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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손학규...왜?
편집국장 고하승
   



바른미래당 내에서 ‘손학규 퇴진’을 요구하며, 쿠데타를 일으킨 세력들이 크게 당황하는 모양새다.

‘여의도 선비’로 통하던 온건한 이미지의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탓이다. 실제로 손 대표는 지난 3일 전.현직 원외위원장들과 함께 지도부 총사퇴 요구 결의문을 발표한 바른정당 출신의 현명철 전략홍보위원장과 임호영 법률위원장 등 정무직 당직자 13명을 해촉하는 등 냉혹한 카리스마를 거침없이 드러내고 있다.

손학규 퇴진론을 제기한 하태경 의원은 “정치학살의 날”이라고 표현했고, 유승민 의원의 복심으로 통하는 지상욱 의원은 “사당화 행위를 중단하고 떠나라”고 반발했지만 손 대표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요지부동이다.

아마 그들도 상당히 놀랐을 것이다. 그들은 당초 자신들이 쿠데타를 일으키면, 손 대표의 성품상 그냥 순순히 물러날 줄 알았던 모양이다. 

이를 두고 손 대표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사실 손 대표는 자리에 연연하거나 권력에 연연하는 사람이 아니다.

이런 일화가 있다.

손 대표는 민주당 대표를 맡던 지난 2011년 10월초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경선에서 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무소속 박원순 후보에게 패배하자, 아무도 요구하지 않았는데도 당대표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그 소식을 전해들은 당시 김진표 원내대표와 정장선 사무총장 등은 손 대표가 ‘사퇴기자회견’을 하러가지 못하도록 감금했고, 그 사이 민주당 의원들은 긴급의원총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사퇴 반대 결의’를 해 가까스로 그의 사퇴를 막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창원 성산 재보궐 선거의 패배를 이유로 당내에서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손 대표는 이를 일축하고 있다.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했을 당시 스스로 대표직을 내려놓겠다던 손 대표가 왜 지금은 당내 퇴진요구를 일축하고, 오히려 단호한 모습으로 그들을 징계하는 것일까?

선거가 다르기 때문이다.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는 비록 서울 한 곳에 치러지는 선거이지만 전국적인 선거나 마찬가지다. 반면 창원.성산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바른미래당으로서는 척박한 ‘험지’일뿐만 아니라 대표에게 책임을 물을만한 성격의 선거가 아니다.

손 대표는 제1야당의 대표직도 자신이 책임져야할 일이라면 기꺼이 내려놓겠다고 하던 사람이다. 하물며 의원 몇 명 되지도 않는 바른미래당 대표직에 연연할 사람이겠는가. 그럼에도 퇴진 요구를 일축하는 것은 퇴진을 주장하는 측의 명분이 합당하지 않은 탓이다.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손 대표에게 주어진 사명감이다.

그는 만일 자신이 유승민 의원 등 바른정당파의 사퇴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자칫 당이 자유한국당과 통합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지니고 있다.

실제 유승민 의원은 최근 “한국당이 개혁 보수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이면 오늘이라도 당장 합칠 수 있다”고 말하는 등 한국당에 노골적인 구애의 손짓을 보내고 있는 마당이다. 자신의 안위만 생각한다면 당장이라고 때려 치고 나가고 싶겠지만, 국민이 만들어준 제3당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에 강경한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민주주의’를 생명처럼 여기고 있는 그가 전당대회라는 정당한 절차를 거쳐 당원들이 선출한 당 대표를 퇴진시키고, 계파 수장인 유승민-안철수 공동지도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계파 패권주의’를 도저히 용납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실제로 쿠데타 세력은 지금 '유승민-안철수 공동체제'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당헌·당규를 정면으로 위반할 뿐 아니라 당내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계파 패권주의를 부활시키겠다는 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당헌은 '선거를 통해 지도부를 선출한다'고 명기하고 있는데, 이 모든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안철수·유승민 공동체제를 출범시키라는 주장은 구체적 대책도 없이 당을 흔들고 당권을 장악하겠다는 계파 패권주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명분도 없고, 한국당과의 통합 위험성이 있는데다가 민주적이지도 않은 요구를 손 대표가 순순히 받아들였을 거라고 생각했다면 그건 사람을 잘 못 본 것이다. 손 대표는 자리나 권력에는 연연하지 않지만, 그에게 주어진 소명을 지키기 위해서, 특히 반민주적 계파패권주의 대해선 단호하게 대응하는 정치인이라는 점을 지나치게 간과한 것 같다. 쿠데타가 성공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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