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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진파 ‘출구전략’ 찾지만...
편집국장 고하승
   



4·3 보궐선거 이후 선거패배 책임론을 들먹이며 ‘손학규 퇴진’을 외치던 퇴진파들의 공세가 잇따른 악재로 한풀 꺾이는 모양새다.

실제 손학규 대표의 면전에서 퇴진요구를 하는 등 사실상 쿠데타의 깃발을 가장 먼저 치켜든 하태경 최고위원은 노인 폄하 발언 논란에 발목이 잡히면서 한껏 자세를 낮췄지만, 중징계를 면키 어려운 상황이다.

바른미래당 시니어위원회가 24일 이명문 부위원장의 명의로 윤리위원회에 징계청원서를 제출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 부 위원장은 “나이가 들면 정신 퇴락한다”고 막말을 한 하태경 최고위원을 향해 “어미 심정으로 말한다”며 “내 자식 같았으면 귀싸대기를 후려갈겨서라도 사람을 만들고 싶다”고 말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당사자다.

또한 26일 현재 SNS상에는 그의 최고위원직 사퇴를 촉구하는 집단서명운동도 전개되고 있다.
당초 200명 서명을 목표로 추진했지만 이미 그 수를 훌쩍 뛰어 넘었다고 한다.

손 대표가 정치적으로 그를 용서해 주고 싶어도 이미 사회문제가 된 상태여서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고 만 것이다.

실제로 이언주 의원이 손학규 대표를 향해 “찌질하다”는 발언을 한 것보다도 더 심하기 때문에 ‘당원권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던 이언주 의원보다도 더 무거운 ‘제명’조치를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게다가 손 대표의 인사권을 인정한 법원 결정으로 팽팽했던 힘의 균형은 당권파 쪽으로 완전히 기울고 말았다.

여론도 명분 없는 퇴진론에 대해 비판적이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손학규 대표를 막무가내 식으로 끌어들이려고 하는 시도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당 대표는 임기가 보장돼 있고 또 당원들이 똘똘 뭉쳐서 압도적인 승리를 이끌어 냈다”며 “당원들의 의사는 무시하고 손학규 퇴진을 공약한 오신환이 원내대표 됐으니까 퇴진을 밀어붙이겠다고 하는 것은 당원들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질책했다.

정인대 정치평론가 역시 “당을 흔드는 모습은 당 바깥에 있는 일반인들에게도 걱정을 안겨줄 정도”라며 “참으로 한심한 인간들의 수준 낮은 정치에 환멸을 느낀다”고 질타했다.

이에 부담을 느낀 바른정당계 퇴진파들은 지금 출구전략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원내대표 당선 이후 줄곧 손학규 퇴진을 주장했던 오신환 원내대표가 "용퇴를 거부하셨다면 당 운영이라도 민주적으로 해서 더 이상 잡음이 나지 않도록 해달라"고 읍소한 것 역시 ‘출구전략’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쿠데타의 배후로 지목되는 유승민 의원이 “자유한국당에 가지 않겠다”면서 “손학규 대표와 만나겠다”고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인 것 역시 출구전략의 일환일 것이다.

그러나 손 대표는 당초 자신의 구상이었던 ‘혁신위원회’와 ‘총선전략기획단’ 설치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바른미래당의 자강을 위해선 혁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게 손 대표의 생각이다. 그동안 바른정당계가 혁신에 대해 발목을 잡았고, 손 대표는 당의 화합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혁신을 양보해 왔지만, 이제는 화합을 명분으로 혁신을 양보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확고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당내에선 손 대표가 6월부터는 본격적으로 혁신·개혁 노선을 걸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손 대표가 당초 제안한 혁신위원회와 총선전략기획단을 조만간 출범시킬 것이란 뜻이다.

물론 바른정당계가 반대 목소리를 내기는 하겠지만, 명분도 없고, 여론의 지지도 받지 못하는 반대 목소리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바른정당계는 쿠데타에 합류한 일부 국민의당계 의원들이 힘을 보태주기 바라지만, 그것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 드러내놓고 바른정당계를 지원했다가는 당원들의 질타를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신환 원내대표가 지난 15일 취임 당시 손 대표 진퇴 등을 논의하자며 제안했던 '의원단 워크숍'은 약속과 달리 이달 내에는 열리기가 어려운 상태다. 오 원내대표가 워크숍을 '의원연찬회'라는 이름으로 추진했으나 의원들이 이런저런 사유로 불참의사를 밝혀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결과적으로 바른미래당의 쿠데타는 명분 없는 쿠데타, 오로지 당권찬탈을 위한 쿠데타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역사적 교훈을 남기고 마무리 되어 가는 것 같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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