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아침햇살
한국당-유승민은 국민 앞에 사죄하라
편집국장 고하승
   



“하다못해 담벼락을 쳐다보고 욕이라도 해야 나쁜 정치가 망한다.”

이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9년 6월 25일 6‧15 공동선언 9주년 기념행사 준비위원들과 자택 부근에서 오찬을 하며 한 발언이라고 한다. 이번에 국민은 그런 모습을 보여주었다.

자유한국당 정당 해산을 호소한 청와대 국민청원에 30일 오전 현재 100만명을 돌파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물론 100만명 아니라 1000만을 돌파한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한국당이 해체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할 수도 없고, 그렇게 되어서도 안 된다. 서명에 참여한 100만 이상의 국민 역시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걸 모르고 서명에 동참한 국민은 없을 것이다.

단순히 법률적인 의미에서만 보자면 이는 불필요한 행위일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국민은 “하다못해 담벼락을 쳐다보고 욕이라도 해야 나쁜 정치가 망한다”는 김 전 대통령의 말처럼, 잘못된 정치를 자행하는 한국당을 향해 준엄하게 꾸짖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서명에 동참한 국민들은 상당히 의미 있는 저항을 하고 있는 셈이다.

김 전 대통령은 “귀찮아서 행동하지 않으면 틀림없이 질 것이고, 모든 사람이 작은 행동이라도 저항하면 반드시 이긴다”고 했다.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시키고 ‘동물국회’를 만든 한국당을 향해 욕이라도 하는 심정으로 서명에 동참한 100만명 이상의 국민이 그런 저항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사실 한국당은 이번 패스트트랙에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특히 선거제에 대해선 더욱 그렇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연비제 도입을 촉구하면 단식농성을 벌일 때,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다른 당 원내대표들과 함께 연비제 도입에 대해 합의하고 직접 자신이 서명까지 했다. 

연비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은 이미 오래전부터 학계와 시민단체에서 제기돼 왔다. 이른바 ‘승자독식’의 현행 선거제도는 절반가량을 사표로 만들고, 그로인해 민심이 의석수에 정확하게 반영되지 못한다는 심각한 문제가 있는 탓이다. 한마디로 민심이 왜곡되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같은 거대 패권양당이 기득권을 얻는 반면 소수정당은 국민의 지지를 받고도 그 지지가 의석수에 반영되지 못하는 매우 불합리한 제도라는 말이다. 따라서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특정 정당의 유·불리를 따질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도 한국당은 이후 연비제 도입에 대해선 논의자체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에 태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국민 과반이상이 연비제 도입을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달아 발표됐음에도 한국당은 막무가내였다. 

그 결과가 한국당 해체 동참 100만명 돌파로 나타난 것이다. 한마디로 국민이 국민의 뜻을 거스른 한국당을 향해 따끔하게 회초리를 내려친 것이다.

따라서 한국당은 이제라도 자신들의 행동을 국민 앞에 반성하고, 겸허하게 낮은 자세로 선거제 개편 문제에 나서야만 한다. 끝까지 국민의 뜻을 거스를 경우 100만명을 돌파한 서명이 1000만명을 넘어서는 ‘제2의 촛불시위’가 될 수도 있음을 경고한다.

특히 바른미래당 내에서 이번에 한국당과 손잡고 국민이 지지하는 패스트트랙을 저지하기 위해 ‘한국당 홍위병’ 역할을 한 사람들은 당원 앞에 무릎 꿇고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 

더욱이 국민의 뜻을 따르는 패스트트랙 찬성 의원들과 당원들을 ‘문재인 하수인’, ‘민주당 2중대’로 규정하고 조롱한 유승민 의원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해명하고 당원들 앞에서 용서를 구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그렇지 않고 ‘~했다면’이라는 가정법을 썼다는 식으로 어물쩍 넘어가려 했다가는 당원들의 더욱 거센 분노에 직면할 수도 있음이다.

하지만 유 의원이 사과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실제로 유승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막아보려 노력했지만 막지 못한 점 국민들께 송구하다"고 했다.

국민이 찬성했는데 그걸 막지 못해 국민에게 송구하다는 건 무슨 궤변인가. 한국당이 반대했기 때문에 “그걸 막지 못해 한국당에게 송구하다”고 해야 맞는 거 아닌가?

아무튼 유 의원과 그의 추종자들은 여전히 반성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그에 대한 책임을 당내에 끝까지 묻도록 하겠다"며 적반하장이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잘 수행했음에도 바른미래당 지지율이 오르지 못한다면 그건 이런 사람들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당장 윤리위에 회부해야 하는 것 아닌가.

고하승  gohs@siminilbo.co.kr

<저작권자 © 시민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고하승의 다른기사 보기
관련기사
HOT 연예
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