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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경찰에 불법사찰 지시' 이병기 前 대통령 비서실장 등 檢 송치
  • 여영준 기자
  • 승인 2019.05.23 17:30
  • 입력 2019.05.23 17:30
  • 댓글 0
현기환 · 조윤선 등 총 6명
警 특수단, 직권남용 적용


[시민일보=여영준 기자] 박근혜 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실장, 정무수석등 청와대 인사들이 당시 정보경찰의 위법한 정보활동에 개입한 사실이 경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경찰청 특별수사단(이하 특수단)은 23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72)과 현기환(60)·조윤선(53) 전 정무수석, 박근혜 정권에서 청와대 사회안전비서관을 지낸 이철성 전 경찰청장(61) 및 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61), 치안비서관을 지낸 박화진 현 경찰청 외사국장(56)  등 6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정보경찰로 하여금 선거 관련 정보나 특정 정치 성향 인물·단체를 견제하기 위한 정보를 수집해 청와대에 보고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직무권한을 남용해 정보경찰에게 직무 범위를 벗어나는 일을 시킨 것으로 특수단은 판단했다.

특히 특수단은 정보경찰의 위법한 정보수집과 관련해 청와대의 지시가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

특수단 관계자는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문건들과 관련해서 청와대의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과 이를 뒷받침할 다른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특수단에 따르면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참여하는 참모 회의에서 사회적 이슈에 대한 안건이 상정되면 청와대 행정관들을 통해 경찰청 정보국에 이와 관련한 정보를 알아보라는 지시가 내려간 사실이 확인됐다.

위법성이 확인된 정보 문건은 약 20여건으로 해당 문건이 생산된 시기는 지난 2014∼2016년으로 전해졌다.

보고서가 다룬 주제도 지방선거와 재보선, 총선, 국고보조금, 국회법, 성완종 전 의원, 세월호특조위, 역사 교과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 진보교육감 등으로 다양했다.

역사 교과서나 세월호특조위, 진보교육감을 다룬 문건에서는 특정 인물의 동향을 파악해 보고하거나 이들에 대한 이념 편향적 정보가 생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논란이 된 국회법 개정안과 성완종 전 의원, 원세훈 전 국정원장 관련 보고서의 경우 교착 국면 해소를 위한 제언 등 경찰 직무 범위를 넘어서는 정보가 담겼다.

또 경찰은 진보 성향 단체들의 국고보조금 문제가 이슈가 되자 이들 단체에 대한 보조금 실태와 사례를 분석해서 최대한 지원금을 중단시키자는 내용을 문건으로 작성하기도 했다.

아울러 총선뿐 아니라 지방선거와 재보궐 선거 등 선거와 관련해서도 광범위한 정보수집 활동이 있었던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해 이명박 정부 당시 정보 경찰의 불법사찰 정황이 담긴 보고 문건이 영포빌딩에서 발견되자 특수단을 꾸려 수사에 나선 바 있다. 

앞서 지난해 10~11월에는 2011∼2012년 정보국 정보2과장을 맡았던 2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특수단은 수사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에서도 정보국에서 위법성이 의심되는 정보문건이 작성·배포된 것을 확인하고 전담수사팀을 추가 편성해 수사를 확대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특수단 조사를 받은 박근혜 정부 시절 관련자는 피의자 6명과 참고인 34명 등 총 40명에 달한다.

이와 별개로 검찰도 박 전 대통령 시절 경찰청 정보국이 정치인 등을 불법 사찰하거나 선거에 부당하게 개입하려 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첫 사회안전비서관으로 근무한 강신명 전 경찰청장은 국회의원 선거에 불법 개입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지난 15일 검찰에 구속됐다.

또 검찰에 따르면 경찰청 정보국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세월호 특조위에서 활동한 인사들에 대한 동향 정보 등을 담은 보고서를 지속적으로 작성해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전 비서실장과 조 전 수석은 세월호 특조위 활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한 혐의로 이미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여영준 기자  yyj@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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