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의 ‘박근혜 끌어안기’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05-12 11: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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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으로 불리는 대구에서 박 전 대통령의 석방론을 제기했다.

황 대표는 주말인 11일 오후 한국당 전통텃밭인 대구에서 "'지난 대통령'은 지금 나이도 많고 병이 들어 힘든데 계속 저곳에 붙잡아 두고 있는데 김경수 경남지사는 8840여건 댓글로 선거 부정을 저질렀는데 보석으로 풀려났다"며 "풀어줄 분은 안 풀어주고 안 풀어줘야 할 사람을 풀어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정부가 지난 2년동안 '적폐 청산'을 한다 해서 전정부에서 일한사람들 다 붙잡아놓고 다 가뒀다"며 "나라를 위해 헌신한 공무원들이 적폐라는 이름으로 구속됐고 잔혹한 수사를 당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친구인 손혜원 의원에 대해서는 수사가 이뤄지고 있느냐"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이전에도 수차에 걸쳐 ‘박근혜 석방론’을 제기한 바 있다.

실제 지난 달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기간이 만료된 것과 관련해 박 전 대통령의 안위를 염려하며 그의 석방을 촉구했다.

황 대표는 4월 17일 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여성의 몸으로 오랫동안 구금 생활을 하고 계신다. 이렇게 오래 구금된 전직 대통령은 안 계시다”라며 “아프시고 여성의 몸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계신 것을 감안해 국민들의 바람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석방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 3월 7일에도 황 대표는 우회적이지만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한 바 있다.

황 대표는 당시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이) 오랫동안 구속돼 계신다. 건강이 나쁘다는 말도 있다”라며 “이렇게 구속 상태에서 재판이 계속되고 있는 문제와 관련해 국민의 의견을 고려한 조치가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만 석방론을 제기하고 있는 게 아니다.

특히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박근혜 석방청원 서명을 주도해 한국당 의원 67명 등 모두 70명의 의원들로부터 서명을 받아내기도 했다.

서명에는 김무성 의원 등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던 김무성 의원 등 이른바 복당파 의원들도 상당수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김무성 의원은 복당파 의원들에게 서명에 동참해 달라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한국당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면 탈수록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한 애정도 역시 그만큼 깊어지고 있는 셈이다.

아마도 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의 불구속 재판과 사면 필요성을 제기하는 것으로 보수층 결집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로인해 한국당이 내년 총선에서 스스로 발목 잡히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지금 한국당의 지지율 상승을 한국당에 대한 기대감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단지 문재인정부의 오만과 독선에 대한 견제심리가 발동해 일시적으로 제1야당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을 뿐이다.

사실 제1야당이 한국당이 아니라 바른미래당 등 다른 야당이었다면, 현 집권세력은 벌써 국민의 심판을 받았을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문재인정부가 잘못한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한국당의 ‘적폐세력’보다는 낫다는 생각 때문에 문재인정부와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임계점에 도달하면, 즉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20%대 수준까지 떨어져 심판받았다는 판단이 들면, 국민은 제1야당과 제3당을 놓고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다.

무조건적인 제1야당에 대한 지지를 중단하고, 어느 정당이 더 실력 있고, 적폐로부터 자유로운 정당인지 생각하게 될 것이고, ‘차악(次惡)’이 아닌 ‘차선(次善)’을 선택하게 될 것이란 뜻이다.

그런 차원에서 황교안의 ‘박근혜 끌어안기’는 득(得)보다 실(失)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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