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사회에 부합하는 노인복지주택 운영방안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19-04-02 09:4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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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남연 연구위원
조남연 한국정책능력진흥원 연구위원

노인복지주택은 '노인복지법' 제31조에 의한 노인복지시설의 하나로 주로 실버산업의 대상 분야 중 주거관련분야를 중심으로 하되 노인복지정책의 목표가 구현될 수 있도록 기능이나 시설이 복합적으로 수용될 수 있어야 한다.

노인들을 위한 주거시설의 명칭은 명확하게 정의된 것이 없어 그 개념상 혼란의 여지가 있다. 대체로 실버타운이 노인복지주택과 동일하거나 약간 넓은 개념으로 볼 수 있고, 양로시설 중 유료시설이 노인복지주택과 유사하며, 이 밖에 노인공동생활가정이 있다.

2018년 보건복지부의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노인복지주택은 2017년 12월말 현재 전국에 33개소(입소정원: 5,104세대)가 있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이는 2011년 12월말 기준 24개소(입소정원: 4,231세대)에 비해 6년 동안 개소에서는 9개, 입소정원으로는 873세대가 증가한 것에 불과하여 우리나라는 노인복지주택의 공급이 거의 정체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노인복지주택이 노인주거와 관련하여 「노인복지법」에서 새로운 개념으로 포함이 된지 30년이 되었지만 사회적 인식의 부족과 수요자들의 입주선호요인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공급자 위주로 패키지(Package)화 되어 있었기 때문에 입주 노인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공급이 만족스럽게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지금까지 드러난 노인복지주택에서의 문제점과 이에 대한 해결책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사회적으로 노인복지주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다. 혐오시설로 보아 주변에 들어오는 것을 기피한다든가, 노부모가 노인복지주택에 입주하게 되면 자녀들이 불명예스러워하며 노부모들은 자식들로부터 버림을 받았다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녀들은 사회적 체면과 주변 사람들의 시선으로 인해 훌륭한 노인복지주택이 있어도 부모님들을 입주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노인들이 노인복지주택에 입소하여 생활하는 것이 국민의식 수준에서 아무 거리낌이 없으며 일상생활의 연장으로 오히려 선호하는 입장이다. 우리나라도 선진국과 같이 노인복지주택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

둘째, 노인을 위한 주택이나 주거시설은 대부분 노인들만이 머무르는 곳이기에 사회로부터 격리됨으로써 이 곳에서 생활하는 노인들의 정서가 위축되고 활력적인 교류가 감소하며,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았다는 고립감을 피하기 어렵다.

노인복지주택에 노인들만 거주하는 것이 노인복지 측면에서 바람직한가를 고려해 보아야 한다. 최근 국토교통부에서 행정 예고(2019. 3. 25)을 통해 고령자를 위한 복지주택에‘행복주택’등을 혼합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가 함께 거주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므로 이를 계기로 세대혼합(Age-Mix) 정책은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셋째, 노인들이 이전 거주지와 유사한 환경이나 지역사회와 가까운 곳에 입지한 노인복지주택에 입주하기를 희망하고 있으나 시설들이 수도권에 밀집되어 있거나 지역주민들과 격리된 곳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수도권에 입지하는 시설들은 고가의 비용을 유발하게 하여 입주시 부담감을 가중시키며, 지역주민들과 격리된 곳에 위치하는 시설들은 지나치게 폐쇄적이거나 고립감을 갖고 있다.

노인복지주택은 주변이 비교적 쾌적하면서도 제반시설이 완비되고 주변여건이 좋은 곳에 위치하기 위하여 도심으로부터 근거리에 위치하는 도시근교형 노인복지주택의 보급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넷째, 우리나라 노인복지주택은 민간기업이 사업주체인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노인들이 입주하기에는 일부 노인복지주택을 제외하고 입주비용이 너무 비싼 편이다. 특히, 대기업에서 설치, 운영하고 있는 노인복지주택은 호텔 수준의 최고급시설로 고가의 입주금과 고액의 운영관리비를 부담하고 있어 상류층 노인들만의 시설이라고 볼 수 있다.

노인복지주택은 저가의 입주보증금과 월 관리비로 대다수의 중산층 노인들이 입주할 수 있는 시설이 설립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유인책을 마련하여야 하며, 현재 저소득층에 제공되고 있는‘주택 바우처’제도를 노인복지주택에도 활용하여야 한다.

다섯째, 노인복지주택이 지속가능한 노인복지정책이 되려면 사업시행자에게는 경제적 이득이 되고, 노인가구는 주거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이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사업시행자는 건설부지 기준완화, 조세감면 등으로 경제적 이득을 실현한 반면, 노인가구에게는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하였다. 노인을 위한 주택 공급을 민간에게만 맡기면서 복지는 등한시되고 업체들의 돈벌이 수단으로만 이용되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노인복지주택은 이름만 주택이지「주택법」상 주택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제한을 받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인복지주택을「주택법」체계 내로 흡수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여야 하며, 노인을 위한 주택 공급에서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여섯째, 노인복지주택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정책적 지원 부족을 들 수 있다. 미국의 경우, 민간기업이 노인복지주택을 조성할 경우 정부소유의 땅을 거의 무상으로 불하해 주거나 민간업자들이 은행융자를 용이하게 받을 수 있도록 연방정부가 신용보증을 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도 정부차원에서 도시 근교에 저가의 토지 제공과 다양한 지원을 통해 사업비를 낮추어 입주노인들의 부담감을 줄여 주어야 한다. 이와 함께 건강할 때 입주하여 여가와 취미 생활 커뮤니티(Community)를 이용하고, 의료지원을 받으면서 여생을 보낼 수 있는 미국의 은퇴자 커뮤니티인 CCRC(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ies)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노인복지주택을 충분한 준비 없이 도입하여 이후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머지않아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게 되므로 이전과는 다른 노인주거정책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따라서 우리보다 먼저 이에 관한 경험을 한 선진국의 좋은 사례들을 참조하여 과감하게 이를 도입할 필요가 있으며 다소 부정적인 노인복지주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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