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당파 vs. 매당파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05-29 11: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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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현재 바른미래당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당권투쟁의 본질은 무엇일까?

이현웅 바른미래당 조직위원장은 29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구당파와 매당파의 전쟁”으로 규정했다.

즉 어렵더라도 ‘제3지대 정당’의 가치를 지키려는 구당파와 당권을 찬탈해 자유한국당에 넘겨주고 그 대가로 자리를 보장받으려는 매당파 간의 싸움이 내홍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이 위원장의 이 같은 규정에 많은 당원들이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손학규 대표가 매당파의 막말 공격에도 미소를 잃지 않고 여유를 보이는 것은 바로 그런 당원들의 든든한 지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 당원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매당파는 초조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두는 수마다 악수(惡手)이고, 마치 한편의 코미디를 보는 것처럼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다. 실제로 그들은 요즘 누가 봐도 ‘짜고 치는 고스톱’이 역력한 행위로 당원들의 비웃음을 사고 있다.

바로 ‘정병국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위원회를 구성하라’는 요구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 요구를 가장 먼저 제안한 무리들은 바른정당계 오신환 원내대표로부터 분에 넘치는 자리를 받은 국민당계 의원들이다. 물론 손 대표는 이 같은 요구를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그러자 바로 그 다음날 유승민 의원에게 당권을 넘겨야 한다고 주장하는 일부 국민의당계 원외 인사들이 앵무새처럼 똑 같은 목소리를 냈다. 그리고 오늘 그 바통을 이어받아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마저 앵무새가 됐다. 그게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것을 아는 당원들이 비웃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러면 왜 매당파는 이처럼 코미디 같은 무리수를 두는 것일까?

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선(先)흡수 후(後)통합론'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황교안 대표는 28일 같은 당 정미경 최고위원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 "바른미래당과 단계적이고 점차적인 통합을 이뤄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는 바른미래당 내 유승민계를 개별적으로 선별 입당시키는 방식으로 일부 의원들을 흡수한 후에 힘이 빠진 유승민 의원으로부터 ‘완전한 항복 선언’을 받아내겠다는 의미다.

이미 그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유승민계 정운천 의원이 다음 달 중에 자유한국당에 입당하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피력한 것이 그 시발점이다. 정 의원은 이달 초 전주에서 황 대표와 우연인 듯 약속한 듯 만났고, 황 대표가 정 의원을 위해 지명직 최고위원 자리를 남겼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사실상 황 대표의 ‘선 흡수’ 작업이 시작된 셈이다. 정 의원이 한국당에 입당할 경우, 바른미래당에 남아 있는 유승민 계 의원은 고작 7명으로 이들이 크게 동요할 것은 불 보듯 빤하다. 게다가 추가 이탈자가 나올 가능성마저 배제 할 수 없는 상태다. 우선 당장 노인폄하 발언을 한 하태경 의원의 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당원들의 연대서명을 받은 징계요청서가 당에 접수된 상태다.

이언주 의원이 단순히 손 대표를 향해 ‘찌질이’라는 표현을 했다는 이유로 ‘당원권 정지 1년’이라는 중징계를 받은 것에 비추어 볼 때, 하 의원의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는 막말은 손 대표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1000만 노인을 폄하했다는 점에서 그 이상의 중징계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 의원이 그런 중징계를 받을 경우 이언주 의원처럼 탈당을 선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렇게 하나둘 빠져 나가면 바른미래당에 남아 있는 유승민 계는 완전히 힘을 잃게 될 것이고, 결국 한국당에 백기 들고 투항하는 수밖에 없다. 그 이전에 빨리 당권을 찬탈하려다보니 무리수가 따르는 것이다.

하지만 손학규가 가는 ‘구당파’의 길이 옳기 때문에 이번 ‘매당파’의 쿠데타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쿠데타가 성공하려면 먼저 당원들이 납득할만한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다. 그리고 자신들이 가는 길이 옳은 길이어야 하는데 그게 아니라 오로지 ‘자리 욕심’ 때문이라는 게 드러났다. 하태경 의원이 이성을 잃고 막말을 한 것은 아마도 그런 욕심이 지나친 탓일 게다.

하지만 그런 자세로는 결코 당원들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그러니 이제라도 매당파는 당권 욕을 버리고 정상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

자신의 정치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비열하게 한국당에 구걸하느니 차라리 장렬하게 전사하더라도 이 세상을 바꾸기 위해 제3지대에서 떳떳하게 정치혁신을 추진하는 게 ‘값진 정치’ 아니겠는가. 필자는 그런 길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는 구당파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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