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이준석의 뻘짓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04-09 13:11:45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편집국장 고하승



뻘짓의 사전적 의미는 허튼 짓, 바보 같은 짓, 쓸모없는 짓으로 뻘줌한 짓의 줄임말이다.

바른미래당에서 손학규 대표체제를 뒤흔드는 하태경·이준석 최고위원의 행위가 꼭 그 모양이다.

이들은 모두 당내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사람들이다. 대다수의 언론은 이들 유승민계를 자유한국당에 복귀할 날만을 학수고대 하는 사람들 쯤으로 여기고 있다.

이들이 4.3 재보궐선거가 끝나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앞으로 최고위에 불참하겠다"며 최고위원회의 보이콧을 선언한 것 역시 한국당 복귀를 위한 몸부림으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손학규 대표가 "나를 끌어내리려는 사람들의 의도가 뭔지 다 안다"며 "자유한국당에서 나온 사람들이 당세를 모아서 거기 가서 통합한다는 건 절대 용인 못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피력한 것은 이 때문이다. 한마디로 바른미래당을 끝까지 지키겠다는 것이다.

아마도 유승민계는 지금이 한국당에 복귀할 적기로 판단하는 듯하다.

물론 한국당내에선 태극기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는 대한애국당과 통합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는가 하면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의 합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는 건 사실이다. 이른바 보수 빅텐트론이다.

보수빅텐트론은 지난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참패를 겪은 한국당 내부에서 꾸준히 거론되던 시나리오다. 즉 애국당은 물론 바른미래당 내에서 한국당 복귀를 갈망하는 유승민계까지 모두 한국당이라는 울타리에 담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6일 유튜브 방송 '신의한수'에 출연, 창원 성산 선거와 관련 "대한애국당이 얻은 0.8%가 우리에게 왔으면 이길 수 있었다. 우파는 통합해야 다음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며 애국당과의 통합필요성을 제기했다.

황교안 대표도 애국당과의 통합에 긍정적이다. 황 대표는 헌법가치에 동의하는 모든 정치세력이 함께하는 통합을 꿈꾸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그는 그렇게 하기 위해선 단계가 있다며 '단계적 통합'을 언급했다. 이는 애국당과 선 통합후 바른미래당내 유승민계 의원들과 후통합을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마도 하태경·이준석 최고위원은 이 같은 황 대표의 단계적 통합론에 상당히 고무됐을 것이다. 최고위원 보이콧은 황 대표의 이같은 발언에 대한 화답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쉽지 않다.

통합 1순위로 거론되는 애국당 조원진 대표는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를 입당시키지 않으면 보수대통합이 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4.3재보선 당시에는 유 전 대표가 창원성산에 선거 지원차 내려갔다가 애국당 당원들로부터 배신자라며 집단항의를 받고 도망가는 모습이 찍혀 유튜브에서 조롱거리로 전락한 일도 있었다.

또 당내에서도 유승민계의 복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진태 의원은 지금 껍데기만 남은 바른미래당에 계신 유승민·하태경 등 몇명을 더 받을거냐라고 반문하면서 "(우리당이) 유승민 같은 분 데려오겠다고 한다면 그나마 있는 애국우파들은 다 빠져나간다"고 지적했다.

하태경 최고위원과 이준석 최고위원도 이런 한국당내 반발 분위기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바른미래당 당권을 장악해 전리품으로 한국당에 진상하고 그 대가로 한국당에 복귀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4.3재보선 결과로 손학규 대표 체제를 흔들겠다는 건 명분이 너무 약하다.

사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창원에선 유승민 대표 체제임에도 바른미래당 창원시장 정규헌 후보의 득표율은 2.54%에 불과했다. 그에 비하면, 조직선거라는 재보선에서 바른미래당 이재환 후보의 3.57% 득표율은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명분으로, 그것도 전국적인 규모의 선거가 아니라 단 한 곳의 선거결과만을 가지고 손학규 체제를 흔드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당원들도 동의할 리 만무하다.

그래서 하태경·이준석 최고위원의 행위가 뻘짓이라는 것이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뉴스댓글 >

주요기사

+

기획/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