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제3당’ 돌풍 분다.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04-15 11: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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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뿌리 깊은 양당제 체제임에도 제3당인 국민의당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그런데 지금의 제3당인 바른미래당 내에서는 ‘손학규 퇴진’을 외치며 다시 양당제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마도 제3당 간판으로는 자신들이 금배지를 어렵다는 현실적인 판단이 작용한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 정말 양당제에서 제3의 후보는 금배지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일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미국은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제가 뿌리 깊게 박혀 있는 국가다. 이런 양당제 국가인 미국에서도 ‘제 3후보’가 돌풍을 일으키며 주목받는 경우가 있다.

1980년 대선 당시 존 앤더슨과 1992년 대선 당시 로스 페로가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 두 후보의 등장은 현직 대통령의 인기가 매우 낮았다는 점과 중도 표심의 지원을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실제 1980년 대선 당시 지미 카터 대통령의 인기는 형편없었다. 1992년 조지 부시 대통령 역시 인기가 매우 낮았다. 결과적으로 현직 대통령의 낮은 인기가 ‘제 3의 후보’들에게 길을 열어 준 셈이다.

우리나라 역시 사실상 양당체제 국가임에도 미국처럼 ‘제 3후보’가 주목받은 일이 있다.

2008년 대선 당시 여론조사에서 무려 40%대의 지지를 받았던 고건 전 총리와 2012년 당시 혜성 같이 등장한 안철수 전 대표다.

고건 전 총리 당시엔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대선경쟁자인 박근혜와 이명박의 지지율을 압도하는 대단히 높은 지지를 받았었다. 안철수 경우 역시 박근혜와 문재인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이르렀었다.

공통점은 미국에서 제3후보가 높은 지지를 받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현직 대통령의 인기가 바닥으로 떨어졌고, 중도표심을 끌어 당겼다는 점이다.

실제 고건 전 총리가 주목을 받았던 당시,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율은 20%~30%대를 오락가락할 만큼 매우 낮았고, 안철수 전 대표가 상승세를 타던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 지지율은 고작 20% 안팎을 오르내릴 정도로 처참했다.

즉 양당제 체제에서 현직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 정도까지 하락하면 유권자들은 집권당과 적대적 공생관계를 이어가는 제1야당이 아닌 제3의 세력에게 표를 몰아주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기존 패권양당에 대한 견제심리가 발동하는 탓이다.

21대 총선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물론 아직은 문 대통령 지지율이 40%대에 이르고 있는 만큼, 제3당이 주목받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대통령을 견제하기 위해 제1야당에게 힘을 실어주는 경향 탓이다. 한마디로 ‘신적폐’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구적폐’에게 일시적으로 힘을 실어준다는 뜻이다.

하지만 대통령 지지율이 그대로 유지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대통령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 유권자들은 제1야당이 아닌 새로운 대안세력을 찾게 될 것이고 그것이 제3당에 대한 지지로 나타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문재인정부 국정 지지도와 여당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한국당이 연일 우클릭하는 상황에서 제3지대의 대안 정당이 양당의 이탈표를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창당 4개월 만에 총 38석을 얻은 국민의당 돌풍이 재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내년 총선까지 경제 문제가 더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 않고, 그렇다고 정부에 실망한 이들이 한국당을 지지할 것도 아니기 때문”이라며 “정치 구조상 제3세력은 필연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도 “여당과 야당 모두에 대한 실망감이 있는 상황에서 제3세력에 대한 요구는 과거에나 지금에나 계속 있어 왔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제3정당인 바른미래당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뜻이다. 21대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러자면 손학규 대표가 국민의 뜻에 따라 당을 온전하게 지켜 내야만 한다. 양당제로 회귀하기 위해 당을 흔드는 사람들에게 손 내밀기보다 단호하게 결별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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