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 유도하는 이준석...왜?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05-09 16:3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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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뚝심’ 김관영 원내 대표가 기껏 한 달 남은 임기 양보로 ‘기호 3번’을 지켜냈다.”

김관영 원내대표가 8일 원내대표직 자진사퇴 조건으로 ‘다음 총선에서 반드시 바른미래당이라는 이름으로 총선 치르겠다는 약속하라’고 요구했고, 결국 의총에서는 이를 당론으로 채택한 것에 대한 세간의 평가다.

실제로 당론채택으로 인해 그동안 줄곧 자유한국당과 선거연대, 혹은 통합 가능성을 거론해 왔던 유승민 의원과 하태경 의원 등 바른정당계는 더 이상 그런 주장을 할 수 없게 됐다.

그런 발언을 하는 즉시 해당행위로 윤리위에 회부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앞서 유 의원은 “한국당이 개혁보수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이면 오늘 당장이라도 합칠 수 있다”며 한국당과의 통합 가능성을 활짝 열어 놓았고, 하 의원도 “한국당과 연대해야 한다”며 선거연대를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발언을 할 수가 없다. 당론에 정면으로 반대하는 해당행위이기 때문에 즉시 윤리위원회에 회부 당할 각오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김 원내대표의 자진사퇴는 손학규 체제에 대한 묵시적 동의를 이끌어 내는 효과를 얻었다.

김 원내대표는 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어제 결의한 내용이 두 가지인데, 타 당과 연대 통합 없다. 그다음에 창당 정신에 기초해서 화합, 자강, 개혁에 매진하자는 것”이라면서 “그래서 화합과 관련해서는 제가 사퇴함으로 인해서 현재 지도부 사퇴 논란을 마무리 짓자하는 그런 취지가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 대표님은 당을 꿋꿋하게 또 의연하게 이끌어나가시겠다는 의지가 확고하시다”고 강조했다.

유승민계 의원 등과 함께 전날 의총소집 서명에 동참한 권은희 정책위 의장도 “당 지도체제하고는 관련성이 없는 부분”이라며 “손학규 대표 체제는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15명의 서명 의원 중에도 상당수가 김 원내대표와 권 정책위 의장의 이 같은 발언에 공감을 표할 것이다. 그날 의총 분위기가 실제 그랬다. 적어도 국민의당 출신 중에선 대부분이 ‘손학규 퇴진론’에 대해선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바른정당 출신 중에서도 유승민계가 아닌 비유계에선 이런 목소리가 크지 않다.

그러나 문제는 한국당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유승민계다.

실제로 당의 화합과 자강을 결의한 지 불과 하루 만에 유승민 계에서는 딴소리가 나왔다.

이준석 씨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저는 내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고 앞으로도 참석할 계획이 없다"며 최고위 보이콧(거부) 방침을 분명히 했다.

물론 이 씨는 아직 금배지 한번 달아본 적도 없고, 번번이 낙선만 했던 젊은 정치인의 발언이니 그냥 무시해도 되겠지만, 그러나 어쨌든 유승민 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최고위원에 당선된 만큼 그 지위가 무시해도 될 만큼 가벼운 사람은 아니다. 그런 그가 손학규 대표의 사퇴를 주장하면 보이콧을 선언한 것이다.

김관영 원내대표의 사·보임을 문제 삼아 그를 밀어냈지만, 이들의 노림수는 결국 김 원내대표가 아니라 손 대표. 즉 당권에 있다는 검은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이제 바른미래당은 더 이상 이런 해당행위를 눈감아 주어서는 안 된다.

어쩌면 이 최고위원은 당권을 장악하지 못할 경우 이언주 의원처럼 자신을 징계해 주길 바라고 있을 지도 모른다. 당이 전날 한국당과의 선거연대나 통합의 길을 원천봉쇄하는 당론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당에 그대로 남아있다가는 영영 한국당에 들어가는 길이 막혀버리는 것 아니냐 하는 불안감이 엄습했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먼저 당을 뛰쳐나가야 하는데 마땅한 명분도 없고, 그래서 이 의원처럼 징계를 유도하는 발언을 하는 것일 수 있다. 그래야만 한국당에 복당할 기회가 주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을 가만히 놔두면, 징계가 내려질 때까지 당내에서 분란을 조장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바른미래당은 국민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 준 제3당이다. 그 당의 존재는 국민에게도 매우 유익한 일이다. 따라서 바른미래당은 해당행위를 자행한 이준석 군을 윤리위에 회부해 일벌백계하는 것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안겨줄 의무와 책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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