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업 ‘법제화 4대 과제’ 어떻게 풀어야 옳을까? 귀하의 생각은?

전용혁 기자 / dra@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9-27 10: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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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는 풀렸으나 엉거주춤한 탐정업, ‘기준 심고 활기 불어넣을 관리법’ 제정 긴요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본부장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현재 무규제 자유업 형태로 직업화가 진행되고 있는 탐정업에 대한 ‘관리주체 지정’ 및 ‘관리방식’, ‘업무의 성격과 범위’ 등을 명료히 하는 ‘법제화’를 통해 탐정업을 명실상부한 신직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두 차례에 걸쳐 밝힌 바 있다(2020.8.13, 2018.12.26).

사실 모든 직업이 법제화 되어야 한다는 법도 없고, 모든 직업을 법제화할 필요도 없다. 법제화되지 않는다하여 직업화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탐정업무의 경우 대개 ‘의뢰자의 요청과 탐정업 종사자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암암리에 이루어지는 특성상 개별법이나 사생활 등 타인의 권익을 침해할 소지가 높다는 측면에서 탐정업 부적격자의 진입 차단이나 일탈 방지를 도모할 ‘법제화’가 절실하다하겠다.

이에 필자는 30여년 간의 탐정(업) 관련 학술연구자의 입장에서, 탐정업에 대한 ‘관리주체 지정’ 및 ‘관리방식’과 그 ‘업무의 성격·범위’ 등을 초기에 제대로 설정하는 문제야말로 한국형 탐정업의 성패를 가르는 요체가 되리라 확신하면서 이를 ‘탐정업 법제화 4대 과제’라는 인식하에 나름의 문제제기와 해법을 제시함과 동시에 정·관·학·업·언·일반시민 등 각계 각층의 국민들과 함께 숙고해 보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

① 탐정업 소관청, ‘경찰청’ VS ‘법무부’ 어느 쪽이 적격일까?

경찰청과 법무부는 17대 국회부터 지금까지 서로 ‘우리가 탐정업의 소관청이 되어야 한다’는 기싸움을 이어오고 있다. 그간 11건의 ‘공인탐정’ 법안이 발의되었으나 주목 받지 못한 채 흐지부지 무산된 데에는 ‘소관청 미지정에 따른 추동력 부재’가 큰 원인이었음을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작금 경찰청(수사국)이 ‘탐정(업) 관련 일부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나 이는 경찰청 스스로가 ‘탐정업은 경찰 관련 업무’라 자임(自任)하고 잠정적으로 챙겨보고 있는 정도일 뿐 부처간 업무 조정이나 국무회의 결정에 따른 업무 분장이 아니다.

그럼 어느 부처를 탐정(업) 소관청으로 지정함이 옳을까? 경찰청은 “탐정의 주된 업무는 실종자나 가출인 찾기, 도난품이나 분실물 찾기, 인적·물적 위해요소 발견 등 법률행위가 아닌 ‘사실관계 파악’을 요체로 하고 있다”는 측면과 경찰조직은 탐정(업)의 불법·부당을 일상적으로 포착 그들을 밀착 지도·감독 할 수 있는 전국적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 탐정업을 안착시킨 선진국의 경우 대개 경찰이 탐정업을 관리하고 있다는 세계적 경험론 등을 들어 경찰이 탐정업 소관청이 되어야 ‘실효적 관리·감독’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탐정업은 사생활과 인권 등 타인의 법익을 침해 할 소지가 큰 직업’이라는 측면에서 탐정업 공인화 자체에 유보적 입장을 보이는 한편 법제화가 불가피한 경우 ‘전·현직 개인정보나 사건취급자 간 유착 차단’ 등 ‘제도운용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관할권을 법무부에 두는 것이 옳다는 입장이다. 이렇듯 두 부처의 ‘관할권’ 집착은 공인탐정법 제정 논의가 공론화되기 시작한 2005년부터 줄곧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박근혜정부 때 부터 국무조정실이 조정에 나섰으나 양측은 한치도 물러섬이 없다. 이 상태로는 문재인정부의 ‘탐정업 법제화’ 추진 역시 물건너 갈 공산이 높아 보인다. ‘탐정업 소관청’ 지정에 국무총리나 국무회의에서의 결단을 촉구한다.

여기에 ‘탐정(업) 소관청 지정’ 기준으로 네 가지를 제시해 본다. 첫째, ‘탐정업(민간조사업)’이라는 특수한 직업을 지도·감독하는 일에 필요한 다양한 학술을 이해·정합·축적하고 있는지. 둘째, 탐정(업)의 사생활(인권) 등 개별법 침해 방지 및 근절을 위해 어떤 방안을 갖고 있는지. 셋째, 탐정의 일탈을 언제 어디서건 현장에 진출해 규찰하기에 용이한 조직편제와 정보력을 갖추고 있는지. 넷째, 탐정업 유사직역(경호·경비업 등) 및 인접직역(변호사 등)과의 경계 설정 등 중장기적 탐정업 선진화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이 그것이다. 이를 평가해 보면 탐정(업)이 어느 부처의 업무로 지정됨이 적격일지 그리 어렵지 않게 답을 얻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② 탐정업 관리 방식, ‘공인제(선발제)’ VS ‘등록제(신고제)’ 어떤 형태가 옳을까?

