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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고독한 수사자 손학규
편집국장 고하승
   



수사자는 아프리카 생태계의 최고 지배자다. 그가 한번 포효하면 모든 동물은 혼비백산 사방으로 흩어져 도망가기 바쁘다. 그러나 이런 수사자도 상처를 입고 약한 모습을 보일 때에는 하이에나 무리들로 집단공격을 받게 된다.

지금 바른미래당이라는 제3지대 영역을 지켜내려는 손학규 대표의 모습이 마치 하이에나 무리에 둘러싸인 고독한 수사자를 닮았다.

당내에서는 손학규 체제를 무너뜨리고 자유한국당에 복당할 날만을 기다리는 바른정당파와 전당대회 이후 자리배정에 불만을 지닌 국민의당파 일부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심지어 이들은 민주평화당과 손을 잡아 손 대표를 퇴진시켜야 한다는 의견까지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즉 평화당이 손 대표 퇴진에 힘을 실어주는 조건으로 호남 의원들과 현재 바른미래당 소속이지만 평화당 내에서 활동 중인 비례대표 의원들의 거취를 풀어주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평화당이 상수를 들고 환영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실제 평화당 최경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바른미래당 내에서 그런 움직임이 있다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손학규 흔들기’에 바른정당파, 국민의당파 일부가 손을 잡고, 거기에 평화당까지 가세하는 형국이다. 그야말로 제3지대 영역을 지키려는 손학규 대표의 모습은 하이에나 무리에 둘러싸인 고독한 수사자를 연상케 하는 것이다.

만일 수사자가 치명상을 입었다면,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하이에나 떼를 물리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그 상처가 크지 않다면, 수사자는 단숨에 하이에나 무리를 이끄는 암컷의 목을 부러뜨리는 반격을 가할 것이다.

현재 손학규 대표가 입은 상처, 그러니까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단 한 곳에 바른미래당 후보를 내고 당 대표로서 그 후보를 전폭 지원했다가 패배한 것이 책임지고 물러나야할 만큼 중대한 잘못이라면 치명상이 될 것이고, 공당으로서 후보를 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그 후보에 대해당 대표가 최선을 다해 지원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면 그 상처는 깊지 않을 것이다.

이건 상식의 문제이다. 그러나 하이에나 무리들은 이런 상식의 문제를 정치문제로 인식하고 자신들의 잇속을 위해 수사자를 에워싸고 있다.

그런데 이들 하이에나 무리들이 한 가지 간과하고 있는 게 있다.

현재 수사자를 에워싸고 있는 하이에나 무리들은 결속되어 있는 상태가 아니다. 단지 손학규 체제를 무너뜨리면 자신들이 뭔가 먹을 게 있을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에 모인 오합지졸일 뿐이다. 바른정당파는 자유한국당 복당의 길이 열릴 것이란 기대감에 수사자를 공격하는 것이고, 국민의당파는 좋은 자리 한 자리 받을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공격에 합류했다. 그리고 평화당은 바른미래당이 무너지면 자신들이 제3지대 중심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손학규 흔들기를 은근히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손학규 흔들기’에 자신들의 정파적 이익을 기대하며 서로 손을 잡았으나, 그 가는 길이 다르다는 말이다. 따라서 무모하게 목숨을 내걸고 수사자에게 선제공격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특히 고독한 수사자에게는 그의 진정성을 믿고 응원하는 당원들이 존재하고 있다. 적어도 제3지대 정당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당원들도 상당수다. 그들은 손학규 대표 체제가 이어지든 무너지든 자신들의 이해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수정당인 제 3당의 당원이 되거나 그 정당 지지자가 된다는 것은 더불어민주당이나 자유한국당 당원이 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으로 상당한 소신을 필요로 한다.

바로 그들이 소신행동을 취하기 시작하면, 보수성향 유권자들로부터 ‘배신자’로 낙인찍힌 무리들이나, 안철수 측근을 자처하면서도 그의 뜻과는 다른 길을 가는 기회주의자들은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평화당 역시 ‘손학규 흔들기’에 나선 바른미래당 세력을 물밑에서 지원하는 일을 중단해야 할 것이다. 

모쪼록 고독한 수사자가 하이에나 무리들의 집단 공격을 뿌리치고 제3지대 영역을 지켜내기를 바란다. 그것이 유권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위대한 ‘대평원의 싸움’으로 기록될 것이기 때문이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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