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햇살] ‘방귀 뀐 놈이 성 낸다’더니...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07-03 14:4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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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우리 속담에 ‘방귀 뀐 놈이 성 낸다’는 말이 있다.

자기가 잘못하고서 오히려 남에게 성낸다는 의미로 적반하장(賊反荷杖)과 같은 뜻으로 사용되는 말이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 처리과정에서 발생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국회선진화법 위반 사건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서자 한국당 의원들이 그들을 구명하기 위해 경찰에 관련자료 제출을 요구며 압박하는 모습이 꼭 그런 모양새다.

이는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나이 들면 정신이 퇴락 한다”는 망언으로 당 윤리위에 회부되자 그를 구출하기 위해 이준석 등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이 앞장서서 윤리위원장 불신임안을 제출했던 모습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점에서 비난 받아 마땅하다.

당시 하 의원의 노인폄훼 발언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분노한 당원들은 그의 징계를 요구하는 징계청원서를 윤리위원회에 접수시켰고, 그에 따라 윤리위원회가 그의 징계문제를 논의하려고 하자 이준석 등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이 윤리위원장 불신임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그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지 못하도록 압력을 놓았다. 거기엔 피의자 격인 하태경 의원의 서명도 담겨 있었다. 한마디로 재판정에 선 도둑놈이 자신을 재판하려는 판사를 바꾸라고 압력을 놓은 셈이다. 아마도 윤리위원회의에서 제대로 징계논의가 진행됐다면 그는 최소한 당원권 정지 1년 이상의 중징계가 내려졌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그와 유사한 사건이 또 발생한 것이다.

앞서 경찰이 지난 달 27일 ‘채이배 구금사건’에 가담한 10명의 한국당 의원 가운데 우선 엄용수·여상규·정갑윤·이양수 의원 등 4명에 대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이들은 당시 채 의원이 “문을 열어 달라”며 호소했지만 무려 5시간 동안이나 채 의원실을 무단으로 점거하고 그를 감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회선진화법에서는 국회 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회의장이나 그 부근에서 폭행·감금하면 징역 5년 이하나 벌금 1000만 원 이하 벌금을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직선거법상 국회의원은 500만 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의원직 상실과 함께 5년 동안 피선거권을 박탈당해 그 기간에는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따라서 제대로 수사가 진행되고, 법원판결이 확정될 경우 이들은 의원직 상실은 물론 다음 총선에 출마할 수 없는 중형이 내려질 가능성을 배제 할 수 없다.

그러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간사인 이채익 한국당 의원은 바로 그 다음날인 28일, 이들 수사에 대한 경찰청에 수사 진행 상황과 향후 계획, 패스트트랙과 관련해 제기된 고소·고발 사건의 진행 상황에 대한 자료를 제출하라고 경찰에 요구했다. 심지어 이종배 한국당 의원은 수사 계획은 물론 조사 담당자 이름과 연락처, 조사 대상자의 명단 등 세부 사항이 담긴 자료까지 추가로 요구했다.

이에 대해 경찰이 부담을 느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결과적으로 경찰수사에 대한 압력을 행사한 셈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징계대상자인 하태경 의원이 윤리위원장 불신임안에 직접 서명한 것처럼, 소환조사 대상이 될 이종배 의원이 직접 압력을 행사했다는 사실이다.

오죽하면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이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종배 의원은 채이배 의원 감금 사건을 저지른 당사자로 피고발인 신분이었다”며 “고발을 당한 당사자가 수사담당자 이름과 연락처까지 요구하며 직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쏘아붙였겠는가.

특히 정 대변인은 “동네 건달 수준만도 못하다. 범죄혐의자가 수사기관에 보고하라고 나선 셈인데 낄 데 빠질 데 구분이 이정도로 안 될 수 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더 이상 이런 정치인들이 판치는 국회가 되도록 방치해선 안 된다.

국회법을 위반하고 초유의 국회 폭력사태를 일으킨 국회의원들을 법대로 엄중히 처벌해야만 한다. 경찰은 어떤 압력이 들어오더라도 정의실현을 바라는 국민을 믿고 엄중하게 조사해 주기 바란다.

또 망발을 일삼는 하태경 의원에 대해서도 바른미래당 윤리위는 일부 최고위원들의 추악한 압력에 굴복하지 말고 깨끗한 국회를 바라는 당원의 지지를 믿고 즉각 징계논의에 착수하기를 바란다. 국회가 난지도 쓰레기 처리장도 아닌데, 자기편이라고 해서 잘못을 저지른 행위자를 감싸고 돌아서야 쓰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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