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법 하에서 ‘탐정업 사무소’라는 상호 가능 or 불가능?

전용혁 기자 / 기사승인 : 2019-10-01 09: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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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업’이란 용어 사용 그 자체를 금지할 근거나 이유 어디에도 없어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4조(4호, 5호)는 ‘특정인의 소재 및 연락처를 알아내거나 정보원, 탐정, 그 밖에 이와 비슷한 명칭을 사용하는 일’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탐정 호칭 사용과 탐정업을 금지한 신용정보법 관련 조항에 대해 위헌 여부를 가려 달라’는 헌법소원사건 심판을 통해 ‘탐정이라는 호칭 사용과 사생활을 조사하는 행위를 금지한 신용정보법에 잘못이 없다’는 ‘합헌’을 선고하면서 ‘탐정업의 업무영역에 속하지만 금지되지 않는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 예를 들어 도난·분실 등으로 소재를 알 수 없는 물건을 찾아 주는 일 등은 현재에도 직업으로 삼을 수 있다’고 주문한 바 있다(2016헌마473,2018.6.28.선고). 신용정보법을 논함에 있어 배척되어야 할 대상은 ‘모든 탐정업무’가 아닌 ‘사생활조사 행위’와 ‘탐정이란 호칭 사용’이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경찰청도 지난 6월 ‘사생활조사와 무관한 탐정업의 창업은 물론 타인에 대한 탐정업무지도 등을 목표’로 하는 ‘탐정학술지도사’를 비롯 ‘실종자소재분석사’ 등 오랫동안 처리가 보류되어 왔던 탐정업 관련 8건의 민간자격 등록신청(탐정업무를 민간차원에서 직업화 하겠다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경유 민원)을 전격 수리한데 이어 7월5일 등록자격운영자 간담회를 통해 ‘경찰청이 등록자격을 통한 비사생활영역의 탐정업(민간조사업) 직업화 방안을 수용하게 된 것은 현행 신용정보법상 탐정업에 대한 금지의 대상은 모든 탐정업무가 아닌 사생활조사행위와 탐정 등의 호칭을 사용하는 일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시를 재확인한 것’임은 물론 ‘가벌성(可罰性) 없는 합당한 탐정업무까지 무조건 금기시 해온 관행은 시대상과 생활상으로 보아 온당치 않다고 판단한 조처‘라고 밝혔다.

이러한 법제 환경의 변화와 관련하여 많은 탐정업 창업 또는 겸업 희망자들로부터 ‘탐정’이라는 호칭을 영업 목적 또는 자신의 신분으로 자칭하는 행위는 안되는 줄 이해하고 있으나(법 제4조5호), 명함이나 현판 등에 ‘OOO 탐정업 사무소’로 표기하는 것은 괜찮은지 또는 불가능인지에 대한 여부와 그 근거를 알고 싶다는 질문이 많아 이에 대한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kpisl, 소장 김종식)의 견해를 밝혀 본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탐정업에 대한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는 신용정보법 제40조(금지조항) 4호와 5호를 위헌으로 선고해 달라’는 헌법소원사건 심판을 통해 ‘탐정업의 업무영역에 속하지만 금지되지 않는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고 주문했다. 이는 ‘탐정업에는 금지되는 탐정업과 금지되지 않는 탐정업이 존재하고 있음’을 명료하게 가름한 국내 최초의 판시다. 특히 ‘탐정업’이라는 명칭의 적시와 함께 ‘탐정업무’ 또는 ’탐정업의 업무영역’이라는 등의 용어를 통해 탐정업의 존재와 그 역할을 배척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탐정업’이라는 용어(직업명) 그 자체에 관한한 문제시 할 대상으로 삼고 있지 않음이 역력하다.

