥원 연구위원
▲ 조남연 연구위원


UN에서는 65세 이상을 노인이라 정의하고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의 7%을 넘으면 고령화 사회(高齡化社會; Aging Society)로, 14%을 넘으면 고령 사회(高齡社會; Aged Society) 그리고 20%을 넘으면 초고령 사회(超高齡社會; Super Aged Society)로 분류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 65세 이상 인구가 7%를 넘어서면서 고령화 사회가 된 이래 예상보다 1년 빠르게 2017년 8월에 고령 사회가 되었는데, 이는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 사회가 되는데 17년 걸린 것으로 프랑스가 115년, 미국은 72년, 독일의 40년 그리고 지금까지 가장 빨랐던 일본의 24년보다도 훨씬 빠르게 진행된 것이다.

이러한 추세는 계속 이어져 2025년경 초고령 사회가 될 것으로 보이며, 2055년경에는 그 비율이 40%를 넘을 것으로 보여 전체 인구에서 거의 절반 정도를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사회의 젊고 늙음을 나타내는 0-14세 인구에 대한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인 고령화지수(高齡化指數)는 2010년에 68.4%였으나, 2020년에 119.1%, 2030년에 193.0%, 2040년에는 288.6%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여 우리나라가 빠르게 고령화로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빠른 고령화는 저 출산이나 무 출산율과 함께 증가된 의학지식과 보다 향상된 위생의 결과이다.

우리는 젊었을 때 나이가 들면 전원(田園)에 가서 살고 싶은 욕망을 한 번씩 갖곤 한다. 그러나 이러한 것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문제가 있다. 필자가 2017년 10월 학술지‘인문사회21’에 투고한 연구논문‘노인복지주택 입주예정자와 거주자의 입주 선호요인 비교분석’에서 건강과 의료 서비스시설이 거주자가 노인복지주택에서 계속 생활하는데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어 고령자에게 있어 의료시설의 중요성이 입증(立證)되었다.

또한 동년(同年) 12월 동(同) 학술지에 투고한 연구논문‘노인복지주택 수요자의 입주 선호특성 비교연구’에서 노인복지주택(老人福祉住宅)의 경우 도심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면 선호도(選好度)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들이 좋아하는 거주지역은 도시근교이며, 연고가 있는 현재 살고 있는 지역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되어 나이가 들어 전원에 가서 살고 싶은 생각은 하나의 로망(Roman)임이 드러났다.

우리나라도 주택난 때문에 신도시를 많이 건설하였지만, 일본의 경우도 주택난이 심했던 시절, 1962년에 오사카 부근에 천리(千里)신도시와 1971년 도쿄 부근에 다마(多摩)신도시 등 대도시 근교에 신도시를 많이 만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적지 않은 인구가 다시 대도시로 회귀(回歸)하면서 신도시의 공동화(空洞化)를 초래하여, 신도시(新都市)가 아닌 구도시(舊都市)가 되어버렸다.

이는 일본의 신도시 대부분이 자족기능(自足機能)을 갖추지 못한 것과 대도시 주택가격이 하락한 것도 원인이 있겠지만 신도시의 의료시설에 만족하지 못한 노인 인구가 의료시설이 밀집되어 있는 대도시나 노인시설(老人施設)로 이동한 것도 하나의 원인이 되었다. 의료시설 문제가 고령자들의 대도시로의 회귀를 불러온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환자들이 선호하는 규모가 큰 (상급)종합병원은 대도시에 몰려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2018년 8월 발표한 자료에서 전국 500병상 이상 (상급)종합병원 92개소가 분포하고 있는 지역을 살펴보면 서울에 22개(24.9%), 부산, 대구, 인천, 대전, 광주, 울산 등 6대 광역시에 26개(28.3%), 분당, 일산 등 신도시에 7개(7.6%) 등 60.8%가 서울 등 대도시와 신도시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 사회를 맞이하였고 초고령 사회를 목전(目前)에 두고 있는 시점의 주택공급에서 가장 깊이 있게 접근해야 할 부분은 의료시설이다. 이와 관련하여 향후(向後)의 주택공급과 개선점(改善點)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제언(提言)을 하고자 한다.

첫째, 주택공급은 양적(量的)접근보다 질적(質的)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15세에서 64세에 해당하는 생산가능인구(生産可能人口)가 2017년을 정점으로 향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게 되며, 노인 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으므로 주택공급에서 의료시설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 미국 등 복지선진국(福祉先進國)과 같이 의료시설이 잘 갖추어진 노인복지주택의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노인복지주택은 도심지는 너무 고가(高價)이며, 전원지역(田園地域)은 너무 멀리 있어 공급에 한계가 있으므로 도시근교의 국공유지나 공공용지를 활용하여 노인복지주택을 건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렇게 되면 주택과 의료문제가 해결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우리보다 앞서 고령 사회가 되었으며, 2006년에 이미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 일본의 신도시에서 의료시설(醫療施設)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여 고령자들이 대도시로 회귀(回歸)한 사례를 거울삼아 향후 신도시를 건설할 때에는 노인들이 만족스러워 할 정도의 의료시설을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까지 주택공급 과정에서 의료시설을 전혀 고려(考慮)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인구구조(人口構造)가 급변하고 있으므로 향후 이를 충분히 고려하여 주택을 공급할 필요가 있다.

셋째, 노인들이 가장 선호(選好)하는 거주지역은 연고(緣故)가 있는 현재 살고 있는 지역으로 분석되었으므로 이미 건설된 기존의 중소도시(中小都市)에 만족스러운 의료시설을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비용 문제 등으로 어려운 문제점이 야기(惹起) 될 수 있으나 만족스러운 의료시설(醫療施設)이 주변에 있으면 노인들이 의료시설 때문에 대도시에 거주할 필요성은 크게 낮아질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지나치게 대도시 중심으로 인구가 집중되는 것과 주택 부족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소(解消)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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