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업)의 ‘성인가출인 찾기’·‘민·형사 사건 증거수집’ 불가능하지 않다

시민일보 / siminilbo@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8-17 10:2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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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활동의 위법성 여부는 사안별로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최근 탐정(업)의 직업화 진행 및 법제화 논의와 때를 같이하여 일부 언론에서는 탐정(업)의 ‘성인가출인 찾기 불가’라거나 ‘일반적으로 탐정의 업무로 여겨지는 민·형사 사건 증거수집 불법’이라는 기사를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그 출처는 어디 누구인지 확실치 않으나 탐정(업)의 ‘성인가출인 찾기’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고. ‘민·형사 사건 증거수집 활동’은 모두 변호사법 위반이라는 얘기다.

과연 그러할까? 탐정학술 등 탐정제도 연구자의 입장에서 볼 때 ‘탐정(업)의 성인가출인 찾기 불가’ 또는 ‘탐정(업)의 민·형사 사건 증거수집 활동 불법’이라는 단언적 설명이나 표현은 ‘법리에 대한 졸속한 해석이거나 하나의 판례를 일반화한 오류’라 여겨지는 바, 그러한 표현의 적절성 여부를 법리와 판례 그리고 현실을 중심으로 살펴 보고자 한다.

먼저 ‘탐정업은 성인가출인 찾기 불가’라는 표현의 부적절성을 지적하고자 한다. ‘가출인’이란 일반적으로 스스로 가정을 버리고 집을 나간 사람을 말하며, ‘성인가출인’이란 18세이상의 가출인을 말한다(경찰청 ‘실종아동 등 가출인 업무처리 규칙). 학술적으로 가출의 유형은 시위성가출, 도피성가출, 유희성가출, 추방형가출, 생존형가출. 반항성가출 등으로 대별되나 어떤 연유로 가출했건 그 소재나 생사를 확인하기 까지는 일단 범죄의 주체 내지는 객체로 전락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가정적으로나 사회적 ’먹구름‘으로 대두된지 오래다.

우리나라는 ‘사람 찾기’와 관련하여 2005년 제정된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통해 ‘실종아동 등(실종 당시 18세 미만 아동과 장애인 복지법의 장애인 중 지적장애인, 자폐성 장애인 또는 정신장애인과 치매관리법의 치매환자)’에 대해서는 누구나 추적 등 소재 파악이 가능하도록 허용하고 있으나, ‘성인(18세 이상) 가출인’에 대해서는 누구든(탐정 등 민간인은 물론 경찰도) 그들을 찾아 나설 근거가 희박함이 사실이다. 그렇다하여 성인가출인이의 소재를 파악한다하여 처벌할 법규도 사실 뚜렷하지 않다.

2020년 8월5일 이전에는 성인가출인이나 잠적자의 소재를 알아 내면 신용정보법 제40조(‘특정인의 소재나 연락처를 알아 내는 행위’ 금지)를 적용하여 처벌의 대상으로 삼았으나, 지난 2월4일 법개정으로 탐정 등 자연인에게는 이 금지조항을 적용하지 않게 됐기 때문에 탐정 등 민간의 ‘사람 찾기’에 대한 처벌 근거가 사라진 셈이다. 그러자 일부에서는 가출인이나 잠적자의 소재를 무단으로 파악하면 이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처벌된다고 말하고 있으나 이 역시 천편일률적으로 판단(의율)할 일이 아니다(탐문을 수단으로 한 ‘가출인 찾기’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고 고소했거나 입건 또는 그렇게 선고한 판례는 현재 존재하지 않음).

여기서 두가지 주목할 법리와 사례를 제시해 본다. 첫째, 성인가출인이나 잠적자의 소재를 파악하였더라도 ‘그 소재를 알리는 일’이 아닌 그들의 ‘생사(生死) 여부’만을 알리는 일은 일반적으로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통설). 그들의 권리·이익 등 법익(法益)에 직접 침해를 주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경찰청 예규(제533호) ‘실종아동 등 및 가출인 업무처리규칙’ 제16조④도 ‘가출인(18세 이상)이 거부하는 때에는 보호자에게 가출인의 소재를 알 수 있는 사항을 통보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바, 이는 가출인의 ‘생사 여부’를 알리는 일은 불가능하지 않음을 우회적으로 시사한 규정이라 하겠으며 실무상으로도 실제 그렇게 운용되고 있다. 가출인의 생사 여부를 파악하여 알리는 일은 누구나 언제든 불가능하지 않다는 얘기다.

