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보수통합’ 자신감...왜?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06-02 12: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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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자유한국당 내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주호영 의원이 2일 ‘보수통합론’을 꺼내들었다.

주 의원은 유승민 의원 등 새누리당 탈당파가 창당한 바른정당의 마지막 원내대표로서 국민의당과 통합하기 직전까지 남아 있다가 한국당에 복당한 만큼 유 의원의 속내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 주 의원이 이날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정권을 되찾기 위해서는 보수대통합이 절체절명의 조건”이라며 “바른미래당 안철수·유승민 전 대표 등이 다 (한국당에)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히 주 의원이 안철수.유승민 의원의 이름을 ‘콕’ 집어 거론한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도 현재 바른미래당에서 쿠데타가 발생한 상황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실제로 정치권 안팎에서는 유승민 측이 일으킨 ‘손학규 퇴진 운동’에 일부 안철수 계가 가담한 것을 두고 ‘유승민-안철수의 한국당 동반 입당을 위한 쿠데타’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주 의원은 “총선 전에 빨리 통합해야한다”며 통합의 시기를 ‘총선 전’으로 못 박았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퇴진요구를 일축하고 있는 상황에서 총선 이전에 ‘안-유 연합군’ 쿠데타 세력이 당권을 찬탈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과적으로 주 의원은 안철수.유승민 전 대표에게 쿠데타가 성공하기 어려운 만큼 총선 전에 개별 입당하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이는 최근 '보수대통합' 군불을 본격적으로 지피고 나선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생각과도 정확하게 일치한다.

실제 황 대표는 지난 27일 당 공식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바른미래당과의 통합에 대해 "헌법 가치에 동의한다면 누구와도 힘을 모아야 하지만, 당이라는 '외투'가 있으면 그 외투를 입은 채 합쳐지기에는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보수통합이)당을 합치는 게 목적은 아니기 때문에 단계적이고 점차적인 통합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바른미래당이라는 '외투'를 입으면 합치기 어려운 만큼, '당대당' 통합 보다는 '개별입당' 방식으로 한국당에 들어오라는 뜻이다. 바른미래당 정운천 의원이 이달 중 개별적으로 한국당에 입당하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피력한 것은 이런 황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탓일 게다.

대체 황 대표는 왜 ‘당대당’ 통합이 아니라 ‘개별입당’에 방점을 찍은 것일까?

당대당 통합을 할 경우, 총선에서의 공천 지분 확보 등을 요구할 것이 불 보듯 빤하기 때문이다. 최소한 원외 위원장들은 아니더라도 바른정당 출신 현역 의원들과 쿠데타에 합류한 국민의당계 일부 의원들에 대해선 공천 보장을 요구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황 대표는 그걸 받아줄 생각이 전혀 없다.

한국당내 원외위원장들 중에서도 그들보다 경쟁력 있는 인재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당내 충성경쟁을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충성도’와 ‘공헌도’가 높은 사람에게 공천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즉 지분을 내주며 당대당 통합을 추진하기보다는 개별 입당으로 통합의 주도권을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유승민과 안철수를 자신의 품에 스며들게 하겠다는 게 황 대표의 ‘보수통합’ 구상인 것이다.

이에 대해 바른미래당이 발끈하고 나선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일 것이다.

실제로 노영관 상근부대변인은 "(황 대표가)단계적 통합을 언급하고 나섰다"며 "막말과 장기 국회 가출로 정치를 퇴보시키더니 이제는 다른 당을 대상으로 공작정치를 펼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당의 부패와 무능이 우리의 존재 이유다. 그것을 극복하고 청산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인데 어디에서 통합을 운운 하는가"라며 "다른 당 발목까지 붙잡아가며 살아남으려는 몸부림이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이런 수모를 자초한 것은 바른미래당 내 유승민 계와 쿠데타에 합류한 일부 안철수계 의원들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당이 화합하고 유승민계와 안철수계가 단합된 모습을 보인다면, 내년 총선에서 제3지대 정당에게 반드시 기회가 온다. 다만 사회적 파장이 큰 막말을 일으킨 하태경 의원과 이준석 최고위원에 대해선 중징계가 불가피하다. ‘화합’이라는 명복으로 그들에 대해 관대한 처분을 내릴 경우, 바른미래당은 패권양당보다도 도덕성 면에서 뒤떨어진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운 탓이다. 당의 혁신을 위해서라도 막말정치인은 반드시 퇴출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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