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를 지킨 손학규가 옳았다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06-16 12: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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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당내 유승민 의원 등 바른정당계가 일으킨 쿠데타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당을 지켜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그는 상당한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

특히 자신이 사무총장으로 중용한 오신환 의원이 배신하고 원내대표 경선 공약으로 ‘손학규 퇴진’을 들고 나왔을 때, 그의 마음이 어떠했을지는 가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실제로 그는 나이어린 하태경 의원으로부터는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는 비아냥거림을 받기도 했다.

대체 손 대표는 무엇 때문에 바른미래당을 꿋꿋하게 지키고 있는 것일까?

그는 지난 13일 오후 경기도당 당원간담회 자리에서 "제가 당을 지키겠다는 것은 제 개인적인 욕심에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믿는다. 국회 출입기자들 역시 손 대표의 이런 진정성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원내 제1야당 당수자리마저 기꺼이 내던지려 했던 그의 맑은 성정을 잘 알고 있는 까닭이다.

그러면 왜 온갖 욕설과 수모를 다 들어가면서까지 손바닥만 한 바른미래당을 지키려는 것일까?

손 대표는 "그냥 정치의 기본구조를 바꾸고 싶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즉 거대 패권양당이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하는 양당제의 기본구조를 혁파하고, 바른미래당이 당당하게 제3지대 정당으로 인정받는 다당제를 안착시키기 위해서 그런 모진소리를 들어가며 당을 지키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현재 바른미래당 지지율만 보면 희망이 없어 보인다. 정당지지율은 고작 5%~6%대 사이를 오락가락하고 있을 뿐이다. 게다가 오신환 원내대표 당선 이후 바른미래당은 국회에서 ‘키맨’으로 주도권을 쥐기는커녕 조정자의 역할조차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아예 존재감을 찾기 어려운 지경에 처했다. 과연 이런 정당을 손 대표가 그토록 깊은 마음의 상처를 입어가면서까지 지킬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그것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함이다.

지난 10일 한국일보-한국리서치 여론조사에 따르면, '내년 총선에서 보수야당에 투표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1.8%가 '공감 한다'고 응답했다.

국민 두명 중 한명 이상이 ‘보수야당 심판론’에 동의를 하고 있는 것이다.

보수야당 심판론에 공감하는 이유에 대해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며 대안 없이 비판해서"라는 응답자가 54.6%에 달했고, "민생보다 이념적 문제에만 집중해서"라는 의견도 48.4%에 달했다.

또한 '여당인 민주당에 투표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에도 39.0%가 공감한다고 답했다. 국민 10명 중 4명가량이 ‘집권세력 심판론’에 동의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여당을 심판해야 하는 이유로는 경제ㆍ민생정책을 잘 못한 점(56.1%)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여기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6~7일까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RDD 전화면접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이며 응답률은 14.4%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여론조사에 나타난 것을 보면, 결국 국민 10명 중 9명 이상이 ‘집권당’과 ‘보수야당’에 대해 심판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셈이다.

그들에게 바른미래당은 희망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즉 바른미래당은 ‘반대만을 위한 반대’를 하는 보수 야당이 아니라 대안을 제시하는 야당, 경제ㆍ민생정책을 잘 못하는 무능한 민주당이 아니라 낡은 이념보다 민생을 우선하는 중도정당으로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말이다.

손 대표가 당내 쿠데타를 극복하고 제3정당인 바른미래당을 지켜낼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주면 국민은 기꺼이 손 대표를 믿고 바른미래당에 지지를 보내게 될 것이다.

경제 실정론에 휩싸인 여권과 탄핵 프레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야권 모두 심판의 대상이다. 국민이 마음 놓고 그들을 심판할 수 있도록 하려면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대안정당이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 그게 바로 바른미래당이다. 온갖 수모를 인내하며 손학규 대표가 당을 지켜낸 이유다. 결국 손학규가 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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