지금 우리는 몇몇 사람을 선발하여 ‘공인탐정’이라는 명찰을 달아주는 일보다 ‘음성적 탐정의 위태성 일소’에 방점을 두는 ‘등록제(탐정업을 빠짐없이 등록하게 하고 이를 보편적으로 관리하는 체계)’가 더 긴요함을 네 가지 측면에서 말해 두고 싶다.

첫째, 인류의 역사와 함께 날로 진화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음성적 탐정’이 ‘공인제 탐정법 만든다하여 사라질리 만무하다’는 점이다. 미국, 호주 등 공인탐정제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의 경우에도 비공인탐정들의 음성적 탐정활동(탐정활동의 일반화 현상) 만연으로 공인탐정제 본래의 취지나 공인탐정의 특별함(존재감)이 날로 퇴색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일본의 경우에도 1880년대부터 2006년 까지 126여년간 탐정업을 무규제(자유업) 상태로 용인하면서 그 업태를 살펴 본 결과 ‘탐정업은 남모르게 진행되는 음습한 특성을 지니고 있어 공인(公認)할 대상이 아니라 어느 시대건 관리(적정화)해야 할 대상으로 삼는 것이 옳다’는 결론을 도출, ‘공인제 탐정법 논의’를 평가절하하고 ‘등록제(탐정업 업무 적정화에 관한 법률)’를 결단한 바 있다.

둘째, 우리가 탐정업 법제화의 일환으로 ‘공인탐정법(공인탐정)’ 제정에 함몰되면 자칫 우스갯거리가 될 수 있음을 말해 두고 싶다. 이유인 즉 ‘탐정(探偵)’이란 명칭은 영어 ‘Private Investigator(PI)’를 일본에서 자신들의 풍토에 맞게 한자로 번안하여 자국의 민간조사원(민간조사업)에 대해 붙인 호칭이다. 하지만 ‘탐정’이란 용어를 만든 그들마저 ‘탐정(업)은 활동 패턴에 통일성이 없는 존재’로 여겨 ‘탐정업 업무 적정화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탐정(업)을 ‘적정화의 대상’으로 관리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한 ‘탐정’ 호칭앞에 우리가 생뚱맞게 ‘공인(公認)’이라는 월계관까지 씌운 ‘공인탐정법’을 제정하여 대한민국의 법전에 올리려 한다면 그야말로 ‘망신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탐정들에 대한 업무 가이드라인, 교육, 징벌 규정 등 일탈 방지 장치는 공인탐정법이 아닌 탐정업 업무 관리법(탐정업 등록제 법률)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실현이 가능하다. 언젠가 탐정업을 꼭 공인제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공인탐정법’이라는 명칭부터 우리의 생활어로 바꾸는 일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공인탐정법’ 제정 추진은 당면한 일자리·일거리 만들기 정책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개별법을 침해하지 않는 탐정업은 불가능하지 않다’는 헌법재판소의 판시(2018.6) 이후 이어진 경찰청의 행정해석, 신용정보법상 탐정업 관련 금지의 해제 등에 힘입어 이미 탐정업을 전업 또는 겸업이나 부업으로 삼고 있는 종사원의 수가 8000여명에 이르고 있는데(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 이들의 생업을 무시한 채 소수 인원 선발 방식의 공인제 법률을 덜컥 제정할 경우 어떤 혼란이 야기될까?

만약 ‘공인탐정법’으로 한 해에 500여명의 탐정이 선발될 것을 가정할 경우 하루 아침에 7500여명이 일거리를 잃게 됨은 물론 그간의 투자비용을 날리게 된다. 이들이야 말로 또다시 ‘음성적 탐정의 길’로 들어 설 수 밖에 없으리라 본다. 이에 반해 ‘탐정업 업무 관리법(등록제 법률)’ 제정으로 탐정업이 보편적 직업으로 안착할 경우 3만여명의 일거리(년 3조원 규모의 시장)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와 학계는 내다보고 있다.

넷째, ‘공인탐정제(공인탐정법에 의한 공인탐정)’ 도입은 탐정업이라는 직업을 새롭게 창설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사생활 침해 우려’ 등 탐정(업) 반대론자들의 저항이 필연적으로 따르게 됨은 불보 듯 뻔한 일 아닌가! 지난 17대 국회(2005년)부터 8명의 의원이 11건의 ‘탐정(민간조사원) 공인화 법률’ 제정을 추진해 왔으나 대한변호사협회 및 변호사 출신 국회의원 등 각계로부터 ‘탐정(업)을 공인한다는 게 과연 옳은 일인가?’라는 지적과 반발이 거세게 대두 되었던 점 등을 되새겨 보기 바란다.

