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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원포인트 개헌’ 결단하라
편집국장 고하승
   



선거법 개정안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이후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에선 의원정수 확대를 논의하자는 주장과 함께 아예 권력구조를 바꾸는 개헌논의까지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역구를 줄일 경우 대표성이 희석되고 본회의 통과도 어려워진다. 국회의원 지역구(의석수)는 그대로 두고 의원 정수 확대를 논의해야 한다"면서 "온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만이 승자 독식의 폐해를 불식시키고 민의를 온전히 반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손 대표는 특히 "개헌 논의도 시작돼야 한다"며 "대통령 1인 정치구조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필요하다면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 논의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유성엽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도 지난 13일 원내대표로 선출되자마자 '개헌' 얘기를 꺼냈다. 

그는 "한국당을 (협상에) 끌어들여 원포인트 분권형 개헌을 이뤄내면서 완벽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가야 한다"며 "4당이 합의한 '50% 준연동형'이 아닌 '100% 연동형'으로 수정하고, 총리의 국회 선출 등 분권적 요소를 강화하는 개헌과 함께하자"고 주장했다. 

사실 이런 주장은 전혀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87년의 낡은 체제, 즉 승자독식의 제왕적 대통령제를 극복하기 위한 선거제 개정과 함께 분권형 개헌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이미 정치권은 물론 학계와 시민단체에서도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마당이다. 특히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선 더욱 그렇다.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좋은 개헌은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력을 제어하는 분권형 개헌”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지금의 대통령제는 구조적으로 전제(專制)로 흐를 위험성이 상존하고, ‘제왕적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따라서 대통령의 권력을 제어할 수 있는 분권형 개헌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생각도 같다.

안 전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4년 중임 대통령제’를 발의했을 당시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 때문에 한 명도 예외 없이 수사를 받게 되는 불행이 생긴다”며 “개인 문제가 아니라 제도의 문제이기에 폐해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청개구리처럼 반응 한다”고 질타한 바 있다.

실제로 한국의 대통령제는 '제왕적 대통령'을 구조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임기 말이나 퇴임 후에는 비참한 상황으로 내몰았다. 이승만의 하야 및 망명, 박정희의 서거(피격사망), 전두환-노태우 구속, 김영상의 차남 구속, 김대중의 3형제 구속, 노무현의 서거(투신사망), 이명박의 구속, 박근혜의 탄핵 등 제왕적 대통령은 모두가 비참한 말로를 보내야 했다. 이런 구조라면 문재인 대통령 역시 임기 말이나 퇴임 이후를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다.

더 이상 이런 악순환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제도적 장치를 통해서 대통령이 퇴임 후에 수감되는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말이다. 

분권형 개헌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제도 개혁과 연계해서 이뤄져야만 소수정당을 포함한 전 국민적 합의를 높여서 '작동 가능한 민주주의', '지속가능한 헌정체제'를 창출할 수 있다. 다행히 연동형비례제 도입을 위한 선거제 개정안이 패스트트랙에 태워진 상태다.

여야 정치권이 의지만 갖는다면, 선거제 개혁과 함께 개헌을 추진하는 건 그리 어려운 게 아니다. 선거제가 패스트트랙에 태워진 지금이 개헌논의를 시작할 적기다.

패스트트랙을 반대하는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도 개헌을 논의하면 선거법 개정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따라서 더불어민주당만 결심하면 된다.

그런데 아쉽게도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개헌논의에 대해 “저희 안에서 어떤 이야기도 없었기 때문에 제가 바로 즉답 못 드리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선을 그었다. 사실 분권형 개헌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자 민주당 내 다수의원들이 찬성하는 방향이었다.

따라서 민주당이 분권형 개헌에 대해 당론을 모으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의 결단을 기대한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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