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치우의 인물채집] 이외수! 다시 감방으로!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19-05-12 12: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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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가둔 세상을 석방 시키고 그가 홀로 갇히다!


그는 외롭다!

그러나 그 외로움이 창조적 원천이 되어 이외수는 오늘 거기 있다.

그의 외로움이 강이되고 바다가되어 마침내 이외수라는 섬을 만든다.

그러나 그 섬에는 배를타고 가지 않아도 된다. 다행이다.

강원도 화천! 감성마을 입구에는 새한마리가 그려져있는 조그만 간판이 있다.

그새의 시선을 따라가면 이외수가 살고있는 그 섬이 있다.

총을 든 병사가 서 있는 군부대 위병소롤 오른쪽으로 두고 비껴지나 봄빛이 여물어 여름빛이 들기 시작하는 계곡길을 한소금 돌아가면 그가 먹고, 자고, 그리고, 사색하고, 노동하듯 글을 쓰는 삶의 공간이 있고 그런 그의 삶을 들여다 볼 수있는 전시공간 또한 거기 있어 많은 이들이 찾는다.

그의 그림과 육필원고지 등이 전시돼 있고 그의 삶과 고통과 환희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소품들이 거기 있다.

특히 전시장 입구에 전시되어 있는 낡은 철문, 자기 스스로를 가두고 그 속에서 스스로 수인이되어 명상과 집필을 감행하기 위해 춘천교도소 납품공장에 의뢰해서 설치했던 감방 문이 특히 눈에 띈다.

무엇을 가두었던가?

이리오너라! 를 외쳐보고픈 마초의 본능?

아무리 호통쳐봐도 오히려 주눅들게 하는 돈과 절대권력, 사흘을 굶었어도 벌떡거리게하는 페로몬 품은 암내, 그는 천진한 얼굴로 히죽이 웃는다.

수수께끼의 정답을 혼자 알고있는 아이의 표정으로 ㅡ뭐지? ㅡ" 내가 이 시끄러운 세상을 가두고 살았지"

바로 이게 이외수다.

끼니 때가 되면 철문 하단부의 구멍을 통해 아내가 해 준 밥을 받아 먹으며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는 또 웃는다. 수줍은 표정으로 참 잘웃는다,

"칼의 주인공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장수하늘소'에 나왔던 사람들은 어찌 살까?"

"나는 어떻게 공중부양을 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이외로 그의 소설이나 그림보다 공중부양을 보고 싶어 하는 이가 많다.

"공중부양이요? ㅎ ㅡ그거 쉬운데 "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그의 표정을 보니 정말 국민체조처럼 쉬울 것 같은데...

허긴, 세상에서 그가 어렵다 생각하는 게 있기나 할까?

50kg이 채 못되는 왜소한 체구를 가진 그를 우습게보고 덤비던 깡패들도 그의 특기인 나무젓가락 신공(나무젓가락이 표창처럼 날아가서 벽이나 천장위에 꽂혀 파르륵 떨게 하는 독특한 무공이다. 나무젓가락이 귀밑이나 아랫도리밑을 스쳐지나 벽에 꽂혀 떨고 있는걸 보면 대개는 다리를 떨게 된다) 한방으로 무릎을 꿇리던 이외수다.

그러나 천하의 이외수도 난제가 있다. 그가 별을 따다 주기보다 휠씬 어렵게 생각하던거, 딱하나 "가족 부양" 이다.

일찌기 "가족 부양"만 성공했었다면 그는 아마도 지금쯤 전설속,인도의 요기들처럼 가부좌를 틀고 앉아 헬기처럼 공중부양을 하며 허공을 떠다녔을 지도 모른다.

'공중부양'은 ×도 아니다! '가족부양'에 비하면!' 이라는 어록을 남긴 그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지만 물감값이 없어서 친구인 시인 최돈선의 조언을 받아들여 좀더 경제적인 예술활동, 볼펜과 종이만 있으면 되는 예술활동, 비로소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후 대한민국 최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후 비로소 화가로서의 면모를 세상에 내놓으며 "공중부양"보다 약간 어려운? 그림그리기에 몰두하기도 했다.

"공중부양"으로는 절대 "가족부양"이 안된다는 걸 아는 이외수의 드물게 현명했던 선택이었다.

1000만부 가끼운 초대박 작가가 되고 나서야 비로소 세상이 궁금했던 그는 땅굴 파듯이 은밀히 접근해서 '트위터왕국의 대통령!'이 되기도 했다.