하지만 ‘그간의 판례와 관련법 개정 등 법제 환경의 변화로 이미 보편화된 탐정업을 더 이상 방치 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경찰청 등 정부가 ‘탐정업 공인’이 아닌 ‘탐정업 관리(탐정업 등록)’가 불가피해 졌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설득 한다면 누가 무슨 이유로 ‘탐정업 관리법’ 제정을 반대하겠는가? 탐정의 업무범위나 그들에 대한 교육, 징벌규정 등은 ‘공인탐정법’이 아닌 ‘탐정업 업무 관리법’ 제정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선거 때(2017년 5월) 공약한 ‘공인탐정제 도입’ 방안 역시 ‘반드시 공인탐정법을 제정하겠다’는 약속이라기보다 치안력 보완과 일자리 창출 등 국민편익을 위해 탐정업을 직업화·법제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히는 바,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 및 경찰청 등 정부나 탐정업 법제화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윤재옥 의원·임호선 의원·서범수 의원 등 국회는 17대 국회부터 외면 받아온 ‘공인탐정제’ 논의를 재소환 하는 일보다 이미(2018년 6월이후) ‘보편화되기 시작한 탐정업’의 직업화를 내실있게 규율하고 촉진할 ‘탐정업 업무 관리법(등록제 탐정법)’ 제정에 박차를 가하는 일이 순리이자 정도가 될 것임을 확신하며 이로써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그 본래의 취지나 목적도 충분히 대체(代替) 달성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③ 탐정업 업무의 성격, ‘사실관계파악’ VS ‘사실조사’ 어떤 표현이 적정할까?

일반적으로 ’사실조사‘는 법률에 근거한 특정인이 그 대상을 향해 ‘직접조사 또는 간접조사’를 병행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으며(세무조사·피의자조사·감찰조사·여론조사기관에 의한 여론조사 등), ‘사실관계파악’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로 주로 탐문과 관찰 등으로 특정 사안의 진상 규명에 의미있는 자료를 수집하거나 그 자료를 기초로 상황을 정리하는 것이라 하겠다(사건 목격자 탐문·가출인 생존 목격·위해요소 포착 등). 사전적(辭典的)으로 보더라도 ’조사(調査)란 어떤 일이나 사실 또는 사물의 내용 따위를 명확하게 알기 위하여 자세히 살펴보거나 찾아보는 것’이고, ‘파악(把握)이란 어떤 대상의 내용이나 본질을 확실하게 이해하여 알아 챈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얼핏 유의어로 들리지만 비슷한 말도 아니거니와 대체할 성격의 용어도 아니다.

예를 들어 형사소송법 제37조(판결,결정,명령)는 “결정 또는 명령을 함에 필요한 경우에는 ‘사실을 조사’할 수 있다. 이때 조사는 부원에게 명할 수 있고 다른 지방법원의 판사에게 촉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431조(사실조사)에서는 “재심의 청구를 받은 법원은 필요하다고 인정한 때에는 합의부원에게 재심청구의 이유에 대한 ‘사실조사’를 명하거나 다른 법원판사에게 이를 촉탁할 수 있다”고 규정해 두고 있다. 또한 주민등록법 제20조(사실조사)도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은 신고의무자가 이 법에 규정된 기간 내에 신고하지 아니한 때, 규정된 사항의 신고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 등에 그 ‘사실을 조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렇듯 ‘사실조사’의 오·남용으로부터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사실조사를 할 수 있는자’와 ‘사실조사를 할 수 있는 경우’ 등을 엄격하게 법률로 정하고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탐정업의 정의(업태)를 ‘사실관계파악’이라고 함은 소극적 업무에 그칠 소지가 있음으로 보다 적극적 서비스를 추동할 ‘사실조사’로 함이 나을 것 같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한다. 물론 일리가 있는 말이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국민을 명령·강제 할 수 없는 ‘100퍼센트 민간인 신분’인 탐정에게 ‘사실조사’를 허용하면 그들이 경찰·검사·판사와 뭐가 다를 바 있겠는가? 17대 국회부터 ‘사실조사와 사실관계파악 등을 혼합한 업무’를 골자로 하는 일명 공인탐정법, 민간조사업법 등 여러 명칭의 탐정법 제정이 추진되어 왔으나, ‘아무런 권력없이 임의적 활동을 해야하는 탐정이 어떻게 민간을 대상으로 사실관계를 조사하는 일을 그 업무로 할 수 있느냐’는 지적과 반감 대두로 철회와 폐기가 거듭되어 왔음을 상기해 보기 바란다. 탐정(업)은 학술적·법리적으로 보아 ‘사실관계를 파악’해주는 서비스업일 뿐 ‘사실조사’를 행할 권능을 갖지 못하는 업임을 거듭 강조해 둔다.