둘째, 성인가출인의 ‘소재’를 본인의 동의 없이 보호자에게 알리는 일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법적시비를 야기할 소지가 있음은 부정할 순 없다. 실제 성인가출인 중에는 ‘나 돈 좀 벌어 자수성가 해보려고 집을 나왔는데 왜 나를 귀찮게 찾아 다니느냐’고 항의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런 경우를 감안하여 성인가출인을 발견한 경우에는 ‘가족으로부터 가출인의 생사 여부와 소재, 귀가 의사 등을 알아봐 달라는 의뢰를 받았다’는 점을 고지하고 ‘가족에게 알려도 좋은지 묻는 동의 절차(소재 정보 활용 동의 절차)’를 갖추는 일이 긴요하며, 이때 귀가 불원(歸家不願)의 명시적 의사가 있는 경우 그 가출인의 소재를 보호자에게 알리는 일은 위법성이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집나가면 개고생’이라는 말이 있듯 가출 후 위험과 곤경·궁핍 등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던 대부분의 성인가출인은 보호자 또는 가족이 자신의 소재에 대해 누군가에게 탐문을 의뢰하여 찾아 왔을 때 원망이나 반감보다는 감사와 회한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현실을 간과해선 안된다. 이는 본인이 수긍하니 실정법을 무시해도 된다는 논리가 아니다. 탐정(업)은 본래 실정법을 집행하는 관리(官吏)와 달리 무엇이 정의이고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사회상규에 더 부합하는 것인지 조리법(條理法, 사회통념)에 비추어 판단하고 행동하는 존재 아닌가. ‘조리(條理, Natur Der Sache)’야 말로 모든 법률의 원천이자 사법 선언의 토대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조리에 비추어 가출인의 소재를 파악하여 가족에게 알려 한 가정의 화평을 뒷받침 했다면 누가 그를 지탄하겠는가. 이러한 조리의 정신에 비추어 볼 때 탐정(업)은 ‘성인가출인 찾기 불가’라는 단언은 졸속스러워 보인다.

다음은 ‘탐정(업)의 민·형사 사건 증거수집 활동은 불법’이라는 표현의 부적절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점에 대한 판단은 판례를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다. 대법원 판례(2015.7.9. 선고 2014도 16204 판결)는 “용역계약을 받은 자가 계속 중이던 소송 또는 진행 중이던 수사와 관련하여 관계자들을 찾아가 진술을 녹취하고 그 녹취내용에 대한 녹취록을 작성하는 등의 사실조사와 자료수집행위를 한 것은 변호사법에서 금지한 ‘그 밖에 일반의 법률사무’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著 탐정학술요론 121페이지 참조)

이 판결은 탐정(업)에 있어서의 ‘증거수집 활동을 변호사법 위반’으로 본 유일한 판례라는 점에서 법원이 위법을 선고하게 된 취지나 전제(前提)가 무엇이였는지에 주목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즉, 이 사건 심리에서 대법원은 “용역계약을 받은 자가 ‘계속 중이던 소송’ 또는 ‘진행 중이던 수사’와 관련하여”라고 표현한 바, 이는 탐정(업)이 증거수집 행위를 한 시점에 문제가 있음을 중하게 지적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바꾸어 말하면 이미 소송이 진행 중인 사건에 탐정이 개입했다는데 ‘비난 가능성(변호사법 위반 사항)’이 있음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탐정은 ‘시민들이 변호사를 선임하려거나 소송을 준비(또는 수사를 요청하기 위한 고발이나 고소를 준비)하는 초기 단계’에서 자료수집 활동을 돕는 등 유용성을 발휘하고 있으며, 소송이나 수사가 개시되었거나 상당한 단계에 접어든 ‘계속 중인 소송’ 또는 ‘진행 중인 수사’에 제공할 증거수집 활동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 중반의 단계야 말로 변호사가 주력할 단계이지 탐정이 끼어들어 특히 해낼 일이 없는 단계이다. 실제 무슨 소송이건 관련 증거는 소송 준비 단계에 미리 확보하는 것이 상례 아닌가!

이렇듯 탐정(민간조사업)이 일반적으로 자료수집에 나서는 시점과 대법원 판례에서 위법이라 적시한 자료수집의 시점과는 크게 비교된다. 자료수집의 시기와 개입의 정도에 따라 유·무죄 또는 죄책의 경중이 완연히 달라질 수 있다. 현실과 판례가 이러할진대 ‘하나의 판례를 일반화’하여 무턱대고 ‘탐정업의 민·형사 사건 증거수집 활동 불법’이라 설명하거나 그런 의미로 과장 표현하는 것은 탐정(업)의 근간을 흔드는 무책임한 처사라 여겨진다. 여러 혼란스런 보도를 감안한 듯 ‘탐정활동의 위법 여부는 사안별로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밝힌 경찰청의 견해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향후 ‘탐정업 관리법에 의한 보편적 탐정업(신고 또는 등록제 탐정업)’이 실현되건 ‘공인탐정법에 의한 공인탐정(소수 선발제 탐정업)’이 탄생하건 어떤 형태의 탐정법이 제정되더라도 ‘탐정활동의 위법 여부는 사안별로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한다’는데 누구도 이론(異論)이 없으리라 확신한다.


*필자/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한국범죄정보학회탐정학술위원장,前경찰청치안정책평가위원,前중앙선관위정당정책토론회평가위원,한북신문논설위원,치안정보업무20년,경찰학강의10년/저서:탐정학술요론,탐정학술편람,민간조사학·탐정학,경찰학개론,정보론,경호학外/탐정제도·치안·국민안전 등 450여편의 칼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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