이러하듯 ‘탐정업’이라는 업명은 국세청의 ‘소득표준율 직업목록표’에도 오래전부터 직업(업종코드 749200)’으로 분류 되어 있으며, 최근 경찰청에서 등록자격관리자들에게 [‘탐정업’ 관련 민간자격 등록에 따른 이행조건’]이라는 제목하에 7가지 준수사항(등록조건)을 제시하고 있음도 ‘탐정업’이라는 용어는 ‘탐정’이라는 호칭과는 달리 법률상.영업상 금지어(禁止語)로 보지 않음을 시사(示唆)하는 좋은 예라 하겠다.(*종전에는 신용정보법이 ‘모든 탐정업’을 금지하고 있다는 해석하에 ‘탐정’이라는 호칭과 함께 ‘탐정업’이라는 명칭 사용도 일체 금기시 되어 왔음. 대판1994.8.26.94도780, 서울동부지원2001.1형사2단독 참조).

결론적으로 말해 헌법재판소의 판시와 주무부처의 행정해석 등에 따라 비사생활영역에서의 탐정업은 더 이상 ’음지의 일‘도, 관허업(官許業)도 아닌 보편적 자유업이며, ‘탐정업’이란 용어 사용 그 자체를 금지할 근거나 이유는 이제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게 됐다. 그런 ’탐정업‘을 ’탐정업‘이라 부르지 못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탐정 등’의 호칭 사용은 신용정보법에서 명시적으로 금하고 있는 바, 그 까닭(’탐정 등‘의 호칭 사용을 금하고 있는 목적)은 ‘탐정 또는 유사명칭을 수단으로 개인정보 등을 취득함으로써 발생하는 사생활의 비밀침해를 예방하기 위한 것’임을 특히 유념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현행법 하에서 ‘탐정 OOO’이라고 새긴 명함은 안되지만 ‘OOO 탐정업사무소’라는 현판(상호)은 불가능하지 않다는 얘기다.(명함의 경우 예시: ‘OOO 탐정업사무소 대표 탐정학술지도사 OOO’라는 표기는 가능하나 ‘OOO 탐정업사무소 대표 탐정 OOO’라는 표기는 안됨, 또한 ‘OOO 자료탐문업사무소 탐정학술지도사 또는 자료수집대행사 OOO’라는 표기는 가능하나 ‘OOO 자료탐문업사무소 탐정 OOO’라는 표기는 안됨)

사실 공인탐정법에 의한 공인탐정이건 음성적 사설탐정이건 ‘탐정’이라는 호칭은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엿보거나 음습한 일을 하는 사람’으로 느끼기에 충분한 어감(語感)으로 탐정물(探偵物)이 아닌 현실속 직업(인)의 명칭으로는 비호감 스럽거나 리스키(risky)한 인물로 치부(置簿)되기도 하여 그 호칭 사용을 권장한다 하여도 그리 달가운 호칭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탐정(探偵)’이란 호칭은 영어 ‘Private Investigator(PI)’를 일본에서 자신들의 풍토에 맞게 한자로 번안(飜案)한 것 아닌가! 즉 ‘탐정’이란 명칭은 지구상에서 일본만이 사용하는 일본 직업인(職業人)에 대한 호칭이라는 얘기다. 거기다 탐정이란 용어를 만든 그들마저 ‘탐정(업)은 활동 패턴에 통일성이 없는 존재’로 평가하여 ‘탐정업 업무의 적정화에 관한 법률’을 제정, 그들을 ‘적정화의 대상’으로 규율하고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탐정업’이라는 명칭 역시 한국인의 정서상 썩 내키는 직업명으로 보기는 어렵다. 중장기적으로는 그 역할과 오늘날 생활상에 걸맞는 새로운 이름으로 개칭됨이 바람직해 보인다. 예를 들어 ‘탐정업’은 특정 문제의 해결에 유용한 정보나 단서.증거 등 ‘자료(資料)’를 수집.제공하는 서비스업을 말한다는 점과 그 중추적 수단이 바로 ‘탐문(探問)’이라는 점을 감안, 탐정업의 목표와 수단을 직업명에 명료히 담은 ‘자료탐문업(資料探問業)’이나 ‘자료수집대행업(資料蒐集代行業) 등으로 그 이름을 바꾸어 보면 어떨까 연구해 볼 과제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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