④ 탐정업 업무의 범위, ‘열거주의’ VS ‘개괄주의’ 어떤 선택이 실효적일까?

세계적으로 탐정(업)의 업무 범위를 정함에는 ‘법률로 열거한 일’만 할 수 있게 하는 열거주의(포지티브·Positive)형과 ‘하지 말라고 금지된 것 외에는 포괄적으로 허용’하는 개괄주의(네거티브·Negative)형으로 대별된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도 탐정(업)의 직업화 진행 및 법제화 논의와 때를 같이하여 ‘탐정(업)의 업무 범위’를 어떤 모델로 설정함이 옳을지에 의견이 분분하다. 이와 관련 필자는 ‘탐정업의 업무 범위를 명료하게 획정(劃定)해 두면 탐정의 일탈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견해(열거주의)의 나이브(naive)함과 그 위태성을 지적해 두고자 한다.

탐정(업)의 업무는 일반적으로 암암리에 진행되는 특성상 ‘그들이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누구도 알 수 없다’는 점에 우선 주목해야 한다. 즉, 탐정업무의 진행 과정을 추적하거나 밀착 감독하는 일은 홍길동의 행적을 쫓는 일보다 지난(至難)하다는 얘기다. 이러한 탐정업에서 ‘탐정들은 획정 되어진 이 일만 해야한다’는 열거주의 법문이 엄수되리라 보는가? 또한 입법기술상 탐정업의 업무를 수십 수백가지로 세분하여 낱낱이 획정할 수 있겠는가? 또 그들의 업무가 획정된 범주 내에서만 이루어 지고 있는지 확인 할 인력이나 방도는 있는가?

이런 점에 연유하여 탐정(업)의 업무 대상이나 범위를 획정해 두는 ‘열거주의 입법’은 ‘탐정업의 위태성 최소화’라는 본래의 취지와는 달리 그 법률이 공포되는 순간 ‘있으나 마나한 법률’로 전락될 것임이 불보듯 뻔하다는 게 탐정(업)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의 대체적 시각이다. 이러한 ‘탐정업의 특질’을 감안하여 일본·영국·프랑스 등 탐정제를 안착시킨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탐정업의 업무 범위와 관련하여 그 범주를 법률로 열거하는 방식 대신 ‘최소한 해서는 안 될 일(절대적 금지)’만을 제시하고 있는 가운데 광범한 업무 영역을 틈탄 일탈이나 문란행위가 노정되면 개별법(個別法)으로 즉각 대응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세계적 탐정 대국으로 불리는 일본의 경우 ‘탐정업 업무의 범위’를 열거하지 않고 ‘탐정업 업무의 적정화에 관한 법률 제6조(탐정업무 실시의 원칙)’를 통해 ‘탐정업은 타인의 사생활 등 권익을 침해하거나 개별법을 위반하여서는 아니된다’는 규정을 업무의 기준이자 업무의 범위로 제시하고 있다. 즉 타인의 권익을 침해하지 아니하거나 개별법에 저촉되지 않는 일은 일단 탐정업의 업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애기다. 이러한 개괄적인 업무 범위 제시는 일견 허술하게 보일 수도 있으나 실제 너무나도 명료한 업무 범위의 제시라 하겠다. ‘불법행위 하지 말고 탐정업 하라’는 애기다. 얼핏 느슨한 규정 같지만 ‘불법하면 모두 처벌하겠다’는 확고한 의지와 개별법의 엄중함을 느끼게 하는 법제(法制)이다.

미국의 경우 대개의 주(州)가 외형상 탐정업무의 범위를 명문화하는 열거주의를 취하고 있으나 그 허용 범위가 만능(萬能)에 가까우리 만큼 광범하여 사실상 개괄주의 업무 범위와 다를 바 없다는 게 미국에서 탐정업에 종사하고 있는 우리 교민들의 전언이다. 이에 연유하여 미국 탐정의 업무 범위를 일컬어 ‘열거주의를 통한 개괄주의의 실현’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함은 개괄주의의 보편화를 시사하는 대목이라 아니할 수 없다. 


*필자/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K-탐정단단장),한국범죄정보학회탐정학술위원장,前경찰청치안정책평가위원,前중앙선관위정당정책토론회평가위원,한북신문논설위원,치안정보업무20년(1999‘경감),경찰학강의10년/저서:탐정학술요론,탐정학술편람,민간조사학·탐정학,경찰학개론,정보론,경호학外/탐정제도·치안·국민안전 등 500여편의 칼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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