그걸 오해한 무지한 정치꾼들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게 해달라고 애걸하기도 했고 아방궁을 짓고 산다는 헛소리도 횡행했다.(그것이 아방궁이든 판자집이든 화천군청의 소유인 집에 그가 살고 있고 화천군청에서는 십년이 지난 어느 날, 방세 내라고 소송을 하다가 당연히 패소했다)

그러나 그런 시절좋은 추억만 생각할 여유가 없는 지금, 그는 '정체분명!'의 자객이 던진 '졸혼'이라는 비수에 등이 찔려 깊은 신음을 내뱉으며, 아직 싸늘한 화천의 계곡 물속에 야윈 발을 담그고 아프고 아리게, 일흔이 훌쩍넘은 나이를 병처럼 앓고 있는 중이다.

지난 가을 환했던 어느 날의 이외수가 떠오른다.

화천의 계곡을 비추는 가을햇빛이 사위어가는 오후, 이외수전시관 한가운데 야외무대에서 국내 최고수이자 당연 세계최고수 인 대금 연주자 한충은의 연주로 예고됐던 퍼포먼스 "묵향 그리고 가을"이 열리고 아티스트 이외수는 마임의 명인 유진규와 함께 환상적인 무대를 열고 있었다.

"보라고! "그의 말이 너무 짧다!

그러나 보고 나서 설명은 좀 길다.

눈으로 보면 보이지? 하지만 그건 보는게 아냐, 눈감아야 보여, 뭐래?

"눈감으면 심안이 열리거든. 그게 열려야 영안이 열리고 그러면 보는게 아니라 함께 느끼고 교감하는 거 거든 네가 나고 우리가 되는거지."

늘 이런식이다. 외로움이라는 섬주민이자 주인인 이외수는 ㅡ

사위어가는 가을햇살 위로 스물거리며 퍼져가던 대금 소리가 물고기 처럼 헤엄치며 다가오고 때때로 퍼덕인다. 그리고 대금과 소금소리가 어우러져 바다 속 조류처럼 흐르다가 마침내 심연에만 사는 눈먼 물고기의 숨소리처럼 가녀린 한숨을 토해낼 때 이외수는 찬물을 가르고 나타난 명태처럼 무대의 백월을 겸하는 대형 캔버스를 찢고 등장했다.

퍼포먼스의 중심을 끌고가던 마임의 명인 유진규의 존재감을 일거에 주저앉히고 왜소해보이던 그의 육신이 부풀어 올라 거인처럼 무대를 가득 채운다.

무대에서 내려온 이외수! 머리부터 먹물을 뒤집어쓴 이외수는 물총싸움을 끝낸 아이처럼
웃는다.

"같이 사진찍자!" 이외수는 이런 식이다. 느을ㅡ

그에게서 아티스트 백남준을 본다.

생김새도 닮지 않고 생전에 단 한번도 마주친 적도 없으며, 사고의 방향성마저 전혀 다른 그에게서 왜 백남준이 느껴질까?

아마도, 조심스럽지만 아마도 그 두사람이 같은별에서 온, 어쩌면 그별에서도 아주 가까운 곳에 살았던 사람들 일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리라.

최고의 예술혼으로 세상을 깨우고 먼저 가신 고백남준님이 어쩌면 아티스트 이외수에게
나머지 숙제를 남기고 간 것 아닐까?

소설가 이외수, 화가 이외수에게서 아티스트 백남준을 느끼는 건 우연이 아니다.

그때 아티스트 이외수의 새로남을 축하하며 친구인 마임의 전설 유진규는 천재아티스트 백남준의 초혼을 했으리라.

축복의 그 가을에, 그 가을에 세상 사람들은 드디어 석방되었다.

일찌기 세상을 가두어 버릴 커다란 감옥을 짓고. 모두를 가두어버린 천재아티스트 이외수가 비로소 그 가을에 감방문을 열어 제쳤기 때문이다.

기억하는가?

몇백만의 팔로어들과 그 수많은 대통령후보들이 손을 내밀때도 그저 면회만 허락했던 이외수를ㅡ

청량한 화천의 바람 한 켠을 베어내어 존경과 사랑의 마음을 우리에게 전해온 아티스트 이외수는 그때 그 가을을 기해 그동안 세상을 가두었던 이외수는 자신의 감방문을 열고, 세상을 석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ㅡ

그리고 2019년, 봄!

지금 이외수는 홀로 외로움의 바다에 떠있는 섬, 화천 다목리의 차디찬 물속에 발을 담그고 아린 발의 통증으로 존재를 체감하며 영원히 자신을 가두는 견고한 감방문을 걸어 잠글 준비를 끝냈다.

화천의 봄은 참으로 잔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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