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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적인 유승민의 당권집착
   
편집국장 고하승


모든 정치인들이 다 한번쯤은 당 대표를 하고 싶어 하겠지만, 특히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의 당권집착은 유별나다. 가히 병적이라 할만하다.

지난 지방선거 이후 물러난 유 의원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정국’을 기점으로 연일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권을 장악하기 위함이라는 게 언론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아마도 그는 당권장악을 위해 오래전부터 물밑에서 기밀한 움직임을 보였을 것이다. 

당초 유승민계는 당내 24명 의원(당원권 정지 등 제외) 중 8명뿐이었다. 나머지는 안철수 전 대표 혹은 호남을 중심으로 뭉친 국민의당계였다. 수적으로 절대적인 열세에 있었다. 하지만 작년 전당대회에서 손학규 대표를 지지했음에도 손 대표의 ‘탕평책’으로 인해 자리를 배정받지 못한 일부 안철수 계 불만세력을 포섭해 반란을 일으켰고, 결국 오신환 의원을 원내대표 경선에서 승리할 수 있게 만들었다.

실제로 국민의당 출신의 한 초선 의원은 “유 전 대표가 오신환 원내대표를 밀면서 직접 (나에게)접촉해 설득을 했다”며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고 놀라워했다. 유 의원이 어디 그 한사람만 접촉했겠는가. 아마도 자리배정에 불만을 품은 모든 안철수계 의원들을 접촉했을 것이다. 그러면 유 의원은 왜 직접 자신이 나서서 안철수계 의원들에게 오신환을 지지해달라고 읍소했을까?

아마도 오 의원이 ‘손학규 퇴진’을 공약으로 내세운 것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즉 유 의원은 손학규 대표를 몰아내고 자신이 당권을 장악하기 위해 오신환을 지지했을 것이라는 뜻이다.

사실 유승민 의원의 당권에 대한 집착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과거 새누리당에서도 당권에 눈독을 들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곧바로 탈당하고 바른정당을 창당한 이력이 있다.

실제로 그는 박근혜 탄핵 국면 당시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에 “비대위원장을 맡아 친박 의원들을 정리할 테니 당의 전권을 달라”고 황당한 요구를 했다. 그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그는 새누리당을 향해 ‘낡은 보수’라고 비판하며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했고, 결국 우여곡절 끝에 그가 그토록 꿈꿔왔던 당 대표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그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을 잃었다.

유 의원이 당 대표로 선출된 것은 2017년 '11·13 전당대회'에서다.

하지만 당시 당내 다수 의견은 전당대회를 연기하자는 것이었다.

당내 갈등이 있는 만큼 이미 경선 레이스에 돌입한 '11·13 전대'를 일단 연기하자는 것이다.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남경필도 “분열을 초래할 전당대회 연기부터 시작하자”고 호소했다. 

하지만 당 대표 유력주자였던 유승민 의원은 "전대를 늦춰선 안 된다"고 일축했다. 결국 유 의원은 전대에서 그토록 염원하던 당 대표가 되었지만, 많은 의원들이 당을 떠나 버리고 말았다.

실제 그해 5월 김성태·장제원 등 13명의 의원들이 탈당한데 이어 전대를 앞두고 또 다시 김무성·정양석 의원 등 9명이 당을 떠났다. 그렇게 해서 33명의 바른정당 의원 가운데 유승민 대표가 당선되었을 때 남은 의원은 고작 9명뿐이었다. 유 의원의 지나친 권력욕이 의원들을 질리게 만들었던 것이다.

물론 새누리당을 뛰쳐나와 바른정당을 창당했다가 다시 한국당으로 돌아간 그들의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겠지만 그들이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원인 중 하나가 유승민이다.

유 의원은 경선 기간 중 자유한국당 후보와의 후보단일화를 이루겠다고 철석같이 약속했다. 당시 경쟁자인 남경필 경기지사가 이를 문제 삼았지만, 유 의원은 그 뜻을 접지 않았었다. 그러나 정작 후보로 선출되고 나서는 돌변했다. ‘완주’ 의사를 밝히며 단일화는 없다고 선을 긋고 나선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는 경선승리를 위해 거짓말을 한 셈이다. 그리고 그것이 집단탈당의 빌미를 제공한 꼴이 되고 말았다. 

유 의원은 자신의 판단과 기준에 맞지 않는 정치인과는 아예 손을 잡지 않으려는 성향이 강하다. ‘나만 옳다’는 것으로 친박-친문패권세력의 ‘끼리끼리 정치’보다 더 나쁜 ‘유아독존(唯我獨尊) 정치’다. 특히 그런 태도는 당의 외연 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승민 의원은 바른미래당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니 이쯤에서 당을 위해 당권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는 게 어떨까 싶다. 패권양당에 실망한 국민은 제3정당의 성공을 바라고 있기에 정중하게 권하는 바이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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