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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은 유승민을 받을까?
   
편집국장 고하승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얼굴에 짙은 그늘이 드리워졌다. 고민이 가득한 탓이다.

황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친박계의 지원을 등에 업고 당 대표로 선출됐지만, 이후 그의 행보는 ‘탈친박’으로 점철되었다.

실제로 황 대표는 김세연 의원을 여의도연구소장으로 임명하는 등 ‘복당파’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바른미래당 내 유승민 의원 등 옛 바른정당계 의원들에게는 ‘외투를 벗고 오라’며 사실상 개별복당 허용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장외투쟁으로 ‘집토끼’를 잡았다고 판단한 황 대표가 ‘산토끼’를 잡기 위해 유승민 의원 일파에게 문호를 개방한 것이다.

그런데 이게 화근이었다.

한국당 내에선 유승민 의원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당내 태극기 세력을 대변하는 김진태 의원의 반발이 심하다.

김 의원은 최근 "유승민 의원은 진정한 보수우파가 아니기 때문에 통합 대상 자체가 안된다. 오히려 우파가 통합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그는 전당대회 당시에도 "보수통합을 쉽게 얘기하면 지금 껍데기만 남은 바른미래당에 계신 유승민·하태경 등 몇 명을 더 받을 거냐, 태극기 세력을 껴안을 거냐 선택하는 문제"라며 "모두를 안을 수는 없다. (우리당이) 유승민 같은 분 데려오겠다고 한다면 그나마 있는 애국우파들은 다 빠져 나간다"고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런데도 황 대표는 유승민 일파와의 점진적인 통합을 추진했고, 결국 친박 핵심인 홍문종 의원이 탈당을 선언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산토끼’인 유승민을 잡으려다가 ‘집토끼’인 홍문종을 놓친 셈이다.

문제는 탈당행렬이 홍문종 한 사람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홍 의원은 자신이 준비 중인 신당 규모에 대해 "과거 친박연대 수준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지금 수천 명의 당원들, 전직 의원들이 탈당의사를 밝히고 있고 현직 의원들 경우엔 '좀 더 두고 보시라'고 말했다"면서 “어느 때냐가 문제이지 최소 50명 정도는 한국당에서 합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도 추가탈당이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대구·경북 의원들이 고민하게 될 상황들이 곧 다가올 것"이라며 “홍문종 의원과 함께 하는 신보수당(신공화당)에 35명 정도의 한국당 의원들이 동참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현재 5명 정도는 얘기가 다 됐다"며 “추석 전에 7명 정도 의원이 구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도 제3자의 입장에서 홍문종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 규모와 관련해 “최소한 20석, 원내 교섭단체는 구성시킬 수 있는 힘은 있다"고 전망했다. 김진태 의원의 지적처럼 몇 명 되지도 않는 산토끼를 잡으려다가 집토끼를 대량으로 잃는 사태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최근 김진태 의원이 황교안 대표와 독대를 했다.

아마도 그 자리에서 김 의원은 황 대표에게 유승민 복당 허용방침을 철회하라고 압력을 가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탈당행렬이 대규모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도 했을 것이다.

그래서 황 대표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하다.

차기 대권을 위해서는 중원으로 세를 확장해야 하고, 그러자면 유승민 의원 등 옛 바른정당계 의원들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것이 도화선이 되어 추가탈당행렬이 잇따를 것이 불 보듯 빤하다.

이런 상황에서 황 대표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집토기와 산토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그는 산토끼를 포기하고, 집토끼를 온전하게 지켜내는 선택을 하게 될까?

아니면 집토끼가 대량 뛰쳐나가는 한이 있더라도 산토끼를 잡으러 갈까?

아마도 유승민 의원을 받는다는 게 생각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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