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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위가 ‘청년위 2중대’인가
편집국장 고하승
   



문재인 시대가 싫다고 해서 다시 박근혜 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

신(新)적폐 더불어민주당이나 구(舊)적폐 자유한국당이 아닌 바른미래당을 주목하는 이유다.

지금 민주당과 한국당은 각각 친문 패권세력과 친박 패권세력이 당을 장악한 상태다. 양당 패권 세력의 틈바구니에서 당내 비주류들은 점차 설 땅을 잃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9개월 앞으로 다가온 21대 국회의원 선거는 결국 친문패권 세력과 친박패권 세력이 충돌하는 선거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먼저 민주당의 경우를 살펴보자.

이미 친문 중심의 문 대통령 친정체제 강화 움직임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이해찬 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인재영입위원회가 이달 말쯤 출범한다고 한다. 친문 좌장 격인 이 대표가 직접 내년 총선에 출마할 인물을 영입하겠다는 뜻이다. 

게다가 문 대통령과 가까운 청와대·정부 인사들의 총선 출마와 차출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들의 출마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의 일환으로 ‘지역구 조정 설’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은 가장 약한 야당 현역 의원이 있는 지역을 집중 공략한다고 한다. 한마디로 친문세력의 원내진입을 위해 비교적 손쉬운 지역구에 출마시키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민주당의 외교·안보 전문가 영입 대상으로 서울 서초갑에 출마해 바른미래당 3선인 이혜훈 의원과 맞붙게 한다는 소리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부산 해운대갑에서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과 맞붙을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무주공산인 지역구에도 친문인사들의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진영 의원의 행정안전부 장관 발탁으로 비게 된 서울 용산에는 권혁기 전 청와대 춘추관장이 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밝혔고,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지역구인 서울 구로을에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에 대한 당내 출마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또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최근 종로 평창동으로 이사하면서 사실상 이 지역 출마를 공식화 했다. 이에 따라 현역 의원인 정세균 전 국회의장의 지역구가 조정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이 최근 확정한 공천룰은 ‘친문 맞춤형 공천룰’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면 한국당은 어떤가. 한 술 더 뜬다.

친박 중심의 황교안 대표 친정체제 강화 움직임이 노골화 되는 양상이다.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폐족과 다름없었던 친박계가 황 대표를 에워싸고 있다. 박근혜정부와 보수 몰락에 책임이 막중한 친박계가 개혁대상이 되기는커녕 황 대표를 앞세워 당권을 거머쥐고 다시 전면에 등장한 것이다.

실제로 현재 당내 주요 당직에도 박맹우 사무총장, 이헌승 대표 비서실장, 추경호 전략기획부총장, 민경욱 대변인 등 친박계가 포진해 있다. 특히 최근 새로 임명된 사무총장직의 경우 당 일각에서는 한때 비박계인 이진복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친박계의 반발로 없던 일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이 맡는 국회 후반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자리도 복당파 황영철 의원이 맡기로 했으나 박 전 대통령 측근 김재원 의원에게 밀려나고 말았다.

오죽하면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10일 한국당을 향해 "친박당으로 회귀하고 있다"고 비판했겠는가.

그러나 국민은 양당 패권세력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 따라서 바른미래당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최근에 구성된 혁신위원회가 그런 국민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당 혁신의 제1과제는 당원들의 목소리가 당 운영에 직접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블록체인 정당’을 만들어 당원들이 당론 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든가, 비례대표 공천에서 당원들의 의사가 반영되도록 하는 방식 등이 있다. 그런데 청년들로 구성된 혁신위의 모습을 보면 참으로 가관이다. 지도부 퇴진부터 논의하기로 하고 그걸 첫 안건으로 삼았다고 한다. 아직 정치적으로 미숙한 세대여서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할 탓만은 아닐 게다. 특위 청년들이 당권투쟁의 도구로 이용되고 있는 것은 추악한 기성정치인들의 개입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모습으로는 바른미래당이 패권양당의 대안정당으로 자리 잡을 수 없다. 혁신특위 젊은이들에게 바란다. 당권투쟁의 추악한 정치판에 뛰어 들지 마라. 젊다는 건 그런 요구를 단호하게 뿌리칠 수 있는 용기가 있다는 것 아니겠는가.

진정으로 당의 혁신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래서 바른미래당이 패권양당의 부활을 저지할 수 있는 대안정당으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하라. 그것이 그대들에게 주어진 역할이다. 쿠데타 동참을 요구하는 추악한 정치인들의 유혹을 단호하게 뿌리치기 바란다. 그렇지 않을 경우 사실상 이준석 최고위원이 이끄는 ‘청년위 2중대’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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