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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김관영을 향한 뜨거운 박수
   
편집국장 고하승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퇴임을 하루 앞둔 14일 오전 국회에서 고별기자회견을 열고 새롭게 구성될 원내지도부에 세 가지를 당부했다.

먼저 그는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시작된 선거제도·사법기관 개혁을 반드시 완수해 달라"고 요청했다.

패스트트랙 법안은 제3당인 바른미래당의 끈질긴 요구와 결단으로 이뤄낸 것인 만큼 후임 원내지도부가 당 내외에서 정치력을 발휘해 잘 마무리 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그는 또 “제3당의 가치를 지켜 달라”고 주문했다.  
중도 개혁 세력으로서의 제3당의 판단 기준은 ‘보수’와 ‘진보’라는 낡은 이념이 아닌 ‘오로지 민생’이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특히 김 원내대표는 ‘당내 화합’을 간절히 오소했다.

그는 “원내지도부가 당내 화합을 주도해 내년 총선에서 한마음 한뜻으로 기호 3번으로 모두 출마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선거제 개편안 등 개혁을 향한 그의 간절함, 제3당을 지키려는 그의 의지, 바른미래당에 대한 그의 애당심이 절절하게 묻어나온다.

김 원내대표는 비록 사·보임 절차를 문제 삼은 당내 일부 의원들의 반발에 밀려 마지못해 원내대표직을 내려놓는 모양새가 되긴 했지만, 그가 원내대표로 남긴 업적은 실로 대단했다.

실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라는 거대 패권양당 사이에서 때로는 양당 ‘비판자’로 때로는 ‘중재자’로 막중한 역할을 잘 수행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국회의원 특수활동비 폐지는 바른미래당의 과감한 결단이 아니었으면 이루어낼 수 없었던 쾌거다. 그로 인해 바른미래당은 국민으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번 선거제 패스트트랙 역시 개혁을 향한 그의 강력한 의지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아직 끝난 것은 아니지만, 협상을 통해 연동형 비례제 도입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는 역사적으로 평가받을 만한 업적을 이루어낸 셈이다.

어쩌면 그의 업적은 고령의 나이에도 목숨을 건 단식으로 연동형비례제 도입의 물꼬를 터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필적할만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기꺼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는 그를 향해 국민은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의 세 가지 고언이 후임 원내지도부에 의해 제대로 지켜질지 의문이라는 점이 문제다.

물론 패스트트랙에 태워진 개혁 법안들이 완전한 법안은 아니다. 더 논의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선거제 법, 공수처법, 검경수사권 조정 등 패스트트랙에 태워진 모든 법안이 현행제도보다 월등히 진일보된 개혁법안 임에는 틀림없다. 따라서 이를 일부 수정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수정이 여의치 않다고 해서 패스트트랙 자체를 전면 부인하는 이른바 ‘깽판’ 놓기를 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개혁의 거대한 물결에 맞서 자유한국당과 함께 온몸으로 저항한 반개혁적인 오신환 의원이 원내대표로 당선되면, 패스트트랙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어서 걱정이다.

또 김 원내대표는 ‘진보’와 ‘보수’라는 낡은 이념의 틀에서 벗어나 ‘오로지 민생’을 중시하는 중도정당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으나, 이 역시 새누리당 출신으로 ‘보수’에 목메고 있는 오 의원이 승리할 경우 산산조각 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 ‘화합’을 강조한 김 원내대표가 손학규 대표의 퇴진론에 대해 "무조건 퇴진만 주장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지만, 오신환 의원은 바른정당계가 주장하는 “손학규 퇴진”을 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노골적으로 당내 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런 상태라면 과연 김 원내대표의 바람대로 모두가 기호 3번을 달고 내년 총선에 임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지금 여의도 정가에선 유승민 의원 일파가 쿠데타를 일으킨 것은 제3지대를 지키려는 손학규를 몰아내고, 바른미래당을 접수해 한국당과 통합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압도적이다. 오 의원이 원내대표에 당선되면, 그럴 가능성이 매우 커지는 셈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의총요구서에 서명했던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도 그런 생각에 대해선 단호하게 선을 긋고 있다는 점이다. 떠나는 김관영이 뜨거운 박수를 받는 만큼, 원내대표 경선 역시 국민의 박수를 받는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바란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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