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언어품격, 왜 이 모양인가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05-08 16: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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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민생대장정에 나선 둘째 날인 8일, 한선교 사무총장의 욕설 논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난처한 모습을 보였다.

황 대표는 이날 민생대장정의 일환으로 방문한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지원센터 앞에서 한 사무총장의 욕설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물은 기자들에게 “정확한 내용을 파악해야 할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지만, 파악까지 소요될 시간에 대해서는 “글쎄요”라며 말끝을 흐렸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사건은 황 대표가 민생대장정을 시작한 날 여의도에서 발생했다. 한 사무총장은 전날 오전 10시쯤 여의도 국회 본관 사무총장실에서 회의 중 당 사무처 직원들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지상파 아침방송을 10여 년간 진행하면서 시청자에게 편안한 이미지를 쌓은 아나운서 출신 4선 의원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 믿기 어려운 욕설이 튀어나왔다고 한다.

자유한국당 사무처 노조는 전날 성명을 통해 “한 사무총장은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비정상적인 욕설을 하고 회의 참석자를 쫓아내는 등 비정상적인 행태를 저질렀다”며 “욕설을 직접 들은 당사자와 해당 회의 참석자, 사무처 당직자들에게 진심 어린 공개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 의원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에 따르면 한 사무총장은 7일 오전 10시 국회 본관 사무총장실에서 회의를 진행하던 중 “XXXX야”, “X같은 XX야”, “꺼져” 등의 욕설을 했고, 폭언 대상이 된 당직자는 사표를 내겠다며 잠적한 상황이다.

사실 한 의원의 막말 파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한 의원은 지난 2016년 10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당시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왜 웃어요? 내가 그렇게 좋아?”라고 말해 성희롱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언주 의원이 ‘막말’을 했다가 결국 바른미래당에서 ‘당원권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고 탈당한 일이 있다.

이 의원은 지난 3월 20일 한 인터넷 방송에서 경남 창원 성산 보궐선거에서 자당 후보를 지원 중인 손 대표에 대해 “창원에서 숙식하고 하는 것도 정말 찌질하다, 솔직히 말해서”라는 등 원색적인 비판했다가 일부 당원들이 윤리위에 징계 요구서를 제출했고, 결국 중징계를 받았던 것이다.

당시 바른미래당 임재훈 의원은 “바른미래당 소속 당원으로서 책무는 고사하고 당 대표를 모욕하고 후보를 폄훼하고 있다”며 ”탈당을 통해 본인의 거취를 분명히 하라“고 압박했고, 결국 이 의원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탈당해야만 했다.

지금 국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그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가 국회의원들의 ‘막말’이다.

의원들의 막말은 본인 인지도 향상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결국에는 정치 불신을 가중시킨다. 국회의원의 막말은 자신의 품위 손상만으로 끝나지 않고, 당장 정당 지지율을 깎아 먹기도 한다. 이 의원의 막말 파문으로 바른미래당 정당 지지율이 미미하나마 상승세를 탔다가 한풀 꺾였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어쩌면 한선교 의원의 막말파문으로 인해 모처럼 상승세를 타던 한국당 지지율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

이제는 정치인의 언어도 품격을 높일 때가 됐다. 그러자면 막말 의원에 대해선 어느 정당을 막론하고 과감하게 ‘중징계’를 내려야 한다. 당이 회초리를 들면, 정치인의 언어는 자연스럽게 품격이 높아지는 것이다.

오히려 막말을 하는 의원이 당에서 중책을 맡거나 개인적 인지도가 높아지는 상황을 만들면 대한민국 정치는 난장판이 될 수밖에 없다. 그걸 막아야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향상되는 것이고, 국회의원도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대상이 될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

바른미래당은 이언주 의원에 대해 따끔하게 회초리를 들었다. 자유한국당은 한선교 의원을 어떻게 처리할지 국민은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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