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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패권양당의 ‘나눠먹기 합의’ 책임져라
편집국장 고하승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국회 원내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지난 28일 ‘국회정성상화’라는 미명 하에 이른바 ‘원 포인트’ 합의문이라는 것을 작성했다.

합의문에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활동 기한을 연장하되 두 개의 특위 위원장을 민주당과 한국당이 각각 하나씩 나눠 먹기로 하는 추악한 내용이 담겨 있다. 패권양당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손을 잡은 것이다. 

이에 따라 패스트트랙에 태운 선거법 개정안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했다.

앞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지난 연말 ‘민심 그대로’ 투표율이 의석수에 반영되는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해 목숨을 건 단식에 나섰고, 결국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지난 4월 말 준연동형비례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선거법 개혁안을 사법개혁안과 함께 패스트트랙에 태우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집권여당이 불과 두달여만에 ‘왕따’ 한국당과 다시 손을 잡으면서 사실상 패스트트랙을 무력화 시키려는 음모에 동참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런 거대 패권 양당의 폭거에 저항하지 않는 군소정당이라면 존재 이유가 없다.

1일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매달 첫 월요일에 열리는 5당 대표 오찬 간담회, 일명 초월회에서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이 국회 정치개혁특위 위원장 교체 합의에 유감을 표하며 민주당을 압박하고 나선 것은 지극히 당연한 처사라 할 것이다. 

특히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초월회 모두발언을 통해 "이번 국회가 열리면서 (3당 합의를 통해)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위원장을 민주당·한국당이 하기로 했고,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정개특위 위원장 지위를 뺏기게 됐다"면서 "정의당이 갖고 있던 위원장을 뺏는 것은 너무 박정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왕에 1·2당이 합의해서 정개특위 위원장을 심 위원장에게 뺏는다고 하면 민주당이 책임지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확실히 담보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면서 "민주당에서 정개특위 위원장을 맡고, 그것을 다시 심 위원장에게 양보하는 결단을 보여 달라“고 이해찬 민주당 대표에게 이례적인 요구를 했다. 

평화당 정동영 대표도 "정개특위·사개특위 문제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이 시대 최고의 개혁은 선거제도를 바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 역시 "위원장을 당사자나 해당 정당의 양해 없이 교체하는 것은 다수당의 횡포이고 상대 당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국회 정상화를 한다고 하면서 선거제 개혁이 불투명하게 된다면 소탐대실"이라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의 이 같은 반발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사실 3당 원내대표들 간의 ‘원포인트 합의’는 패권양당의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대단히 잘못된 합의다.

거대패권양당이 정개특위위원장과 사개특위위원장을 하나씩 나눠먹기로 했는데, 그걸 ‘가위바위보’로 정하는 게 아니라 의석수가 많은 민주당이 먼저 하나를 선택하면 한국당은 나머지 위원장을 맡게 되는 거다. 그런데 민주당내 여론은 사개특위를 선택해야 한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면 정개특위위원장은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무력화 시키려는 한국당이 맡게 된다. 어쩌면 민주당은 그걸 노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사실 연비제 도입은 촛불시위에 담긴 민심으로 민주당도 그런 민심을 거역할 수 없어 수용하기는 했지만 내심 받아들이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100% 연동형이 아닌 50% 연동형이 패스트트랙에 태워진 것은 그런 민주당의 속내가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그런데 한국당이 그마저도 백지화 시켜준다면, 민주당으로서는 ‘손 안대고 코 푸는 격’이 되는 셈이다. 그런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민주당이 사개특위 위원장이 아니라 정개특위위원장을 선택하도록 끊임없이 압력을 가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민주당은 잘못된 합의를 이끌어낸 책임이 크기 때문에 반성차원에서라도 민주당의 몫으로 정개특위원장을 선택하되 손학규 대표의 요청대로 심상정 의원에게 양보하거나 아니면, 바른미래당에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패권양당의 나눠먹기’ 합의문에 아무런 저항 없이 서명해준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그에 따른 책임을 지고 당분간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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