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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일파의 ‘반개혁’ 몸부림...왜?
편집국장 고하승
   



자유한국당은 여당과 다른 야3당이 선거제 개편안,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에 대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추인하자 청와대를 찾아가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로비에서 철야농성에 들어가는 등 24일 ‘패스스트랙’ 저지를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그런데 한국당 보다 더 격하게 투쟁하는 세력이 있다.

바로 바른미래당 내 유승민 일파다. 웃긴다.

사실 현재의 선거제도는 유권자들의 표 가운데 절반가량을 사표로 만들어 표심이 의석에 정확하게 반영되지 않는다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이로 인해 적대적 공생관계를 이어가는 패권양당이 기득권을 유지하게 되고, 소수정당은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과 같은 거대 정당에게는 매우 유리한 제도인 반면,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소수 정당은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제도가 현재의 제도다. 따라서 이 같은 선거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는 의견은 이미 오래전부터 학계와 시민단체로부터 꾸준하게 제기돼 왔다. 

국민도 선거제 개혁을 위한 패스트트랙에 절반 이상이 찬성하고 있는 마당이다.

실제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전날 19세 이상 성인 남녀 504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한 결과에 따르면 패스트트랙 합의안에 대해 ‘잘했다’고 평가한 비율은 50.9%(매우 잘했음 26.7%, 잘한 편 24.2%)로 집계됐다.

반면 ‘잘못했다’는 부정적인 평가는 33.6%(매우 잘못했음 23.6%, 잘못한 편 10.0%)였다. 모름·무응답은 15.5%였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그런데 이번에 낡은 국민이 바라는 선거제도를 개혁할 기회가 온 것이다.

이에 맞서 자유한국당은 자신들이 현행 낡은 제도 아래에서 누려왔던 기득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선거제 개혁법안 저지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하고 있다. 그 당의 입장에서 보면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바른미래당 내 유승민 일파가 한국당의 이 같은 반개혁 움직임에 동조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선거제도가 개혁되면 바른미래당 후보들은 지금보다는 상대적으로 유리해 진다. 따라서 내년 총선에서 바른미래당 간판으로 나갈 생각이 있다면 반대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그러면 왜 반대하는 것일까?

아마도 바른미래당 간판으로 총선에 출마할 생각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각 언론은 이미 유승민 일파가 내년 총선 전에 한국당에 들어갈 것이란 분석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그들의 행보가 항상 그런 쪽으로 열려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많은 전문가들은 한국당에서 문을 열어주면 지금이라도 당장 뛰어 들어갈 사람들로 보고 있다. 그들이 한국당 행을 염두에 두고 패스트트랙을 반대하는 것이라면 쉽게 이해되는 대목이다.

언젠가는 한국당에 들어가고, 한국당 간판으로 출마하려는 계획이 있다면 당연히 제3정당인 바른미래당에 유리한 선거제도가 만들어져선 안 된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유승민 일파의 패스트트랙 반대는 한국당 입당을 위한 전주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절차가 어쩌니 하며 이런 저런 온갖 반대이유를 갖다 붙이지만, 그건 자신들의 행동을 합리화하기 위한 변명일 뿐이라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그러나 어쩌랴. 유승민 일파가 한국당에 들어가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보수결집을 강화하고 있는 한국당에서 최근 태극기 세력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들은 유승민 의원과 하태경 의원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완강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유승민 의원과 바른정당에 함께 있다가 탈당하고 한국당에 들어간 복당파 의원들의 입지도 매우 초라한 상황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던 김무성 의원이 살아남기 위해 최근 당내 복당파 의원들에게 “형집행정지 청원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하는 편지를 보냈을 정도다.

이런 상황이라면 유승민 일파가 한국당에 들어가는 건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다. 그러니 한국당 복당의 꿈을 버리고 제3지대 정당인 바른미래당을 살리는 일에 매진해 주기를 바란다. 그것이 ‘신적폐’와 ‘구적폐’의 패권세력에 염증을 느끼고,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에 표를 몰아준 유권자들의 뜻을 받드는 길 아니겠는가. 부디 그런 유권자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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