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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신환은 국회에서 심판관이 되라
   
편집국장 고하승


장진영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비서실장이 24일 국회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해 “오신환 원내대표가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양당의 몽니는 더 세지고 있다”며 “양당의 속내는 이런 걸 것”이라고 전했다.

장 실장이 이날 자신의 페이스 북에서 밝힌 양당의 속내라는 건 어떤 것일까?

더불어민주당은 국회공전이 길어지면 한국당 책임론이 들끓을 테니 자신들이 불리할건 없다는 생각이고, 자유한국당은 추경 늦어지고 경제 더 망가지면 민주당이 더 손해이니 자신들은 급할 것 없다는 생각이 양당의 속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장 실장은 “양당모두 국민이고 경제고 뭐고 내년 총선에서 배지 다는 게 우선이다.
우리는 놀아도 세비는 꼬박꼬박 나오는데 내가 알게 뭐냐”라는 게 양당의 공통의 속내 일 것이라고 전했다.

아마 국회출입 기자들 대부분이 장 실장의 이런 견해에 동의를 표할 것이다.

그렇다면 결과적으로 국회 공전은 어느 당의 책임이 더 큰가?

당연히 국회에 들어오지 않는 한국당이다.

민주당은 단지 한국당이 국회에 들어오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식의 소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을 뿐 한국당이 들어오겠다는 걸 막는 건 아니다. 반면, 한국당은 이런저런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대면서 국회복귀를 거부하고 있다. 그것도 민주당이 불리하도록 대한민국 경제가 더욱 망가지기를 바라는 ‘놀부 심보’가 밑바닥에 깔려 있다는 점에서 한국당의 행태는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

오죽하면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대표 출신의 이정현 무소속 의원이 24일 한국당을 향해 작심한 듯 쓴 소리를 했겠는가.

실제로 이 의원은 이날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국회공전을 오랫동안 지켜봐 왔는데 정말 기가 막힌다”며 “지금 야당 모습에 대해 한심함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이어 “솔직히 부끄럽다”며 “이런 ‘먹고(먹고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을 지칭하는 신조어) 국회’를 언제까지 해야 할지 정말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한국당 행태가 얼마나 한심했으면, 자신이 당 대표를 지냈던 정당을 향해 “부끄럽다”고 직격탄을 날렸는지 가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그런데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내표는 한국당과 함께 민주당을 동시에 비판하는 양비론을 펼치고 있다.

마치 민주당과 한국당의 경기를 관람하는 관중처럼 행동한다. 

실제 오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검찰총장·국세청장 인사청문회와 북한 어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 붉은 수돗물 관련 등 일부 국회 상임위원회에만 선별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방침을 정한 것에 대해 “단감만 쏙 빼먹겠다는 편의적 발상이 국민의 환영을 받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을 향해서도 “6월 임시국회 소집 후 더불어민주당의 태도를 보면 국회 정상화의 의지가 의심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구구절절 잘못을 늘어놓았다. 민주당을 향한 비판의 강도가 오히려 한국당보다도 더 강한 것이다.

사실 바른미래당은 제3당이기 때문에 패권양당이 팽팽하게 맞서는 정국 상황에서 존재감을 찾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바른미래당이 정국을 풀어나가는 ‘키맨’으로서 역할을 확실하게 수행해나간다면, 패권양당도 따라올 수밖에 없다. 

그러자면 어정쩡한 양비론을 펼치기보다는 심판관이 되어 어느 한 쪽이 잘 못했을 때, 단호하게 그 잘못을 꾸짖고 견인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오신환 원내대표는 한국당의 눈치를 보며 양비론을 펼치기보다는 이번 국회정상화를 거부하는 한국당을 준엄하게 꾸짖고 질타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옳았다는 판단이다.

물론 민주당의 잘 못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혹여 집권여당이 잘 못한 점이 있다면, 양비론보다는 심판관이 되어 잘 못을 지적하고 바로잡아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제3당 원내대표의 역할이란 점을 인식해 주기 바란다.

그래야 국민이 양당제보다는 다당제가 바람직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내년 총선에서 바른미래당에 표를 몰아 줄 것 아니겠는가. 바른미래당은 원내대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희망의 당’이 될 수도 있고, ‘절망의 당’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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